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아이들과 방학 동안 별다른 추억을 만들지 못했다면 연극 나들이 한번 가보는 것은 어떨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엄마가 모르는 친구>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보면 더 없이 좋은 연극이다.
일반적으로 유아나 초등 저학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연극과 달리 <엄마가 모르는 친구>의 관람 적합연령은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교 1~2년 학생까지이다. 어린이 연극만을 전문으로 하는 극단 사다리가 스토리와 구성, 정서와 메시지, 연출과 음악 등 공연 전반을 초등생 이상을 대상으로 맞춤형 연극으로 제작했다. 전문 극단에서 만든 만큼 2011년 서울에서 초연된 후 대략 1만여 명의 초등생이 관람했으며 2년간의 공연을 통해 작품성과 완성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문화’를 소재로 한 <엄마가 모르는 친구>에는 주변에서 많이 보았을 법한 평범한 초등 4학년 사야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단짝친구 시내와 싸운 후 어김없이 오늘도 영어학원행 버스를 타러 가는 사야 앞에 마음 노선버스 497이 나타난다. 그러니까 이 버스는 사람의 마음속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버스. 의자와 작은 훌라후프 몇 개로 표현되는 497 버스가 출발하면 드디어 사야가 시내가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혼란과 갈등, 그리고 마음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인정하고 수용하는 과정 등이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왜 진짜 내 마음을 잘 알아야 하는지, 왜 다르다는 것이 불편한 것인지, 왜 나는 한국인이고, 왜 다문화인지, 왜 차별해서는 안 되는지 등 근본적이면서 구체적인 질문들을 던지며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배우 6인과 악사 2인의 생생 라이브로 11곡의 랩을 위주로 한 노래까지 어우러져 지루할 틈이 없는 연극 <엄마가 모르는 친구>는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8월 25까지 공연한다.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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