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는 날씨가 계속되자 운동이나 산행, 걷기 등으로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걷기나 산을 오르면 몸과 마음이 상쾌해질 뿐만 아니라 골밀도 향상과 근육강화, 심폐기능 완화 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건강에 도움이 됨에도 불구하고 산행을 또는 걷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가까운 우리 지역의 산 가운데 경사가 심하지 않고 30분∼1시간 내외로 둘러볼 수 있는 관악산 둘레길을 추천한다.
우리 고장이라 더 정겨운 길
대중교통을 이용해 전철 1호선 관악역에서 내려 한마음선원을 지나 경인교대 쪽으로 가다보면 삼막마을이 보인다. 삼막천을 지나 좁은 길로 가면 관악산 둘레길 2구간인 금강사 이정표가 눈에 띈다. 관악산 둘레길은 수도권의 대표적인 명산인 관악산과 접해 있으면서 안양시, 과천시, 관악구 금천구에 속해있는 관악산을 순환할 수 있는 둘레길이다. 전체구간은 31.2km이며 산의 높이는 629m로 관악산 둘레길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고 역사와 생태를 배우는 자연탐방로가 있다. 이 가운데 안양시 구간은 모두 6개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구간별로 특색있는 안양의 숲길을 체험할 수 있다. 이 중 석수역에서 시작해 금강사, 안양예술공원, 망해암, 비봉 산책길, 내비산 입구, 관악산 자연학습장, 간촌약수터를 지난 과천으로 이어지는 관악산 둘레길 1구간은 안양시 만안구 전경을 모두 볼 수 있어서 인기있는 구간이다.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는 조금 가파르기 때문에 난이도는 있지만 걷고 나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둘레길이다.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도 걷기에 전혀 부담감이 없는 2구간은 금강사를 출발해 안양사, 예술공원 주차장, 알바로 시자홀까지 총 소요시간은 40분이다. 또 3구간은 알바로시자홀을 시작으로 지장사 뒤편 산책로와 관악천약수터를 거쳐 망해암까지 50분이면 된다. 특히 해질녁에 망해암에 도착해 일몰을 감상하면 장관이다. 이 밖에 4구간과 5구간을 비롯해 6구간인 관악산산림욕장입구, 매천약수터, 자연학습장 입구, 무당골 계곡, 간촌약수터 코스는 자연학습장이 교육적인 효과까지 있어 가족 등산객들에게 인기코스이다. 삼막골 뒷산에 있는 금강사는 1960년대 초에 창사되었다. 종파는 법파종으로 금강사란 사명은 금강반야바라밀다심경이란 불경에서 취했다고 하는데 금강사를 지나 안양사로 가는 숲길은 고요하고 사색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안양사는 안양예술공원 입구에서 북쪽으로 약30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본래의 안양사는 이곳에서 동북쪽에 있었는데 현재의 사찰은 1950년 창건되었다. 대한불교태고종 사찰로 안양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안양이란 지명이 이 사찰 명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것. 안양사 경내에서 삼성산을 바라보는 전망도 좋고, 예술공원으로 가는 적송 숲길은 천천히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안양사 귀부는 안양사 경내에 소재한 거북형상의 비석 받침돌이다. 원래 안양사 뒷산에 일명 거북골이라는 곳에 있었으나 지금 안양사 법당 앞에 옮겨져 있다. 비신과 이수는 없어지고 현재는 귀부 만 남아있다. 몇 개의 장대석으로 지대를 구축했고, 굄대와 귀부는 한 개의 돌로 만들었으며 비좌는 각면을 외겹 연꽃무늬로 돌리고 있다. 귀부에 조성된 귀갑문은 6각형에 머리는 용의 머리처럼 새겨 사실적이고 뒤편에 꼬리는 옆으로 새겼다. 전체적인 모습으로 보아 고려시대로 판단되며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3호 로 지정되어 있다.
먹거리, 볼거리 가득한 안양예술공원
금강사와 안양사를 거쳐 도착한 안양예술공원은 안양의 관악산과 삼성산을 본격적으로 탐방하기에 좋은 곳으로 요즘 같은 가을, 주말이면 등산객이 몰려든다. 안양사에서 숲길을 조금만 걸으면 안양예술공원 공영주차장이 나오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해 마을버스를 타고 오기도 하고 승용차를 가지고 갔다면 이곳에 주차한 후 예술공원을 둘러보면 된다. 안양예술공원 뒤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삼성산은 아늑한 계곡, 삼림욕로, 사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명소로 시민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공간이다. 이곳은 안양유원지의 새로운 이름으로 한국 근대화 이후 서울 근교 최고의 유원지로 시민들에게 사랑 받아온 장소인데 안양유원지개발과 APAP 2005를 통해서 예술공원으로 거듭났다. 공영주차장이나 비토아콘치가 설계한 웜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곡을 따라 걸으면 조명과 함께 물고기의 눈물이 호수로 떨어지다. 1평 타워 등 많은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웜홀은 주차장을 거미줄처럼 디자인된 투명유리관이 감싸고 있고 주차장과 야외무대로 연결되는 원통형 통로를 지나며 조형물과 공원 내부 등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산을 걷거나 운동을 하다보면 먹거리 생각이 간절해진다. 안양예술공원은 볼거리도 많지만 먹거리도 넘쳐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음식솜씨자랑축제를 개최하고 겉에서 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손맛이 있는 음식점들이 많이 있다. 메뉴도 다양하고 계곡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음식점들은 어느 곳 하나 정겹지 않는 곳이 없다. 시원한 막걸리에 파전도 좋고, 커피향 가득한 카페도 분위기 만점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7080 노래가 흘러나오는 주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7, 80년대 DJ가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다방도 가 볼만하다.
<관악산 둘레길 코스>
1구간:석수역-해솔학교 갈림길-점심여자정보산업학교-안양교회 교육관-금강사(소요시간 40분)
2구간:금강사 입구-안양사-예술공원 주차장-알바로 시자홀(소요시간 40분)
3구간:알바로시자홀-지장사 뒤편 산책로-관악천약수터-망해암(소요시간 50분)
4구간:망해암-보덕사 갈림길- 비봉산책로(소요시간 20분)
5구간:비봉산책로-비산중학교-수도군단 입구-관악산 삼림욕장(소요시간 1시간)
6구간:관악산산림욕장입구-매천약수터-자연학습장 입구-무당골 계곡-간촌약수터(소요시간 30분)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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