수능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래서 올해 11월 7일에도 예년과 다름없이 아침 7시쯤 집을 나섰습니다. 매년 보는 시험이지만 이상하게도 고3이 된 듯 긴장됩니다. 평상시 강의가 밤늦게 끝나는 관계로 이렇게 이른 시간에 나오는 것은 좀처럼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수능 시험 시작은 8시 40분이지만 입실은 오전 8시 10분까지 완료해야 합니다. 육민관고등학교 앞 공터에 주차를 하고 서둘러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학력고사 때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몇 몇 선생님들과 학부모님, 경찰 분들이 계실 뿐 조용했습니다. 학교 입구에서는 원주 소재 한방병원에서 ''총명탕''을 나누어 주었고 선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학생들이 따뜻한 녹차, 자양강장제 등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예년과는 다르게 입구 복도에는 감독 선생님들께서 준비하신 것 같은 초콜릿과 사탕 등이 마련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시험 준비령이 울리고, 1교시 미선택자로서 복도를 감독하는 감독선생님의 안내로 대기실로 이동했습니다. 1교시가 끝난 후 2교시 수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다시 원래 교실로 복귀했습니다.
수리 B형은 생각보다 난이도 높은 문제가 한 두 개 정도 있었고 대부분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대충 정답은 알겠지만, 학생들에게 설명하기에 충분한 풀이를 찾기가 쉽지 않아 한참을 고민하니 머리가 아팠습니다. 이때 미리 챙겨 놓았던 캔디 등으로 당분을 섭취하고 물도 마시니 훨씬 집중하기 편해졌습니다.
드디어 점심시간, 학생들 대부분은 조용히 각자 자리에서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20년도 더 된 고등학교 시절이 다시금 그리웠습니다. 차가운 밥을 먹는 학생들을 위해 복도에는 따뜻한 차가 마련되어 있었으며 화장실에서의 흡연을 막기 위해 점심시간 내내 선생님께서 지키고 계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언제나 화장실 옆 교실의 수험생들은 담배연기로 불만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3교시 영어 B형, 전체 45문제 중 듣기가 22문제로 상당히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독해 시간은 부족했습니다. 듣기 도중 틈틈이 독해 문제를 풀었으나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닐 듯합니다. 토익을 거의 만점 받고 IELTS 독해 8.0을 받은 제게도 이번 영어시험을 여유 있게 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문제의 난이도 보다는 다양하고 긴 지문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독해력이 고득점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미르아카데미 조형진 원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