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털을 뽑는 제모 전용 피부과를 설립했다. 그 후 항상 듣는 질문은 “정말 털 뽑는 시술만 하고 있나요?”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만약 다른 시술도 같이한다면 제모시술만 한다는 말을 할 수 없는데 제모시술만 한다고 말씀 드렸으니까 다른 시술은 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라고 조금은 도전적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왜 설명을 해도 다른 의미가 숨어 있을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이런 과정에서 여성들의 비키니라인, 성기부위와 항문으로 연결되는 특수한 부위의 제모 수요가 증가했다. 왠지 성기부위, 항문 등의 단어는 직접 언급하기에 어색함이 있어 쉽게 말하기 어려웠다. 이 부위의 왁싱을 ‘브라질리언 왁싱’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2007년에 ‘브라질리언 제모’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홍보자료를 만들었었다. 그러데 의료광고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결국 ‘브라질리언 제모’라는 단어의 공식적 사용을 포기하고 ‘레이저 여성제모’라는 조금은 모호한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 후로는 시술을 받으시는 분들이 쉽게 ‘레이저여성제모’라는 용어를 어려움 없이 사용하게 되었고, 상당한 시간이 지난 지금 매일 여러 명이 ‘레이저 여성제모’시술을 받는 병원이 되었다.
얼마 전 모임에서 여성 CEO와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어김없이 “제모 시술만 하는 제모전용 피부과에 근무하고 있는 피부과 전문의입니다”라고 인사를 하였다. 그러자 이 CEO는 아무 병원에서나 다 하는 제모시술만을 가지고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궁금해 하셨기 때문에 성기나 항문과 같은 특수 부위의 제모도 하고 있고, ‘레이저 여성제모’도 자주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병원과는 차별화 되어 있다고 설명을 드렸다. 그러자 놀라는 표정으로 그런 특수 부위의 제모가 가능한지 전혀 몰랐다는 말과 함께 매우 구체적인 시술 과정과 효과에 대한 질문을 하셨다. 본인 주변에 시술을 필요로 하는 후배들이 많다는 말과 함께 그런 시술이 가능한지 자기 주변에서는 아무도 모르고 있다고 설명하셨다.
의료정보는 해를 거듭할수록 전문화, 세분화 되어 의사도 다른 전문과목이나 시술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경우가 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일반 의료소비자들 중에는 의사보다도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생기고 있지만 정작 시술이 필요한 사람이 정보에 접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제이엠오피부과의원
고우석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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