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이후 영유아 사교육 시장 커졌다

유치원 어린이집 동일한 통합 교육…다양하고 차별화된 교육 원하는 학부모 증가

지역내일 2013-10-18

어린이집 및 유치원의 누리과정 시행 후 영유아들의 사교육 기관 이용이 증가, 앞으로 영유아 사교육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모두 동일한 교육을 하고 누구나 동일하게 교육비를 지원받는 누리과정 실시로 각 가정에서의 평균적인 교육비 지출은 예년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좀 더 특화되고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사교육 기관으로 발길을 돌려 실질적인 교육비 감소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취학 전 의무교육 강화 위한 누리과정
누리과정은 어린이집 표준보육과정과 유치원교육과정에서 선별한 5개 영역(△신체운동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을 배우는 과정이다. 특히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구분 없이 동일한 내용을 배우고 부모의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유아에게 22만원의 보육료 또는 학비를 제공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는 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로 취학 전 의무교육의 혜택을 보다 많은 유아와 가정이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기본 취지다. 이에 대해 어린이집 및 유치원의 일선 교사들은 체계적인 자료가 있어 좀 더 수월하게 수업할 수 있고 초등교과 과정과 연계한 교육내용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13년 3월부터 실시한 만 3~4세 누리과정 실시 이후 영유아들이 사교육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실시하는 누리과정은 과정대로 교육받고 예체능 및 창의력, 특성화 수업은 그것대로 또 받고 있다는 얘기다. (사)충청북도사립유치원연합회 심우경 회장은 “누리과정 실시 이후 귀가하는 아이들을 태우기 위해 유치원에 들어오는 사교육 차량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어느 원이나 교육내용이 똑같아 영유아 교육이 획일적라는 비판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융통성 있는 수업이나 차별화된 교육 어려워
국무총리 산하 육아정책연구소의 ‘5세 누리과정 이용실태 및 요구조사’에 따르면 누리과정 시행 전인 2011년과 비교해 볼 때 사교육 참여율은 43.6%에서 지난해 64.8%로 증가했다. 실제 청주지역에서도 영유아 관련 사교육 기관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놀이수학과 실험과학 및 창의력 수업을 하고 있는 ‘씽크붐붐’의 박영미 원장은 “사교육 기관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정확히 집계할 수는 없지만 증가한 것은 확실하고 교육대상 연령도 초등에서 영유아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어 “정부에서 지원금을 주기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이 예전에 비해 남는 교육비로 차별화된 수업을 받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학부모 김은정(42 오창) 씨는 “누리과정 안에 유아들이 알아야 할 교육적인 내용이 모두 있다고 하지만 다른 원, 다른 아이와는 좀 더 차별화되고 좋은 교육을 받게 하고 싶은 것 또한 엄마들의 솔직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만석 청주시어린이집연합회장은 “누리과정 자체로만 보자면 교육적으로 매우 훌륭한 내용이지만 실제 교사들은 시간에 비해 해야 할 것이 아주 많고 빡빡한 일정으로 융통성 있는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서 회장은 이어 “바깥 놀이시간과 쉬는 시간(휴식 및 낮잠) 확보가 필수적이어서 누리과정을 마치면 교사가 자율적으로 수업할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아 누리과정 이외의 차별화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특별활동 증가로 사교육비 절감 효과는 ‘글쎄’
한편 누리과정 시행 이후 영유아들의 사교육 기관 이용 증가와 관련 충청북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누리과정 때문에 사교육이 증가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국공립 유치원은 월 5만원, 사립유치원은 월 7만원의 종일반비도 추가 지원되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공교육 안에서 창의적이고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사립유치원 원장 및 교사들은 사교육비 절감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방과 후 수업으로 인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유동유치원 김숙경 원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되는 누리 과정은 누리과정대로 하고 방과 후 수업은 방과 후 수업대로 다 진행하기 때문에 교사와 아이들 모두 힘들다”며 “예전에는 오후 2시경에 귀가했다면 현재는 많은 아이들이 오후 5시에 귀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부모들은 월 22만원의 교육비를 정부에서 지원받지만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특별활동비, 방과 후 활동비가 증가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교육비 절감은 사실상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유치원 공시 사이트인 ‘유치원 알리미’에 공개된 ‘전국 국, 공, 사립유치원 원비 현황’에 따르면 누리과정 시행이후 사립유치원의 원비 인상폭이 커 실질적인 지원혜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충동에 사는 학부모 최은숙 씨는 “누리과정 시행으로 원에서 하는 교육내용이 사실상 모두 같기 때문에 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교사의 자질뿐”이라며 “다양한 능력과 재능을 개발해야 하는 영유아 시기에 누구나 똑같은 교육을 받는 누리과정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