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특성화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위권 학생들이 서울의 알만한 대학에 합격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데다 힘들게 대학 합격이라는 기쁨을 얻는다 하더라도 졸업 후 취업에 성공하는 일 또한 만만치 않다. 이런 현실에서 좀 더 일찍 적성에 맞는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취업과 진학,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3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적성 찾기’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전국 고등학교 입학생은 약 64만5000명. 이중 일반고로 진학한 학생이 약 46만명. 특성화고 진학이 약 12만명. 특목고 진학 약 2만명. 자율고(자율형공립고와 자율형사립고) 진학이 약 4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고등학교 입학생 중 약 18.6%가 특성화고에 진학한 셈이다. 여전히 일반고 진학이 71.3%로 두드러지지만 특성화고 진학 추이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특성화고 졸업 뒤 진로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뉜다. 취업을 하거나 취업 뒤 재직자 전형으로 진학, 전공과목과 연계해 해외 유학을 가거나 특성화고특별전형 또는 수능으로 정시지원에 도전하기도 한다. 취업 뒤 재직자 전형은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4대 보험이 가입된 산업체에서 근무경력이 3년 이상이 되어야 하며 2개 이상 산업체에서 재직한 경우는 재직 기간을 합산하여 3년 이상이 되어야 지원 자격이 생긴다. 재직자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서울권에만 30개가 넘는 수준. 주로 주말이나 야간에 수업을 받으며 대학 수학 내내 산업체 근무가 지속돼야 한다.
특성화고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취업 희망자의 취업률은 매우 높은 편이며 대학 진학에서도 유리한 편이다. 특성화고 특별전형이 과거 5%에서 2014학년 입학생까지 3%, 이후 1.5%로 축소될 예정이지만 취업 희망자가 늘어나면서 같은 전형에서 경쟁 인원은 줄어든 셈이다. 경기글로벌통상고등학교 이세현 교감은 “정부 정책상 특성화고는 원칙적으로 선취업 후 진학을 권유하지만 졸업하자마자 대학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진학의 기회를 주고 있으며 실제로 진학 성적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감은 “진학을 목표로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특성화고는 상업계와 공업계, 농업계로 계열이 나누어지며 학교별로 운영하는 학과도 차이가 있다. 특성화고 진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계열과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산본공업고등학교 홍기영 교감 역시 “고입을 준비하는 중학교 3학년의 최대 과제는 자신의 적성을 찾는 일”이라며 “적성과 관계없이 대입을 목표로 특성화고에 진학 할 경우 전공과목과 관련된 이론과 실기 수업 시간은 생각보다 힘든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14학년도 안양·군포 특성화고 입학전형
특성화고는 외고, 과학고, 체고, 예고, 자율형사립고, 마이스터고 등과 함께 전기 학교에 속해 입학전형이 진행된다. 오는 11월 중순부터 12월 초에 원서 접수, 서류 심사, 면접을 거쳐 합격자를 발표한다. 입학 등록 기간은 2014년 1월 초인데 불합격하거나 입학을 포기할 경우 자율형 공립고와 일반고 등 후기 학교에 지원 가능하다.
안양 군포 의왕 과천, 우리지역에 위치한 특성화고는 모두 8개이다. 학교에 따라 방과 후 또는 방학 기간 중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동아리 활동으로 취업에 유리한 자격을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특성화인력양성사업 등 정부지원 사업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과 연계해 진학과 중견기업으로의 취업이 보장되는 기술사관프로그램 등 진학 및 취업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지역 특성화고 2014학년도 입학전형을 살펴봤다.
# 경기글로벌통상고등학교
1995년 희성정보산업고등학교로 개교한 이후 2011년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한 국제통상분야 특성화고등학교로 지정됐다. 국제통상경영과, 국제통상회계과, 국제통상IT컨텐츠과, 글로벌뷰티경영과 등 총 4개과 465명을 모집한다.
국제통상외국어과는 기업의 국제거래를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국제통상 중심의 전문교과에 중국어·일본어, 무역영어 등 외국어교과를 강화한 학과로 향후 외국계기업이나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 분야에 진출할 학생들에게 적합하며, 국제통상회계과는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회계인과 세무사와 같은 전문회계인의 양성을 목표로 한다. 국제통상IT컨텐츠과는 전자상거래 및 국제무역에서 정보망을 주도할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에게 적합하다. 글로벌뷰티경영과는 각종 전문 뷰티관련 업체로의 취업이 유망한 과로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 근명여자정보고등학교
지난 2월, 교육부로부터 전국 7대 직업기초능력강화 우수 학교로 선정되면서 특성화고의 벤치마킹 대상 학교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학교다. 특히 올해 금융감독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전력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공기업에 8명 이상의 학생이 취업에 성공하는가 하면 공기업과 금융권 기업에만 20여 명의 학생이 합격했다.
1967년 설립됐으며, 마케팅경영과 IT경영과, 디자인경영과 등 총 3개과에서 300명을 모집한다. 특색사업으로 산·관·학 협력 교육을 강화하고 전원 반장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예절과 실력을 겸비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안양공업고등학교
1948년 개교, 63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안양공업고등학교는 2013년 중소기업청 지정 특성화고로 선정, 2017년까지 5년간 운영비 지원으로 국가수준 취업 명문고로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흡연, 교사 지시 불이행 등 3진 아웃제의 학생 책임 중심의 교칙을 운영하며 7개 학과에서 27개의 전공 심화 동아리를 운영,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자격증 분야와 취업준비 방과 후 교실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장학금 지급, 해외연수 기회 등 산학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신소재화학공업과 전기제어시스템과 건축토목과 전자기계과 등 총 4개과 465명을 모집하며 입학 후 2학년이 되면 섬유소재디자인과 바이오화장품과학과 전기제어시스템과 건축디자인과 지형공간시스템과 컴퓨터응용기게과 전자기계과 등 7개과로 과정이 분리된다.
# 안양여자상업고등학교
국내외 산학협력을 구축, 7년간 5개국에 해외현장실습을 실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학교다. 2014학년도 전형은 금융과, 비서사무과 등 총 2개과에서 270명을 모집한다. 금융과는 중소기업청 특성화지정 학과로 금융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특성화 고등학교 전략의 일환으로 경기도 최초로 설립한 학과이다. 금융에 관한 지식과 실무를 교육내용으로 실무응용 학습을 통해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 가능성을 갖도록 교육한다. IBK기업은행과의 MOU체결로 금융기관 현장실습 및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진을 보좌하는 여성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비서사무과는 정부 및 경기도교육청 협약산업체의 지원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 글로벌 역량과 정보역량을 고루 갖춘 전문인력을 배출한다.
# 평촌경영고등학교
1994년 설립된 학교로 회계금융경영과 스마트콘텐츠과 관광경영과 총 3개과 403명 모집한다. 그중 항공관광경영과는 항공 업무에 관한 전문적인 이론과 실기 실력을 배양하고 외국어를 집중적으로 배우며 호텔 여행사 외식사업체에서 요구되는 자질과 실력을 갖춘 전문인을 양성한다. 국내외 항공사 승무원, 항공사 지상직 근무직원, 크루즈 승무원 등으로 취업이 되며 항공· 관광·호텔 관련학과로 진학이 가능하다.
# 평촌공업고등학교
전자기계과 전자통신과 전기전력과 산업디자인과 총 4개과에서 372명 모집한다. 한 학년 4학급이 운영되고 있는 전자기계과는 기계과 교육에 대한 기초 지식과 전산기계 시스템의 개발 설계 생산 운용 보수 관리에 관한 기초 교육과 현장 중심의 실습내용을 구성한다. 각종 기계설계, 기계제작, 전기전자제품 관련업체에 취업이 되며 대학진학 관련학과로는 기계공학과 자동차공학과 철도공학과 전기전자공학과 등이 있다. 취업과 진학 비율은 기존 50:50에서 취업 희망자가 늘고 있는 추세. 기술사관프로그램으로 경기과학기술대학과 컨소시엄을 맺어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서 전문 교육이 이루어지며 교육을 받은 학생은 100% 관련 중견기업으로 취업이 이루어진다.
# 군포e비즈니스고등학교
e-경영과, e-디지털콘텐츠과, e-디자인과, e-쇼핑몰과 등 총 4개과에서 384명 모집한다. e-비즈니스 분야 특성화 고등학교로 e-비즈니스는 인터넷, 스마트폰, 홈쇼핑 등 전자 미디어 통신망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경제활동을 말한다. 자격증 관련 특기적성교육과 전문교과동아리활동, 영어 증권투자상담사 쇼핑몰플래너 등 인재양성반 등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e-디자인과는 기초과목 이외에 컴퓨터그래픽, 컴퓨터그래픽실무, 웹디자인, 전자출판의 실제 등 교육으로 졸업 후 기획대행사, 인쇄출판 관련회사, 웹 디자이너 등으로 진출이 가능하며 산업디자인학과 그래픽디자인학과 광고디자인학과 웹디자인 애니매이션학과 등 디자인 관련 대학 진학도 가능하다.
# 산본공업고등학교
그린자동차과, 금형디자인과, 신에너지전기과, 에너지응용화학과, 친환경건축과 등 총 5개과 11학급 331명을 모집한다. 1994년도에 설립한 학교로 그린자동차과는 산본 이외의 지역에서도 지원을 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학과로 알려져 있다. 기계분야에 관한 기본지식과 기술을 습득, 각종 기계의 생산·운용·정비·관리 등 실무에 종사할 기술인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과거 기계과 계통인 금형디자인과는 산본공업고등학교의 특성화과로 심화된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으며 신에너지전기과는 전기에 기본이 되는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전기 전반에 관한 폭넓은 교육으로 취업 범위가 넓고 전망도 밝은 편이다. 각종 전문 동아리들이 활성화 되어 있으며 자격증반, 공무원반, 대기업반 등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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