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S스포츠과학센터 이현석 선수관리팀장
“운동처방사는 멀티플레이어, 지식과 경험이 많아야 해요”
최근 유망한 직업 가운데 ‘운동처방사’가 있다. 운동처방사는 환자 또는 운동선수의 체력이나 건강상태, 병력에 알맞은 운동을 찾아주고 올바른 운동방법을 알려주는 일을 한다. 다이어트 클리닉을 비롯해 스포츠센터, 종합병원의 클리닉센터, 스포츠 구단 등에서 만나게 되는 운동처방사. 그 특별한 직업의 세계를 알아보기 위해 S스포츠과학센터 이현석 선수관리팀장을 만나봤다.
야구선수 박세웅과 함께
은행 그만두고 대학원서 스포츠의학 전공
“운동처방사는 멀티플레이가 되어야 해요. 다른 사람에게 운동을 강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엔 다정한 엄마가 되어야 하고 때로는 아버지처럼 강하게 밀어붙여야 하기도 하죠.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음을 함께하는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S스포츠과학센터 이현석(37) 선수관리팀장은 “운동처방사는 개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일인 만큼 이론적인 지식과 풍부한 임상경험, 일에 대한 책임감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강조한다.
이 팀장은 S스포츠과학센터에서 엘리트 선수 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운동처방사다. 지금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베테랑 운동 처방사이지만 그가 스포츠의학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0년 전. 대학의 전공과는 다른 분야다.
“고등학교 때까지 야구를 했어요. 체육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해 법학을 전공했지요. 야구를 계속할 생각이었는데 2학년 때 팔에 부상을 입었어요. 운동을 그만 두고 졸업 후에는 은행에 취직했고요.”
은행에 다니면서도 그는 운동에 대한 아쉬움을 버리지 못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은행을 1년 만에 그만두고 선택한 길이 스포츠의학이다. 대학원에서 스포츠의학을 공부하고 선수촌병원에서 일하게 되면서 그는 운동처방사라는 직업에 점점 더 빠져들었다.
야구선수 임지섭과 함께
실력 있는 병원의 정확한 진단 중요
“스포츠의학 분야는 배울수록 더 알고 싶어지는 학문이에요. 개인에 맞는 운동법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분야입니다. 특히 체형의 잘못된 곳을 바로잡고 그에 맞는 운동을 실시하는 바디워크는 건강한 몸을 만드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는 선수 관리나 일반인 재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정확한 진단을 강조한다. 어디가 어떻게 잘못된 상태인지 정확한 진단 없이는 제대로 된 운동처방을 할 수 없다는 것.
“한 명의 선수가 자기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물리치료사도 필요하고 운동처방사도 필요하죠. 특히 병원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병원을 찾는 일이 중요해요.”
선수관리는 운동처방만 내리는 게 아니라 병원과 연계하는 일까지 모든 관리가 유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총괄해 선수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 때문에 그가 S스포츠과학센터에서 가장 주력한 일도 부위별 전문 병원과의 협력이다. 그 결과 S스포츠과학센터는 현재 재활외과, 신경외과 등 스포츠의학에 관련된 수준급 병원 8곳과 협력을 맺고 있다.
운동처방사로 일하며 그동안 보람도 많았다. 류현진 최원재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해 좋은 성적을 거둔 일부터 중고등학생 선수들이 무사히 원하는 상급학교에 진학 한 일까지 모두가 소중한 경험이고 추억이 됐다.
재활·체형관리, 빨리 시작 할수록 시간·비용 절약돼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기는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경우 바디워크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어깨나 허리통증을 호소한다. 보통의 경우 체형을 바로잡는 수기요법과 운동요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심한 경우 반드시 전문의 진단과 운동처방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별히 수술 등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면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수기 요법을 통해 일시적으로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운동처방을 게을리 하면 안된다는 것이죠. 잘못된 체형을 마사지 등 수기요법으로 바로잡게 되면 일시적으로 몸이 좋아진 것 같지만 뇌는 그것을 인지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계획적인 운동요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곧 재발하게 됩니다. 지속적인 운동으로 뇌가 바른 자세를 인지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요.”
몸의 상태에 이상이 느껴질 때는 가능한 빨리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팀장은 “여성들의 경우 산후에 체형이 많이 잘못 된다”며 “빨리 체형을 되돌리려고 노력할수록 시간과 비용이 절약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큰 계획을 갖고 있다. 틈틈이 후배들에게 스포츠의학에 관한 강의를 하면서 전문적으로 후학을 양성하는 일이 적성에 맞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분야도 정했다. 스포츠 의학 전문가에 이은 그의 또 다른 계획은 언젠가 대학에 야구지도학과가 개설되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스포츠의학을 아는 야구지도학과 교수. 어딘가 차별화 된 느낌이다. 그의 계획이 꼭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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