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우리동네 걸어보기

한양관문길부터 인덕원길, 모락산길까지

경기 삼남길 문화유산을 만나다

지역내일 2013-09-11

삼남길은 한양에서 경기도를 거쳐 각각 충청수영과 해남 땅끝마을, 통영으로 이어지는 조선시대 육로 교통의 중심축이었던 삼남대로를 기본 원형으로 한 도보길이다. 삼남길 경기도 전체구간은 옛 길을 고증하여 원형을 확인하고 끊어지거나 사라진 도로 대신 걷기 좋은 대체로를 개척하여 완성했다. 과천의 제1길 한양관문길부터 평택의 제10길 소사원길에 이르기까지 경기 삼남길 총 90.1km에는 온온사, 인덕원터, 임영대군 묘역, 사근행궁터, 지지대비, 용주사, 독산성, 진위향교, 대동법기념비 등 풍부한 문화유산이 있어 아이와 함께 역사체험 도보여행을 계획해 보아도 좋겠다. 추석 연휴 가볍게 걸어볼 수 있는 우리동네 삼남길, 제1길 한양관문길과 제2길 인덕원길, 제3길 모락산길을 소개한다.

한양

한양으로 가는 관문, 제1길 한양관문길
지방에서 한양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한양관문길은 남태령에서 시작한다. 남태령역 2번출구에서 10분정도 고개를 오르면 남태령 표석이 나온다. 표석 바로 좌측으로 남태령 옛길 표지석과 망루가 보인다. 여우가 많아서 여우고개로 불렀던 남태령 옛길은 한 때 서울과 삼남(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을 통하는 도보길이었지만 우면산을 가로지르는 남태령로가 생기면서 서울쪽에는 옛길은 사라지고 과천 부분만 현재 남아있다.
경기 삼남길 제1길 한양관문길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역사 문화유적지는 과천 온온사. 온온사는 조선시대 정조가 수원에 있는 현륭원에 가는 길에 머무르던 객사이다. 객사는 외부 관리들이 그 마을에 들렀을 때 숙소로 이용하던 곳으로 ‘온온사’란 정조가 이곳에서 쉬는 동안 매우 편안하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이 곳의 현판은 정조가 직접 썼다고 한다.
온온사에서 얼마 걷지 않아 과천향교 입구에 다다른다. 과천 향교는 조선시대인 1398년(태조 7년)에 처음 세워졌는데 공자와 여러 성현의 제사를 지내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세운 조선시대의 지방교육기관이다. 과천향교에서 남쪽으로 걷다 보면 찬우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가자우물’이 있다. 역시 정조 임금이 현륭원으로 향하던 어느 날 이곳에 이르자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되었고 한 신하가 근처 우물물을 떠다 받치니 물맛이 유난히 좋다하여 당상 품계의 벼슬을 제수했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가자 당상’이라는 것은 정3품 이상의 품계로 임금이 직접 관리하는 우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때문에 이 우물은 ‘가자우물’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고 한다.
한양관문길 8.7km
소요시간 2시간 30분
코스 남태령표석~온온사~과천향교 입구~가자우물(찬우물)~인덕원 옛터

인덕원

옛 도로교통의 중심지, 제2길 인덕원길
제2길 인덕원길은 인덕원 옛터부터 백운호수 입구까지, 약 3.5km 구간이다. 인덕원은 조선초기부터 이미 교통의 요충지이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쉬어간 곳으로, 정조의 수원 능행로로 역사적 의미가 큰 곳이다.
찬우물에서 인덕원사거리 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면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샛길이 있다. 주유소 옆으로 보이는 작은 길이 바로 삼남길의 한 부분이다. 이 길은 지형으로나 풍경으로나 옛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좁은 샛길은 꽃집을 지나면서 대로를 만난다. 횡단보도를 건너 왼편으로 국민은행 인덕원점이 있고 그 뒤로 ‘인덕원터’ 표석이 있다. 표석 옆에는 삼남길 도보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책자와 스탬프도 마련되어 있다. 인덕원터 표석에는 인덕원의 역사적 의미를 가늠할 수 있는 짧은 글이 새겨져 있다. 글에 따르면 인덕원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에 환관들이 한양에서 내려와 살면서 주민들에게 어진 덕을 베풀었다하여 인덕이라는 말에, 마침 이곳에 관리들의 숙식처였던 원이 있어 인덕원이라 칭하게 되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는 1597년 5월 초사흘에 인덕원에서 쉬어갔다는 내용이 있고, 정조대왕은 부친 사도세자의 능참배시 여섯 차례에 걸쳐 인덕원 옛길을 지나갔다는 원행정례의 기록이 있다고 한다.
일찍부터 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에 자연발생적으로 주막이나 가게들이 생겨났고 이곳을 찾는 사람도 많았다. 인덕원터에서 멀지 않은 곳, 새마을 놀이터 앞에 또 다른 표석 ‘인덕원 옛길’이 있다. 주점부터 숙식업체까지 빽빽이 들어선 상가들이 이곳이 관리들의 숙식처며 교통의 요지였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아마도 과거엔 ‘주막’과 ‘원’으로 불렸을 터. 인덕원의 많은 상가들을 지나면 학의천, 백운호수 가는 길이 시작된다. 학의천을 따라 백운호수를 지나 지지대비로 통하는 길은 실제 옛길은 아니다. 옛길은 인덕원에서 흥안대로를 걸어 지지대비로 이어진다. 경기도는 개발로 볼거리가 적어진 옛길 대신 걷기 좋은 대체로를 개척했다. 어느 길을 선택하든 그것은 여행자의 몫이다.
인덕원길 3.5km
소요시간 1시간
코스 인덕원 옛터~학의천~백운호수 입구

삼남길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향하던 길, 제3길 모락산길
백운호수를 왼쪽으로 끼고 가다 고속국도 밑으로 빠져 나오면 포장된 산길로 들어선다. 길을 오르고 또 내려오다 보면 임영대군 사당이 보인다. 세종대왕의 넷째 왕자인 임영대군은 인평대군과 성균관에서 수학하였고 총명함으로 세종의 신임을 받았다. 특히 사물을 제작하는 능력이 있어 1445년 총통 제작으로 감독하였고 그 성능이 기존의 총통을 훨씬 능가했다고 한다. 1450년에는 화차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천성이 활달하였고 무예와 이론에 뛰어났으며 왕손이면서도 근검하였고 사람들을 대하는 데 교만하지 않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사당 아래에는 인덕원터에서와 마찬가지로 스탬프 찍는곳이 마련돼 있다. 임영대군 묘역을 지나 다시 모락산 산길로 들어선다. 도심 속 산골마을 오매기 마을의 풍경을 감상하고 만나게 되는 문화유적지는 김징 묘역. 김징의 아들들을 시작으로 100년간 6명의 정승을 배출한 명문가인 청풍 김씨 세거지가 바로 이 지역이다. 청풍 김씨 세거지를 지나 의왕 시가지 쪽으로 길을 잡으면 정조 임금 능행차길의 중요한 지점인 사근행궁 터를 지나 골사그내로 갈 수 있다.
현륭원으로 능행차를 떠나는 정조 일행은 도성을 떠나 과천에서 하룻밤을 묵은 후 다음날 점심나절에 사근행궁에 도착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이 지역이 과거 의왕시의 중심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제3길 모락산길의 종점은 지지대비. 현륭원을 찾았던 정조 임금이 아버지 묘소를 뒤로 하고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워서 뒤돌아보느라 행차가 지체되어 지지대고개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의 애틋한 효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모락산길 12.6km
소요시간 3시간 40분
코스 백운호수 입구~백운호수~임영대군 묘역~오매기마을~김징묘역~사근행궁 터(고천동 주민센터)~골사그내~지지대비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 갈림길에서 삼남길 찾는 방법
삼남길에는 갈림길마다 방향표지판과 리본이 묶여져 있다. 방향표지판에는 부메랑이 3개 있다.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지방을 표현한 것이다. 녹색은 숲을 의미하며 서울방향을, 주황색은 황토를 의미하며 땅끝을 지칭한다. 길을 잃었다 싶을 때는 주변의 전봇대 또는 벽의 모서리와 나무의 가지를 눈여겨보자. 방향을 알려주는 리본과 스티커를 발견할 수 있다. 

▶ 도보여행시 지켜주세요~
- 너무 이르거나 늦은 시각은 피해 주세요.
- 가능한 2명 이상이 함께 다니면 좋아요.
- 혼자 여행할 때는 주변 사람에게 행선지를 알려주세요.
- 길 주변 농작물에는 손을 대지 말아 주세요.
- 자기 쓰레기는 반드시 자기가 가져갑니다.
- 숲 속 동·식물을 보호해 주세요.
- 삼남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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