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동의보감 김영욱 칼럼]피부질환 치료엔 한의원 병원 모두 필요하다

지역내일 2013-11-01

피부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극이 없으면 반응이 없다’라는 것이다. 즉 현재 피부에 트러블이 발생했다면 그것은 몸에 어떤 자극이 가해진 결과이고 반대로 얘기하면 자극을 가하지 않으면 피부 트러블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극의 원인을 찾아서 그러한 자극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만약 자극이 가해져 트러블이 발생했다면 가급적 빨리 트러블이 진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면 한방이나 양방을 가리지 않는다. 트러블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피부질환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40대 중반의 여성이 구미 동의보감해독한의원에 내원했다. 안면홍조와 피부트러블이 심한 상태였다.
각종 검사 및 진찰을 해보니 선천적으로 예민한 피부에 체중의 증가와 스트레스 과다가 그 원인으로 파악되었다. 먼저 해독을 통해서 체내 정체되어 있는 자극 독소를 제거하기로 했다. 간, 대장, 신장, 혈액임파 해독의 과정을 거친 후 체질개선 한약을 투약했다.

피부질환 환자의 90%는 장에 문제가 있는데 이 환자 역시 장의 기능에 문제가 있었다. 장은 음식물이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곳이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음식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피부질환은 나을 수 없다.

한 달 정도의 치료를 통해서 좋은 경과가 나타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얼굴이 퉁퉁 붓고 벌개져서 내원했다. 어찌된 영문이냐고 물으니 갑자기 이렇게 됐는데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자극이 없으면 반응이 없게 되어 있다. 분명 어떤 자극이 있었기에 트러블이 발생한 것이다. 하나 하나 음식물을 체크하다보니 약간의 청량고추가 든 음식물을 섭취했음을 알게 되었다. 

환자는 정색을 하며 조금 먹었을 뿐인데 이렇게 될 수 있냐며 의아해 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해독을 하면 몸을 자극하는 독소가 빠져나가면서 몸이 예민해진다. 따라서 평소보다 작은 양의 음식이라도 반응이 크고 강하게 나타난다. 일을 하는 중이고 피부의 상태가 심하니 양방병원에 가서 피부가 빨리 진정될 수 있도록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며칠 뒤 그 환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치료를 중단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유를 물으니 나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는 것이다. 조금 먹은 음식물 때문에 피부질환이 심해졌다고 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고 트러블이 심해지니 양방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라고 하는 것이 나을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냐며 물었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다. 한방이든 양방이든 치료가 빠르고 재발이 되지 않는 것이 좋은 치료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한방의 부족한 부분을 양방이 가지고 있고 양방에 없는 부분을 한방이 가지고 있다. 무조건적으로 어느 한쪽이 좋다고 하는 그런 생각은 치료를 어렵게 하거나 치료기간을 길게 할 수 있다. 진정한 의사라면 한방이든 양방이든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을 선택하게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글 구미 동의보감해독한의원 김영욱 원장(한의학 박사)
사진 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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