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을 짓는 사람들은 대부분 집의 규모를 키우려 한다. 큰 집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살아본 사람들은 집을 줄이라고 한다. 전원주택 짓고 살며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큰 집이다. 집이 작아 후회하는 사람들보다 집이 커 후회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옛말에도 “큰집지어 망하지 않은 사람없다”고 했다.
큰 집은 신경 쓸 것들이 많다. 건축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초기 자금도 많아야 한다. 세금도 많이 내야하고 관리비도 많다. 겨울철 난방비 부담도 커진다. 집을 팔고 싶을 때 매매도 어렵다. 거기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집을 짓고 나면 그것이 깔고 앉아있는 땅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잘 못 지은 집은 집만 버리는 것이 아니라 땅도 버린다. 이런 이유로 집의 규모를 잘 생각해 결정해야 한다.
집이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우선 자식들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은퇴 후 자식들 가까이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겠다는 생각을 한다. 터를 잡을 때도 자식들 잘 올 수 있는 곳, 집을 짓더라도 자식들이 편히 쉬어다 갈 수 있게 만든다. 결국 집이 커지는 무리함이 따른다. 하지만 자식들은 생각만큼 자주 찾지 않는다. 일 년에 자식들이 함께 모이는 시간은 한 두 번이다. 그럴 때도 자기네 방을 쓰는 경우가 흔치 않다. 이런 이유로 애써 만든 공간은 늘 비어있게 되고 결국 쓸모없는 공간이 되어 애물단지가 되고 만다. 전원주택에 살면서 자식들 생각해 방을 만들어 둔 것, 집을 키운 것을 후회한다.
집의 외관을 폼 나게 만들려다 집의 규모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작은 집은 집 모양이 나지 않는다. 어느 정도 규모가 돼야 2층 집에 그럴 듯한 모양의 전원주택이 된다. 하지만 전원주택의 아름다움은 집의 크기나 모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원을 얼마나 잘 가꾸는가에 있다. 그래서 집은 죽이고 땅을 살려야 한다.
아파트 평형에 익숙하기 때문에 전원주택 평형도 그것에 비교하지만 전원주택의 평수는 아파트와 달리 실평수다. 아파트는 엘리베이터, 계단 등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간이 면적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전용면적은 훨씬 줄어든다. 하지만 전원주택은 실면적이며 그 이상의 면적을 사용할 수도 있다. 다락방이나 지하실, 창고, 데크 등을 별도로 만들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은 훨씬 커진다.
최근에는 주말주택, 세컨드하우스 등으로 전원주택을 찾는 수요가 부쩍 늘고 있다. 이런 용도로 전원주택을 짓는다면 특히 큰 집은 부담이 된다.
김경래 리포터 oksigol@oksig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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