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다 동아리 | 안양여상 바리스타 동아리, ‘커피 프린세스’

“ 미래의 바리스타를 꿈꾸는 ‘커피 공주들’ ”

지역내일 2013-09-11

안양여상 1층. 입구에 들어서자 복도가 커피 향으로 가득하다. 커피향이 나는 곳을 따라 가자 ‘청송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시끌벅적한 음악과 함께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커피를 주문하고 있었다. 주문대 옆쪽에는 역시 교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여고생들이 앞치마를 두른 채 능숙한 솜씨로 갖가지 종류의 커피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들이 바로 안양여상 바리스타 동아리 ‘커피 프린세스’의 학생들이다.
‘주문하신 아이스커피 두잔 나왔습니다’ 낭랑한 목소리에 프로 바리스타 같은 아우라를 풍기는 안양여상의 ‘커피 공주들’을 리포터가 직접 만나고 왔다.

바리스타1

동아리 학생들 90%이상이 바리스타 자격증 보유
안양여상의 바리스타 동아리 ‘커피 프린세스’는 7년 전 처음 만들어졌다. 동아리 지도를 맡고 있는 홍은경 교사가 학생들이 커피에 관심이 많은 것을 보고 동아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20여명의 학생들이 소속된 이 동아리는 매월 넷째 주 수요일 오후에 모여 3시간 정도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은 다양하게 이뤄진다. 바리스타와 커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배우기도 하고, 교사나 선배들을 통해 드립이나 커피머신 다루기, 메뉴에 있는 커피를 종류별로 만들어 보는 과정을 실습해 보기도 한다.
또한, 얼마 전부터는 근처의 사회복지산하 사업체와 협약을 맺어 이곳에서 교육기부를 받기로 하고 ‘라떼 아트’ 같은 고난위도 기술을 특강형식으로 제공받고 있다고.
이런 다양한 활동과 외부 지원 등은 열정적인 지도교사의 힘이 컸다. 홍 교사는 “예산 때문에 매번 강사를 초청할 수 없어 바리스타 과정을 직접 배워 자격증을 땄고, 커피에 관한 심도 있는 교육을 하기 위해 로스팅이나 드립 등을 익히는 커피 트레이너 과정까지 이수해 웬만한 커피 관련 교육은 다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또 그는 “필요할 때는 도움을 줄만한 곳에 편지를 쓰거나 직접 찾아가는 등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바리스타 동아리 학생들은 90%이상이 1학년 때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으며, 많은 아이들이 바리스타를 꿈꾸며 진학이나 취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교내 카페 운영에서 외부 바리스타 재능기부까지
커피 프린세스 학생들은 학교 내 외부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동아리 학생들은 매주 두 번씩 학교 건물 1층에 마련된 실습실을 ‘청송카페’로 변신시키고, 학생들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카페 영업을 한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페모카 등 일반 카페에서 마실 수 있는 주요 커피들을 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커피 가격도 천원에서 이천 원 정도로 저렴하다.
홍 교사는 “교내 카페 운영을 통해 아이들이 바리스타의 역할에 대해 실제적으로 배우고 있다”며 “상대하는 고객이 대부분 학교 친구들이긴 해도 이를 통해 고객 상대법을 배우고, 마케팅과 재고관리, 커피 만드는 기술까지 실전 경험을 통해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매달 둘째, 넷째 토요일에 안양 만안구 청소년수련관을 방문해 재능기부로 카페 운영을 돕고 있다. 게다가, 기관이나 단체 등에서 행사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달려가 재능기부로 바리스타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고.

커피공주들

바리스타의 꿈을 위해 진학과 취업준비에 힘써
커피 프린스 동아리 학생들은 이곳에서 어떤 생각과 꿈을 갖고 생활하고 있을까?
동아리 회장인 윤선희(3학년)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바리스타가 꿈이었다”며 “꿈을 이루기 위해 바리스타 동아리가 있는 이 학교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바리스타과 진학을 목표로 준비 중인데, 바리스타에 대해 전문적인 공부를 마치고 국내 유명 커피 회사나 해외 등에서 커피 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학년 강상현 학생은 “동아리 하면서 커피에 관심이 많은 엄마와 커피 얘기를 많이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장소영(2학년) 학생은 “장래희망이 특별히 없었는데, 이곳에 들어와 생활하며 꿈이 바리스타가 됐다”며 “졸업 후에는 바리스타과에 진학해 호텔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또한 이들 모두는 “바리스타가 ‘커피 타는 사람’ 쯤으로 인식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전문직으로서 바리스타가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대부분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커피 프린세스’ 학생들이 뽑은 최고의 커피는 무엇일까?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커피 본연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아메리카노, 혹은 에스프레소를 커피 중 으뜸으로 꼽았다.
그들이 직접 만든 최고의 아메리카노, 리포터는 맛보았다. 그들의 설명대로 최고였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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