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교과서를 펼치면 +, -, ±, ×, ÷, =, ≠, √,∫, ∈, ∑, ∞, ∏, lim, sin, !, …와 같은 수많은 기호들을 만나게 된다. 학생들이 수학을 싫어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호도 큰 역할을 한다. 수학을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심지어 주눅이 드는 학생들은 외계어처럼 제시되는 기호를 이해하는데 매우 어려워한다. 다른 과목과 달리 유난스레 수학에는 많은 기호들이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학에서는 사과 한 개, 한 사람, 승용차 한 대, 책 한권 등을 사물의 크기, 종류, 성질에 관계없이 ''1''이라는 기호로 표시한다. ‘숫자를 더할 때는 위치를 바꾸어도 계산 결과는 같다’는 문장을 간략히 a+b=b+a라고 나타내듯이, 수학은 되도록 언어의 낭비와 군말을 피하고 본질만을 표현하고자 한다. 또한 수학은 다른 학문이나 일상의 언어처럼 해석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모든 오해의 소지를 없애 버리고자 한다. 그러다보니기호의 사용이 필수적인 일이 되었다.
기호는 수학을 한 치의 군더더기도 허용하지 않는 엄밀하고도 철저히 경제적인 학문으로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비인격적인 요소가 사람들이 수학을 불편하고 어렵게 여기게 만드는 중요 요인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기호는 수학에서 사용하는 공통된 약속이고 정의이다. 따라서 수학기호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똑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영어나 중국어로 쓰여 진 수학 책일지라도 책 속에 나오는 기호들은 모두 같은 뜻을 갖는다. 또한 기호는 수학이 엄밀함과 논리에 바탕을 둔 과목임을 말해주며, 수학을 기호의 학문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기호는 수학의 토대를 이루는 도구가 된다. 그러므로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기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학생들은 눈앞에 시각적으로 제시되는 정보를 즉각적으로 판단하는 일에는 익숙하지만, 수학기호처럼 깊이 생각해야만 의미가 이해되고 뜻이 파악되는 대상들을 매우 답답해하고 쉽게 싫증을 낸다. 이런 학생들의 대부분은 독서도 싫어하며, 무수한 기호들이 나오는 수학 책은 아주 멀리한다. 어쩌다 수학책을 접하게 되더라도 읽는데 어려움을 느끼며, 읽더라도 기호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읽기를 제대로 못한다는 말은 학습할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기본기가 부족하면 학습 과정을 소화시키지 못하게 되어 점점 수학을 공부하는 데에 힘들어 하고 금방 염증을 느낀다. 그러므로 수학 기호를 얼마만큼 이해하느냐에 따라 수학공부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보아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스마트 폰의 기능은 무궁무진하다. 스마트 폰 활용을 다룬 책의 종류도 수십 가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많은 활용 분야 중에서 일부만을 이용하면서 스마트 폰 예찬을 펼친다. 마치 일상생활에서 수학을 이용하는 데에는 사칙 연산이면 충분하다고 이러쿵저러쿵 떠들 듯이 말이다. 그런 몇 가지 기능만을 이용하는 대가(代價)로 지출하는 스마트 폰 통신비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관심을 갖고 다양한 기능을 충분히 익혀 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삶을 더 편하고 자유롭게 만드는 도구로 스마트 폰을 이용하고, 빠른 속도 변화하는 세상에도 적응하게 된다.
수학을 스마트 폰이라고 생각해 보자. 앱의 기능(의미)을 모르면 스마트 폰이 무용지물이듯이 수학기호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수학 공부는 벽에 부딪친다. 스마트 폰처럼 배우는 재미가 없다고 투덜대지 말자. 배우고 또 배우면 배우지 못할 것도 없다. 다만 사람들이 배우지는 아니하고 어렵다고만 할 뿐이다. 이왕 배우려면 힘들어도 제대로 배우자. 어설피 배우면 쉬운 부분의 해결은 가능할지라도 조금만 복잡해지면 어디서 손을 써야 할지를 모른다. 기호를 사용하는 일에 익숙해지면 수학에 대해 갖는 불편함과 위축감도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기호는 수학을 손쉽고 편안하게 다루게 해주는 편리한 앱임을 기억해 두자.
수학 기호를 배울 때에는 높은 집중력과 반복해서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깊이 생각하고 의미를 이해하려하지 않은 채 일상의 언어처럼 수학 기호를 받아들이면 엉뚱한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도 생긴다. 다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98%가 틀리는 수학 문제라고 소개되었던 문제이다. 풀이를 보기 전에 독자들의 힘으로 해결해 보자.
얼핏 생각하면 사람들을 함정에 빠트려 실수를 유발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수학 기호의 엄밀성을 보여주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풀이는 다음과 같다. 주어진 수식에서 줄이 바뀌면서 아무런 연산기호가 없다.
따라서 각 줄의 마지막 숫자1과 첫줄의 숫자 1이 이어져서 11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덧셈과 곱셈이 있으면 곱셈을 먼저 계산해야 한다. 그러므로 주어진 문제는 1+1+1+1+11+1+1+1+11+(1×0)+1의 계산을 의미하므로 30이 정답이다.
●한걸음 더
다음 문제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98%가 틀리는 수학 문제라고 소개되고 있다. 독자들이 생각하는 답은 얼마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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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점은 아래의 블로그를 활용해 주세요.
Blog:http://blog.daum.net/istiger
진광고등학교 신인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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