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폐증과 아스퍼거 증후군 같은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tic Spectrum Disorder: ASD)가 위장장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 신경발달장애연구소의 버지니아 찰데스 박사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정상 아이들에 비해 변비, 설사, 음식민감성 같은 위장장애가 많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의학적으로도 자폐증과 아스퍼거 증후군은 위와 장에 열이 많아 장기가 예민하며 노폐물이 많이 쌓이면서 순환이 잘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위의 연구 결과는 한의학적 소견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몸은 장기와 두뇌가 서로 간에 영향을 주고받게 돼 있기 때문에 장기가 호전되면 두뇌가 건강해지고, 두뇌가 건강해지면 장기 역시 도움을 받는다. 예를 들어 기분이 좋으면 입맛이 돌고 소화가 잘되지만 기분이 언짢거나 화가 나면 입맛이 떨어지거나 식욕이 과하게 높아진다. 그리고 과하게 긴장을 하면 배가 아프거나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것도 한 예이다. 이처럼 일상에서도 뇌와 장기와의 상호작용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십전대보탕이나 홍삼계열의 보약은 위장을 따뜻하게 하여 체력을 보강시키고 기운을 나게 하는 장점이 있으나, 자폐스펙트럼 아동들에게는 오히려 더운 위장을 더 덥게 할 수 있으므로 복용 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열이 차있는 아이에게 열을 더해주면 전보다 산만해지거나 감각적으로 더 과민해 질수도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에 있어서 한약은 위와 장의 특정 부위의 과도한 열을 내림으로써 장내에 뭉친 열을 해소시키고 두뇌의 흥분을 감소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아이가 차츰 차분해지고 감각적으로 과민하거나 과소한 증상들이 줄고 안정을 찾아갈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자폐스펙트럼의 치료에 있어서 큰 의미가 있다. 자폐스펙트럼의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들의 감각적인 불안정에 대한 치료가 먼저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 다른 일반적인 치료를 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뿐이다.
위장의 열이 있는 아이들 중에는 찬물을 좋아하고 그럼에도 음식 소화를 잘 시키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는 노폐물이 쌓여 방귀냄새가 독해진다. 때로는 겉으로 보이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어떠한 경우이든 맥진과 복진 그리고 임상적인 증상을 참고로 하여 위장의 열을 내려주는 한약을 쓰게 되면 보다 더 근본적으로 밑 빠진 독을 메워주는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
브레인리더한의원
설재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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