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은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대신 보증금 및 월세가 합쳐진 반전세가 늘고 있다. 주택 매매가가 하락한데다 저금리 기조 등 여러 요인으로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추세이다. 전세 대출을 받은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은행 이자든 월세든 주택과 관련한 지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전세 매물조차 구하기 어려워, 반전세(보증부 월세) 월세 지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에 강남구 대치동, 역삼·한티, 일원·수서, 개포동과 서초구 반포, 방배동 일대 등 강남서초 주요 아파트 단지의 월세가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리포터들이 각 지역의 부동산중개업소 2~3곳을 조사해봤다.
강남서초내일신문 편집팀
지난 16일 서울시가 공개한 3분기 ''주택 전월세 전환율''에 따르면 확정일자를 신고한 전월세 거래 중 월세계약 비중이 2011년 30%에서 올해는 35%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렇듯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반전세(보증부 월세)가 주를 이루면서 강남서초 지역도 반전세 매물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대치1
월세 물량과 수요 많지 않고 월세 이율은 5~6% 정도
101.52㎡(31평)와 115.54㎡(34평) 두 가지 평형으로 이루어진 대치동 E아파트의 월세 물량과 수요는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은 상태이다. 월세 물량은 보증금 비율이 낮고 월세 비율이 높은 기존의 월세 형태가 주를 이룬다.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반전세의 경우 기존에 살고 있던 세입자가 재계약에 따른 보증금 상승분을 월세로 부담하는 형식으로 간혹 계약이 이루어지지만 흔치 않은 상황이다.
2년 전 이맘때 대치동은 청실아파트 재건축과 우성2차 아파트 리모델링이 시작돼 전·월세 수요가 급증했고, 그에 따라 시세가 일시적으로 급등했던 상황이었다. 지난해에 비해 현재 시세는 크게 올랐지만, 2년 전 당시 입주자들의 재계약 시점에서 보면 보증금 추가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월세로 전환하는 반전세가 많지 않은 이유로 볼 수 있다.
월세 시세를 살펴보면 101.52㎡(31평)가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110만 원, 보증금 6천만 원에 월세 140만원, 보증금 5천만 원에 월세 160만 원 정도로 시세를 형성하고 있으며, 115.54㎡(34평)는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170만 원 정도의 시세를 보이지만 매물이 극히 드문 상태이다. 월세 이율은 은행 대출이자보다 약간 높은 5~6%정도를 형성하고 있다.
E아파트의 전·월세 가격은 동의 위치, 층별 선호도, 수리상태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1층의 경우 115.54㎡(34평)가 101.52㎡(31평)의 월세 시세인 보증금 5천만 원에 월세 150만 원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즉, 위치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101.52㎡(31평)의 가격대로 115.54㎡(34평)를 구할 수도 있다.
동별로 보면 대치역에서 멀어지면서 큰길가에 위치한 동이나, 동향으로 되어 있는 일부 동의 시세가 비교적 저렴하며, 층별로 보면 1층과 13~14층이 저렴한 편이다. 반면, 초등학교에 가까우면서 남쪽 도로변이 아닌 동, 아파트 단지 서쪽에 위치해 학원가 접근이 용이한 동, 수리가 잘되어 있는 로열 층 등의 시세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대치2
전·월세 물량적어 임대가 하락 가능성 낮아
2,400세대가 넘는 대규모 단지를 이루고 있는 M아파트는 34평형(112.37㎡)부터 67평형(221㎡)까지 다양한 평형이 존재한다. 취득세 인하 등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대책 이후 이곳도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는 듯 했다. 그러나 전·월세 공급량이 여전히 열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아 전·월세 임대가격이 하락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수요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임대가 상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승분을 월세로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0월 현재, M아파트의 경우 매월 생활비가 필요해 월세만 놓는 기존의 월세 시세는 30평형대(112.37㎡이상)가 보증금 1억/월세 250~270만원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으며, 40평형대(135.505㎡이상)는 1억/400만 원정도, 50평형(185.08㎡)은 2억/360만 원정도로 형성되어 있다. 또한 기존에 살고 있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월세로 전환하는 반전세의 경우 임대인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지만 30평형대(112.37㎡이상) 5억/60만 원정도이며 40평형대(135.505㎡이상)가 5억/100만 원선, 50평형(185.08㎡이상) 6억/120만 원선이다.
월세가격은 임대인의 개인적 성향과 전세가의 변화에 의해 가격차이가 있게 된다. M아파트의 일반적 월세 기준은 6%대에 형성되어있다. M상가에 위치한 A부동산의 대표 M씨는 월세가격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황 등 복합적인 이유로 일반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근래 45평형(148.725㎡)이 5억/100만 원으로 비교적 싸게 계약된 경우가 있는 반면 46평형(152.03㎡)이 6억/100만 원으로 된 경우도 있다고 얘기했다.
역삼·한티
최고 최저 월세 차 100만 원이나 나기도
도성초와 역삼중 인근에 위치한 역삼동 E, P, R아파트 등의 월세 시세는 학교 배정이 유리한 아파트의 경우 시세보다 다소 높게 거래되는 매물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비슷한 수준의 월세가로 거래되고 있었다. 반면, 한티역 인근의 D아파트 등은 단대부고, 중대부고, 숙명여고, 대도초가 밀집해 있어 매물에 따라 역삼동 아파트의 월세 시세와 비교했을 때 50~100만 원까지 차이가 나는 곳도 있었다.
역삼·한티 지역의 전세 매물은 전무한 반면, 대부분 일부 보증금을 부담하는 반전세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 역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역삼 이마트 주변의 아파트들은 79㎡(24평)가 보증금 1억 원에 200~240만 원 선, 2억에 120~140만 원 선, 109㎡(33평)가 보증금 2억 원에 200~240만 원, 3억 원에 150만 원 선으로 나타났다. 가장 저렴하게 나온 매물은 학교 앞에 위치한 P아파트가 보증금 3억 5,000만 원에 100만 원이었다.
반면 한티역 인근의 D아파트는 111㎡(33평)가 보증금 2억 원에 350만 원까지 거래되는 경우도 있었다.
역삼·한티 지역의 월세가 책정은 보증금 1억 원에 50만 원 선. 기존에 전세를 살다가 2년 계약이 끝난 경우, 전세 값을 올리기보다는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서 부동산중개인의 조율에 따라 3~4%대의 비교적 저렴한 월세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일원·수서
반전세 조금씩 증가 추세, 월세 이율은 5~6% 정도
90㎡(27평)와 101㎡(31평)가 대부분인 일원·수서 지역은 월세 형태가 거의 없었다. K아파트나 S아파트의 경우 월세가 있지만 삼성서울병원의 간호사나 인턴 여러 명이 함께 모여 사는 경우가 많은 탓에 특별한 경우로 통한다. 이 경우는 보증금은 낫고 월세 비율은 높은 기존의 월세 형태였다. 반전세의 형태는 전세 형태의 세입자가 재계약을 진행하면서 갑자기 높아진 전세 계약금을 마련하지 못했을 경우 서로 상의해서 체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아직은 반전세의 형태보다는 금융권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올리는 경우가 더 많다. 반전세로 할 경우 연 이자가 5~6% 정도이지만 대출을 받을 경우 연 이자는 3.8~4.0%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일원동의 경우 자녀들의 학군 때문에 이 지역을 선호하거나, 대모산 등 자연환경 때문에 찾아온 노년층이 많아 인구이동이 많지 않은 것도 반전세가 크게 늘지 않은 이유다. 또한 주위에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보금자리 주택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도 반전세 형태는 크게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월세 시세를 살펴보면 89.25㎡(27평)가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150만 원에서 보증금 3억에 월세 50만원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으며 102.47㎡(31평)가 보증금 3억 5천만 원에 월세 50만 원, 보증금 3억 6,000만 원에 월세 35만 원정도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든, 반전세든 매물은 극히 드문 상태이다. 가끔 89.25㎡(27평)가 5억 원 등 높은 전세가를 호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이 가격대에서 성사된 거래는 없다.
매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의 위치, 층별 선호도, 수리상태 등에 따라 차이를 보였던 전?월세 가격의 차이도 거의 사라졌다. 수리 상태에 따라 2~3천만 원 정도 더 호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월세 금액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개포
반전세로 전환하는 경우 늘고 월세 이율은 6% 정도
현재 개포지역의 월세 상황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반전세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집주인들은 거의 대부분 오른 전세보증금 만큼을 반전세로 돌리고 싶어 하는 추세인 반면, 기존에 살고 있던 세입자들은 반전세보다는 전세보증금을 올려서 계약하기를 원하고 있다. 때문에 이를 절충해서 계약이 이루어지는데, 집주인이 세입자의 의견을 들어줘서 전세보증금을 올려 재계약하는 경우와 집주인이 원하는 대로 반전세로 돌리는 경우를 비율로 따지면 거의 50대 50 정도라고 한다. 이에 반해 보증금은 적고 월세 금액이 높은, 기존의 월세의 경우 반전세와는 달리 월세금액에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개포동 J아파트의 경우 9월말 현재 반전세의 월세 시세는 전세보증금 1천만 원을 월 5만 원에서 6만 원 정도로 치는, 연으로 치면 6%에서 7.2% 정도이다. 예를 들어 전세가 2억 4,000만 원에서 2억 8,000만 원으로 올랐다면 보증금을 4천만 원 올리는 대신 월 20만 원 씩 월세로 내는 재계약을 하는 것이다.
또한 평수에 따른 월세 시세를 살펴보면 평수는 월세 시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이다. 평수에 상관없이 월세 시세는 1천만 원에 월 5만 원에서 6만 원으로 똑같이 형성되어 있다. 참고로 개포동 J아파트의 9월 말 현재 전세 시세는 75.33~85.39㎡(20평형 대)가 약 2억 8,000만 원에서 3억 원, 103.6~116.04㎡(31평형 대)가 전세 시세는 3억 8,000만 원에서 4억 원 정도이다.
월세가 시세보다 싼 경우는 주로 집 상태가 나쁘거나, 층이 낮거나, 융자가 많은 경우이다. 개포동 J아파트는 지은 지 오래된 곳이라 집 상태에 따라 전세, 월세 가격에 차이가 생기기는 한다. 그러나 수요가 항상 있기 때문에 월세 시세가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한다.
방배
방배역 인근 아파트 전월세 물량 끊겼다
방배역 인근을 대표하는 E아파트의 전세와 월세(지난주 금요일 기준)는 나와 있는 게 하나도 없는 상태이다. 방배역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물건이 귀하다 보니 물건을 보지도 않고 계약할 정도로 대기자들이 줄을 선 상태라고 한다. 2년 전 66.11㎡(20평) 이상의 전세가가 대략 3억 8,000만 원에 계약됐던 것이 지금 5억으로 뛰었다. 99.17㎡(30평) 이상의 전세가도 6억 5,000만 원에서 7억 원에 이른다. 이곳의 전세가가 고공 행진하는 것은 국내 부동산 경기흐름과 맞물려 지은 지 3년 된 대단지 아파트란 점과 역세권이며 서리풀공원을 끼고 있는 등 입지가 좋다는 점 등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이곳 전세가가 갑자기 높게 형성되다 보니 월세는 오히려 드물다. 기존 세입자들은 대부분 월세로 가려하지 않는다. 현재 이곳의 경우 갑자기 뛴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강남을 떠나는 세입자도 있고, 평수를 낮추거나 빌라 등으로 옮기는 세입자들도 늘고 있다.
세입자가 아무리 꺼려해도 주인 입장에서는 금리인하로 월세를 선호한다. 최근에는 전세금 일부를 월세로 돌려내는 반월세 형태가 느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전세가 5억 5,000만 원에 거래되는 66.11㎡(20평) 이상 반월세의 경우 보증금 2억 원이면 나머지 금액은 월세로 돌려 5~6% 금리로 250~300만 원 정도의 월세를 내게 된다. 주인을 잘 만나면 반월세 가격을 시세보다 훨씬 싸게 재계약하는 경우도 있다.
이 동네에서 3억 7,000만 원에 전세로 살았던 A씨는 전세가가 5억 원이 넘어가자 주인이 차액을 월세로 돌렸다. 세입자는 갑자기 늘어난 월세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주인에게 사정하자 월세의 3분의 1만 내는 조건으로 재계약을 해줬다.
방배역 인근에는 E아파트 외에 S, K, L아파트 등이 있다. 지은 지 20년이 되다보니 새 아파트와는 전세가가 2, 3억 원 정도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이곳 역시 전월세 물량이 많지 않은 상태이다. 현재 방배역 인근 H아파트 145.45㎡(44평)가 보증금 1억 5,000만 원에 월세 220만원에 나와 있다.
반포·잠원
5년 이내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반전세 증가
반포지역에 전세가 상승을 이끄는 R아파트와 Z아파트의 113~116㎡(30평형 대)는 현재 전세시세는 9억 원 안팎선. 인근에 새로 입주한 H아파트와 L아파트 역시 같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단지의 전세가는 매년 1억 이상씩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2년 사이에 반전세 물량도 많이 늘어난 상태.
전세 물량으로만 보자면 6:4의 비율로 반전세가 온 전세보다 많은 상황이다. 반전세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존에 살던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 상승분만큼 월세를 부담하는 형식보다는 오히려 처음부터 반전세로 나오는 매물이 많은 편. 지역적 특성상 처음부터 월세로 나온 매물보다 보증금 6~7억 원대에 나머지 금액을 6~7%의 이율로 월세로 돌리는 물건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재개발 대상 아파트가 많은 잠원동은 이들 아파트보다 같은 평형 전세보증금은 2억 원 이상 차이가 나 계단식 30평대 아파트는 6억 원대, 복도식은 4억 원 후반에서 5억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 역시 온 전세보다는 반전세 물량이 6:4 정도로 많은 편이다. 월세 이율은 반포와 마찬가지로 6~7%대.
Z아파트나 R아파트의 경우 반전세가 아닌 처음부터 월세로 나온 물건의 시세는 113~116㎡(30평형 대)가 보증금 1억 원에 월 330~350만 원대, 반전세는 보증금 7억 원에 월세 100만 원 내외.
이들 지역의 전월세 가격은 같은 단지 내에서 동별, 층별로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 특징이 있다.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가 인접해 있어 저층과 고층, 혹은 집 담보 상태에 따라 조금 차이를 보일뿐 고른 시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조금 저렴하게 나온 물건도 정상적인 물건보다 1천만 원 내외라서 미미한 차이를 보인다. 반면 잠원동의 경우 집의 수리상태와 층에 따라 전세보증금이 많게는 3천만 원 정도 차이를 보인다. 아무래도 재건축 대상의 노후 된 아파트가 많아 집의 수리상태가 전월세 보증금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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