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선생님 _ 서운중학교 나병일 교사

한결같은 믿음 주는 선생님

지역내일 2013-11-05

교직에 몸담은 지 23년 째. 그 중 서초동 서운중학교에서 유임기간을 합쳐 올해로 8년째 근무 중인 나병일 교사를 만났다. 학생들에게는 지적이며 박학다식한 서울대 출신 체육선생님이자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생활지도부장 선생님으로, 학부모들에게는 ‘서운중학교의 상징’이라 불리는 그의 열혈 교단일기가 무척이나 흥미롭다. 

나병일

교직의 꽃 ‘담임교사’로 첫 시작
나병일 교사는 학창시절 내내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던 모범생이면서도 문학, 역사, 어학, 체육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체육이 너무 좋아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입학,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며 스포츠과학 분야를 공부하다가 개인사정으로 대학원 1학기 과정을 마치고 군에 입대, 군대에서 임용고시 1기 시험을 치러 교직의 길로 들어섰다.
“91년 6월 5일 제대 후 이틀 뒤인 6월 7일 첫 발령을 받았습니다. 당시 담임교사가 공석인 반이 있어서 교단에 서자마자 담임교사를 맡게 되었죠. ‘교직의 꽃’은 담임교사라고 생각합니다. 전임 교장선생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2009년부터 생활지도부장을 맡았지만 내년에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면 저는 다시 평교사의 본분으로 돌아가 담임을 맡고 싶습니다.”
서운중학교에서도 5년간 계속해서 담임을 맡았을 때 나 교사의 열정은 실로 대단했다. 반 학생들과 매일 아침 45분 동안 영어 독해집을 함께 풀어 1년 후 반 학생 모두가 4권의 독해집을 마스터했다.
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필수 사자성어뿐 아니라 학생들이 모르는 수학문제를 직접 가르쳐주는 등 자신이 갖고 있는 해박한 지식을 학생들에게 모두 쏟아 부었다. 학습적인 부분 외에도 학생들과의 눈높이 소통이 인성교육의 첫걸음이라는 생각으로 학생들이 제작하는 UCC에도 직접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편애하지 않고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교육현장을 지켜온 모범적인 교사이다. 일관됨, 성실함, 책임감으로 대변되는 나 교사의 평소 생활모습은 그의 하루일과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열혈교사의 하루
새벽 6시 50분. 제일 먼저 학교에 도착해 정문 주변 및 운동장 곳곳의 쓰레기를 줍고 등교하는 학생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매주 한 편씩 소개되는 영어명언을 출력해 전교생이 볼 수 있도록 교내 곳곳에 붙이고, 등교시간에는 이동식 게시판을 손수 끌고 와 정문 앞에 배치하는 것은 하루일과의 시작에 불과하다.
점심시간마다 학생들의 급식질서 지도와 방과 후 교문 귀가지도뿐 아니라 학교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크고 작은 일까지 두루 챙기는 생활지도부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잊혀진 나의 자화상을 찾아서’란 자화상 노트를 만들어 학생들 스스로 지난 시간을 반추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등 인성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생활지도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해 교육현장에 적용해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의 귀가지도가 끝나면 학교 곳곳을 둘러보며 손수 정리정돈을 하고 일 년 내내 계속되는 전교생 토너먼트 형식의 ‘교내 축구리그전’ 연간 계획을 일일이 세워 진행하는 것은 물론, ‘가족과 함께 하는 마라톤대회’ 등도 모두 직접 기획했다. 매일 학교 운동장을 삼십 바퀴씩 달리며 체력관리를 하고 내일 수업을 위한 교과준비와 생활지도부 업무를 마무리하며 저녁 7~8시까지 학교를 지키는 열혈교사. 그야말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나 교사의 하루일과다. 

가슴으로 낳은 아들, 딸들을 위한 다짐
남에게 잘 보이려고 시작한 일도 아니요, 교사로서 첫 발령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생활해온 것이 어느새 습관처럼 몸에 배어 버렸다는 나 교사의 하루일과는 주위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춘기 학생들에게 무언의 가르침이 되고 있다. 나 교사의 솔선수범하는 모습 그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믿을 수 있는 선생님’으로 자연스럽게 각인되었다.
“인성교육은 기본적으로 머리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가슴과 몸으로 하는 것입니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동하고 실천하는 교사가 되어야만 학생들과의 신뢰도 쌓이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모든 애정을 쏟아 붓다보니 집에서는 빵점 아빠, 빵점 남편으로 낙인찍혀버렸죠. 가족들에겐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몸이 약한 아내가 출산하기 위해 수술대에 오르는 날에도 어김없이 학교에 출근했고, 2011년 10월 외동아들이 입대하는 날에도 나 교사는 언제나처럼 이른 새벽 학교로 향해 학생들을 지도했다. 입대 당일 아들을 그리워하며 눈물로 쓴 편지는 차마 붙이지 못했지만 교사로서의 초심을 잃지 않고 ‘가슴으로 낳은 아들, 딸’에게 더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변함없는 모습으로 교단을 지키고 있다.
“제자들이 학부모가 되어 중학교시기를 회고할 때, 나란 사람을 떠올릴 수 있는 교사로 남는 것이 꿈”이라는 나 교사의 마지막 말은, 그래서 더 오랫동안 긴 여운으로 남는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