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맛있는 이야기 - 채식 전문식당 ‘채식하우스’ 박용수 대표

"건강한 채식밥상,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지역내일 2013-11-25

먹는 이의 처지에서 만드는 음식에는 진심이 들어갑니다. 진심에는 정직과 정성이 자연스레 따라붙지요. 여기 채식인의 처지에서 채소들처럼 조용히 음식을 만드는 이가 있습니다. 주변에 온통 속도와 자극이 넘치는 세상에서, 천천히 순한 채식 요리를 만드는 ‘채식하우스’ 박용수 대표. 나무들이 온통 꽃으로 변한 날, 햇볕이 따사로이 스미는 ‘채식하우스’에서 그를 만나 보았습니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채식을 시작하며 채식요리를 하게 되다
 이른 아침 6시, 고요한 주방에서 칼을 가는 이가 있다. 수행자가 산속 암자에서 명상으로 하루를 열 듯, 그는 주방에서 칼을 가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 바로 ''채식하우스’의 박용수(51) 대표. 매일 아침 5시간 동안 홀로 그날의 요리를 준비하며 그는 자신만의 수행을 한다. “아무도 없는 주방에서 그날의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이 제겐 도를 닦는 시간이죠.” 그의 암자는 행신역 앞 건물 3층에 위치한 채식 전문식당 ‘채식 하우스’다.
 처음 요리를 할 때부터 그가 채식요리를 한 것은 아니다. 스물아홉 살에 호주로 건너 가 3년 정도 교민들과 외식업체를 운영했다. 그 후 일본에서 1년, 다시 호주에서 4년쯤 요리사로 일하며 다양한 요리를 접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뱃살을 없애고 몸짱이 되기 위해 닭가슴 살과 채소만 먹으며 열심히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문득 깨달았다. 계속 이렇게 먹으며 힘들게 운동할 수 없다는 것을. “3년 전 모든 육류와 어패류 유제품 달걀을 끊고 채식을 시작했죠. 어떤 굳은 신념 때문이 아니라,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며 괴롭지 않게 운동을 해야 건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음식’으로 채식을 선택한 이유는 동물성 지방 섭취는 사람 몸을 비만으로 이끌기 쉽고, 채소가 육류에 비해 오염이 덜 됐다는 생각에서다.
 채식요리는 처음에 자신이 먹으려고 만들었다. 밖에서는 먹을 게 없었기 때문이다. 채식을 하며 그는 실제로 몸이 가벼워지고 속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동안 닦아온 채식요리 실력을 바탕으로 화정동에 채식 전문식당을 열었다. 갈 만한 식당을 찾기 힘든 채식인들과 자신의 음식을 함께 즐기고 싶었다. 유기농 채소를 재료로 한 코스 요리를 비건(vegan 육류 생선 유제품 계란 등 모든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는 완전한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내놓았다. 하지만 한 끼 식사에 드는 재료비가 상당히 높아, 자연히 음식 값은 비싸지고 고객은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운영 방식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채식인들이 부담 없이 올 수 있으려면 우선 값을 내려야했다. 식재료로 유기농 채소를 포기했다. 대신 저농약의 신선한 채소를 직접 농수산센터에 가서 구입하기로 했다. 코스요리 외에 현미밥과 국, 콩고기 두부 나물 등 너덧 가지 반찬으로 이루어진 정식을 부담 없는 가격에 내놓았다. 일품요리와 분식 메뉴도 차렸다. “채식을 하는 분들이 아무 때나 와서 신선한 채소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혼자 요리를 준비하는 것도 채식을 하는 제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야 채식인의 입맛과 몸에 더 잘 맞는 음식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죠.” 


몸을 살리는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게 제 바람입니다
 그는 아침마다 그 날의 메뉴를 짜며 매일 다른 반찬을 준비한다. 정식에 나가는 무지개전도 부추, 당근 등 그때그때 신선한 것으로 재료를 달리한다. 리포터가 찾아간 날은 무지개전에 쓸 단감을 갈고 있었다. 된장국은 멸치 육수를 사용하지 않고 다시마와 배추, 무를 우려낸 채수에 된장을 풀어 끓인다. 깔끔한 맛을 위해 고추, 파는 미리 끓여 건져낸다. 맛보라며 한 그릇 건네 준 된장국은 담백하고 시원했다. 예전에 경복궁 근처에서 한식당을 운영하시던 어머님이 담가 보내주신 된장으로 끓인 것이란다. 당연히 화학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소금은 전남 신안에서 올라온 것을 간수를 빼고 볶아서 쓴다. 양파 오이 등 피클을 모두 직접 담그며, 요리에 들어가는 소스 역시 만들어 쓴다. 샐러드드레싱은 귤, 파인애플, 키위 등으로 매일 재료를 바꿔가며 만든다. “채식을 해서 그런지 성격이 많이 느긋해졌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이런 것들을 하나씩 만드는 게 재미있어요. 음식을 하는 사람이 즐겁게 만들어야 먹는 사람도 즐겁지 않겠어요?”라며 웃는 박용수 대표는 여유로워 보였다.
 채식하우스에서는 술도 즐길 수 있다. 안주는 육수가 아닌 채수를 사용해 콩고기를 넣어 끓인 고추장 전골과 콩고기 샐러드 등 모두 채식 요리다. “안주로 육식을 하면 알콜과 동물성 기름이 섞여 몸속에서 좋지 않은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다음 날 속도 더 안 좋지요. 그래서 채식 안주를 내놓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손님들이 제가 만든 음식을 드시고 속이 편안하면 좋겠습니다.”
 항상 건강한 밥상을 차리기 소망하는 그는 ‘100일 채식 체험’ 회원을 모집해 1일 3식 개인 맞춤형 식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락 반찬과 된장국을 예약 주문하면 포장 배달도 해준다. “건강이 안 좋아 음식을 조심해야 하는 분들이 있죠. 비만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도 있고요. 그런 분들이 편히 음식을 드실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채식 식당을 열고픈 분들께 그동안 쌓아온 채식요리 노하우를 나눠드릴 생각도 있고요. 요리사로서 제 바람은 오염된 음식이 난무하는 요즘 손님들께 한 끼만이라도 건강한 밥상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의 미소도, 그의 소망도, 그의 밥상만큼이나 건강해 보였다.


메뉴 콩고기야채정식 콩고기버거 야채라면 야채콩고기튀김 콩고기탕수육 코스요리(주말)
위치 덕양구 행신동 706-2 대흥프라자 3층
시간 오전 6시 반~밤 11시
문의 031-967-1649, 네이버 블로그 채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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