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풀어가는 수학세상 (42)

평균으로의 회귀

지역내일 2013-11-14 (수정 2013-11-21 오후 4:46:01)



국경 요새 근처에 점을 잘 치는 늙은이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노인의 말이 이유 없이 오랑캐 땅으로 들어갔다. 이웃 사람들은 그를 딱하게 여겨 위로했다. 그러나 노인은 조금도 꺼리는 기색 없이 말했다. “이 일이 어찌 복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할 수 있으리오.”
과연 몇 달이 지나자, 그 말이 오랑캐의 준마들을 이끌고 돌아왔다. 사람들은 노인을 축하했다. 하지만 노인은 다시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이 어찌 재앙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으리오.”
노인의 집에는 좋은 말들이 점점 불어났다. 헌데 노인의 아들이 말을 타다가 떨어져 그만 다리뼈를 부러뜨렸다. 절름발이가 된 아들 불쌍히 여긴 이웃들이 노인을 위로하자, 노인은 또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이 어찌 복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으리오.”
얼마 후 오랑캐가 침입해 왔다. 건장한 사람들은 나가 싸워 열에 아홉은 죽고 말았다. 그러나 노인의 아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장연 지음, 고사성어 중에서







통계학에 ‘평균으로의 회귀’라는 용어가 있다. 평균으로의 회귀는 맨 처음에 평균을 훌쩍 뛰어넘어버리면 다음에는 평균값 이하로 되돌아가 전체적으로 평균이 유지되는 현상을 일컬을 때 사용되는 용어이다.
평균으로의 회귀는 찰스 다윈의 이종 사촌인 프랜시스 골턴(Galton, F.:1822-1911)이 아들의 키와 아버지의 키의 관계에서 발견한 이론이다. 아버지의 키가 클 때 자식의 키도 크다면, 인류는 매우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으로 양분될 것이다. 그렇지만 평균으로의 회귀 때문에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고 세대를 거듭하면서 사람의 키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주사위를 이용해서 평균으로의 회귀를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주사위를 한 번 던져서 1, 2, 3, 4, 5, 6의 눈이 나올 확률은 1/6이고, 각각의 눈의 값에 그 눈이 나올 확률을 곱해서 더한 값 즉, 1/6 + 2/6 + 3/6 + 4/6 + 5/6 + 6/6 = 3.5를 기댓값이라고 부른다. 이 기댓값의 의미를 어떤 확률적 사건에 대한 평균이라고 해도 되므로, 주사위를 한 번 던졌을 때 나오는 눈의 값은 평균적으로 3.5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사위를 던졌을 때 기댓값 3.5보다 높은 4의 눈이 나왔다면 다음 번엔 4보다 작은 눈이 나올 확률이 더 크다. 즉 처음에 4의 눈 나왔다면, 다음번엔 4보다 작은 눈 1, 2, 3이 나올 확률은 3/6이지만 4보다 큰 5, 6이 나올 확률은 2/6가 되어 기댓값 3.5보다 작은 눈이 나올 확률이 더 크다. 반대로, 처음에 기댓값 3.5보다 작은 눈 2가 나왔다면, 다음번엔 2보다 큰 눈이 나올 확률이 커지게 된다. 다시 말해서 평균보다 큰 값이 한 번 나온다면 다음번에는 평균보다 작은 값이 나오는 경우가 일반적인 현상이란 이야기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평범한 삶에서 벗어나는 좋은 일과 나쁜 일들이 반복되면서 평균적인 삶이 유지됨을 일깨워주는 고사성어가 위에서 언급한 새옹지마이다. 삶이란 좋은 일이 있으면 언젠가 나쁜 일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지금의 어려운 시간이 지나면 다시 좋아지는 게 삶의 순리이므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지나치게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평상심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다음은 평균으로의 회귀에 해당하는 예들인데, 왜 그런지를 생각해 보자.






1) 프로스포츠에 보면 ''2년차 징크스''라는 게 있다. 프로 입문 첫해에 신인왕을 받은 선수가 2년차에는 기대이하의 성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2) 처음 가보는 어떤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그 맛이 너무 좋아서 다시 그곳을 찾았다가 실망한 경험이 있다.
3) 영화 ‘대부’에서 보듯이 속편은 전편에 비해 흥행 성적이 부진한 경우가 많다.
4) 지능이 높은 사람들의 자녀들은 대체적으로 부모만큼 지능이 뛰어나지 않다.






평균으로의 회귀에 해당되는 사례들은 생활 주변에서 더 찾아보자. 






● 한걸음 더

평균성적이 1등급 학생도 있고 5등급인 학생도 있듯이 학생마다 평균이 다르다. 평균이 높다고 해서 바람직한 학생도 아니고, 학생 스스로가 느끼는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우리는 평균이 높아야만 미래의 삶이 행복해진다는 맹목적인 믿음으로 학생들을 무한경쟁 속으로 떠밀고 있다. 

평균은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값이 아니라 자신이 하기 나름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변화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잘 변하지 않는다. 스포츠 경기의 프로 선수들을 보라. 그들이 평균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는지는 신문이나 텔레비전 보도를 통해 쉽게 않게 알 수 있다.
 
프로 선수들조차 평균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는 일을 버거워하는데, 무조건 평균을 올려야만 한다고 강요받는 학생들은 얼마나 힘겨워 하는지를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아야한다. 그리고 행복이 무엇인지 느껴보기도 전에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는 학생들이, 행복해지려면 평균 성적을 올려야한다는 말을 얼마만큼 이해하며 받아들일까?






궁금한 점은 아래의 블로그를 활용해 주세요.
 
Blog:http://blog.daum.net/istiger


진광고등학교 신인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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