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연말이다. 하루건너 잡혀있는 것이 약속이고, 직접 음식점을 선정해야 하는 모임도 어림해서 서너 개는 넘는다. ‘맛 칼럼니스트’라는 직업 탓에, 추천한 음식점에 대해 이미 한껏 높아진 지인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도 일이다. 음식점을 선정하는 기준은 딱 두 가지다.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키는 맛깔스러운 음식, 그리고 오붓한 만남을 위한 단독룸이다. 이 두 기준을 아우르는 곳으로 우리 지역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곳이 있다. 다름 아닌 손두부 요리 전문점 ‘자연콩’이다.
100% 국산 햇콩으로 매일 새벽 직접 만든, 신토불이 두부
의왕시 계원예대에서 백운호수 쪽으로 모락산 터널을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보이는 황토집이 바로 자연콩이다. 은은한 콩내음이 먼저 반긴다. 자연콩의 두부는 우명희 사장의 친정인 상주와 문경에서 재배한 100% 국산 햇콩으로 매일 새벽마다 만든 작품이다.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는 정성 없이는 만들기 힘든 음식이다. 우 사장은 “평일에는 서너 시간, 주말에는 꼬박 다섯 시간 이상 소요된다”며 “힘들지만, 사람들의 마음속까지 든든하게 채워주는 음식을 만들고 싶어 시작했다”고 말했다. 바로 옆에 펼쳐진 넓은 텃밭은 자연콩의 채소 산지이다. 무와 배추는 물론 시금치와 알타리 김치도 직접 농사지은 것이다. 우 사장은 “직접 길러야, 달고 아삭아삭한 채소 본연의 맛이 살아있다”며 “정성을 들인 음식은 고객이 먼저 안다”고 수줍게 말했다. 직접 만든 두부와 직접 기른 채소, 소문난 맛집의 기본요소이다.
두부와 보쌈, 향긋한 굴의 향연 ‘자연굴 정식’
오늘의 메뉴는 ‘자연굴 정식’이다. 두부와 생굴, 보쌈, 비지찌개와 각종 나물 찬도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야무진 메뉴이다. 맨 처음 나오는 메뉴는 뽀얀 순두부이다. 따끈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추위에 지친 마음을 금세 녹여준다. 아무 양념을 하지 않아 아이들 밥반찬으로도 좋겠다. 텃밭에서 직접 기른 시금치를 넣은 잡채와 흑임자를 직접 갈아 만든 드레싱을 얹은 샐러드도 입맛을 돋운다. 콩으로 만든 콩고기는 달콤한 불고기 양념과 잘 어우러졌다. 바삭하게 구워낸 비지전도 하나만 먹기에는 아쉽다. 이어지는 오늘의 주인공은 보쌈 삼합이다. 통영에서 아침마다 직송 받는 생굴과 새벽마다 정성스레 만든 두부, 두툼한 돼지고기 보쌈에 침이 먼저 고인다. ‘어떤 것부터 먹을까?’ 행복한 고민 끝에 신선한 굴부터 한입 ‘쏘옥’ 넣는다. 싱싱한 굴의 향이 상큼하게 입맛을 돋운다. 쫄깃한 보쌈 고기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은 두부이다. 부드럽게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 씹지 않고도 ‘꿀꺽’ 넘어간다. 고소하면서도 진한 맛. 일반 두부와는 비교불가이다. 맛있다. 짭조름한 생굴도 잘 삶은 돼지고기도 맛나지만, 오늘 요리의 절대 갑은 두부이다. 사실 매일 새벽마다 정성을 들인 음식이니 맛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할 듯하다. 이어지는 것은 비지찌개와 된장찌개, 갖가지 나물과 채소의 한상차림이다. 구수한 비지찌개, 이내 뚝배기 바닥이 보인다. 특히 쑥갓의 향과 부드러운 두부의 조화가 인상적인 두부 쑥갓 무침과 쉽게 접하기 어려운 궁채 나물, 오가피 나물에서는 시골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진다. 자연콩에서 유독 입맛 까다로운 주부모임이 잦은 이유이다.
보쌈과 전골로 구성된 자연세트 메뉴, 모임 및 회식메뉴로도 좋아
3~4인의 소규모 모임에 추천되는 메뉴는 자연세트 메뉴이다. 푸짐한 두부 보쌈과 버섯두부 전골로 구성된 메뉴이다. 특히 매콤하면서도 속이 확 풀리는 뜨거운 전골은 회식자리에는 빼놓을 수 없는 인기메뉴이다. 녹두전이나 낙지두부김치를 추가하면 풍성한 안주메뉴로도 손색없다. 갖가지 쌈도 푸짐하다.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가장 많이 선호되는 메뉴는 자연콩 정식과 자연굴 정식, 여기에 연어말이와 왕새우 베이컨 말이, 두부 카나페가 추가된 자연애 정식(1만 7000원)은 귀한 손님 접대에도 손색이 없다. 실내에는 45석 외에 10인, 12인, 22인실 등 다양한 룸이 준비되어 있다. 미리 연락 시 100인 예약도 수용 가능하다. 자연콩 031-422-0059
주윤미 리포터 sinn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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