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9월 1일을 ''통계의 날''로 제정하고 통계청에서는 1995년부터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2013년은 세계 통계의 해이기도 하다.
일반인들은 통계에 대해서 학교에서 마지못해 배우는 과목이며 TV시청률 조사, 스포츠 경기, 인구조사, 선거 등에서 주로 사용된다는 제한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통계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통계는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세계 통계의 해를 만들었다.
1854년 러시아와 연합국간에 발생한 크림전쟁에 참전한 수많은 영국 군인들이 부상과 질병으로 죽었다. 나이팅게일은 이 전쟁의 참상에 관한 보도와 영국의 국방장관 시드니 허버트의 요청으로 38명의 간호사를 데리고 터키 이스탄불 야전병원에서 근무하게 된다. 나이팅게일과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간호 덕택에 42%에 이르던 영국군 부상병들의 사망률이 2.2%까지 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나이팅게일이 통계를 이용해서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이팅게일은 군인들의 부상, 질병, 사망 등 야전 병원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통계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나이팅게일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정부에 야전병원의 위생을 개선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야전병원의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만든 나이팅게일의 보고서를 접한 영국정부는 야전병원의 위생을 개선하기 시작했고, 사망률이 급격히 낮아졌다.
어떤 상황이나 현상을 숫자를 사용하여 간결하게 표현하는 통계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사용된다. 일반인들은 통계자료는 엄밀한 수학적인 과정을 거쳐 산출되므로 믿을만하다고 비판 없이 받아들이며, 맹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 통계자료는 부정확하거나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자료를 왜곡시켜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는데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
다음의 기사를 읽어보자.
정부의 세법개정안에서는 상당수의 착시 현상이 발견된다. 대표적인 예가 소득 상위 22%인 근로자의 세금 부담이 높아졌다는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기재부는 “소득 하위 78%가 세 부담이 줄었는데 소득 재분배 차원에서 옳은 방향이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통계 착시 현상이다. 저소득층, 시간제등 급여 노동자의 36.1%는 면세자여서 세금을 내지 않는다. 면세자를 제외하면 세금을 더 내는 사람은 근로자의 43.7%로 늘어난다.
-2013년 8월 12일 경향신문
이 기사는 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세금이 늘어나는 것에 대하여 국민들의 반발(조세저항)을 피하기 위해, 실제로는 정부의 발표보다 두 배 가까운 근로자들이 세금을 더 부담해야 함에도 마치 고소득자에게만 세금을 더 걷는 개정안처럼 통계를 왜곡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다음으로 그래프를 이용하여 통계를 왜곡한 사례를 살펴보자. 아래의 그림은 2011년 6월 3일 매일경제신문에 실린 그래프이다.
사람들은 그림으로 주어지는 정보를 더 쉽게 받아들인다는 이유 때문에 통계 자료를 숫자보다는 그래프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프는 자료를 간결하게 요약할 뿐만 아니라 효과적으로 설명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래프를 정확하게 그리지 않는다면 자료에 대해 잘못된 인상을 심어주고 왜곡된 해석을 유도할 가능성이 생긴다.
위 그래프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높아지는 자살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쓴 기사이지만, 정확하지 않은 그래프를 사용해서 사람들에게 왜곡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신문은 제한된 지면을 이용하다보니 그래프의 아랫부분을 잘라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위 그래프도 아래 부분(0명에서 22명까지에 해당되는 세로 부분)을 잘라내고 년도별 인원과는 상관없이 세로 간격을 만들었기 때문에 자살 사망률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거짓말에는 세 종류가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은‘통계란 신뢰할 만한 것이 못 된다’라는 뜻이기 보다는 통계를 받아들이는데 우리가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통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고 정확하게 해석하는 능력이 길러질수록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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