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0일부터 서초동 흰물결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이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덤덤하지만 세밀하고 사실적인 묘사로 따듯한 감동을 전한다.
특히 이 작품에는 연기 인생 50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신구와 손숙이 부부로 출연하고 이들과 함께 개성 있는 연기로 믿음을 주는 이호성, 정승길, 서은경이 출연한다. 또한 배우이자 연출가이며 예술감독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철리가 연출을 맡았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작가 김광탁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가 고통으로 인한 간성혼수 상태에서 ‘굿을 해달라’고 말씀하셨던 것에 대한 충격으로 인해 시작되었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고, 그리움이 덕지덕지 붙은 곳이 있어도 가고 싶다고 하지 않는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을 위한 위로의 굿 한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탈고했다는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시골 정취가 느껴지는 가운데 상징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무대, 물 흐르듯 변하다 순간순간 극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조명, 그리고 극의 분위기를 아우르며 연극 속 인물들의 감정선을 받쳐주는 음악이 있어 울림이 깊다. 드라마틱한 사건 위주의 자극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힘’이 있는 작품. 연극은 관객들에게 묻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 기억과 망각의 경계, 과거와 현재의 경계는 무엇인가라고.
~10월 6일까지, 서초동 흰물결아트센터, 3~5만 원, 문의 (02)577-1987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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