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야스쿠니의 실체를 고발하는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세계에 배포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도둑이 훔친 종을 쪼개는 소리를 들킬까 봐 자신의 귀를 막았다는 고사처럼 반크가 전 세계에 공개한 동영상은 일본 우익을 고사 속 도둑에 비유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국제사회가 진실을 알게 될까봐 귀를 막은 채 종군위안부 범죄를 미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던 반크의 활동은 12만 명 회원들의 SNS를 활용해 전 세계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처럼 반크는 인터넷 상에서 전국 각지의 네티즌들이 모여 시간과 국경의 벽을 넘어 한국과 한국인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사이버 외교사절단이다. 인터넷 상에서 한국을 알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에게 이메일로 한국에 관한 모든 것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사이버 관광가이드이자 전 세계 해외 네티즌들에게 한국의 참 모습을 올바로 알리는 일이 주된 임무이다. 특히 미국 CIA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사, 세계 최대의 온 오프라인 지도 출판사인 그래픽스 맵스, 세계보건기구, 유네스코 등의 국제 기구 등에 일본해의 동해 표기를 위한 항의 서한 및 시정 요구 메일을 보내는 활동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단체이기도 하다. 이 반크의 역할을 통해 새로운 국가관을 형성하고 외교에 관한 꿈을 펼치는 학생들이 있다. 바로 안양외고 VANK 동아리이다.
학술 스터디 운영하는 정치외교동아리
취재진이 안양외고를 찾은 이날, 반크동아리 회원들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벌어진 댜오위다오 분쟁에 대한 PPT발표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 학생이 이어도 분쟁과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분쟁과 관련해 비교분석 및 각 국의 대처방안에 대한 의견을 말하자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안양외고 반크 동아리는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소속으로 정치외교동아리이다. 동아리의 모토는 한국 알리기이다. 활동 시간에는 매 회 다른 주제별로 4∼5명의 발표자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오고 나머지 멤버들은 동일 주제에 관한 자료조사와 의견제시를 위한 준비를 해온다. 그동안 동북공정, 탈북자 북송 문제, 대한민국 외교의 현 주소,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문화외교 등 다양한 주제로 학술 스터디를 진행해 왔다. 또 명동, 인사동, 광화문 등에서 외국인을 만나 한국인식 설문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주로 교내에서 이루어졌던 실내활동보다 회원들이 직접 외부로 나가 발로 띄며 사이버 외교사절단의 뜻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던 외국인 한국인식 설문조사 활동은 나름대로 뜻깊은 의미가 있었다.
동아리 대표 이고운 양은 “외국인 설문조사는 반크 첫 시간에 1년 동안 무엇을 할지 계획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 중에 가장 재미있어 보였고 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이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준비하고 플랜카드도 만드는 과정은 무척 즐거웠으며 뜻 깊었다”고 말했다.
시사, 정치, 경제 등 국제적인 이슈에 늘 깨어있어야
‘외교라는게 국가와 국가 간에 이뤄지는 형식적인 만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면 학생이 생각하는 외교는 뭔가요?’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말해볼까요?’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침해 외에 관심 있는 정치외교 주제는 무엇인가요?’
위의 질문은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시험문제가 아니다. 바로 안양외고 반크 동아리 신입생 면접 질문이다. 반크 동아리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사, 경제, 역사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활동하는데 부담이 없다.
동아리 회원 이신우(일본어과 1학년)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반크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한다. 장래희망도 외교관이었고, 아침 일찍 일어나 신문을 보고 시사, 정치, 문화 등에 관한 기사를 보며 하루를 준비한다는 것. 이 군은 “저희 동아리야말로 학창시절 자신의 진로와 연계해 활동할 수 있는 유익한 동아리 활동 가운데 하나이며, 가장 주된 활동은 PPT 준비를 위해 과제를 하는 것인데 그 다음 발표에 대한 자료 조사와 준비를 하는 것이 무척 즐겁다”며 “저의 경우는 문화해설사 활동도 하고 있는데, 반크 활동을 통해서 시야를 더 넓힐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동아리 담당 강정훈 교사도 “반크 동아리는 외국어고등학교의 특성을 잘 살려 외국어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활동 가운데 국제적인 이슈나 정치, 경제, 문화 등에 대해 토론하고 늘 관심을 갖고 있어 학생들의 진로 설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인터뷰-동아리 대표 이고운(중국어과 2)
원래 정치 외교에 관심이 많고, 정치외교학과 지망생이에요. 중학교 때부터 반크의 평생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었고, 안양외고에 진학하면서 꼭 가입하고 싶어서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어요. 반크는 전국 반크동아리 연합이 있고, 총회나 캠페인도 같이 해요. 거기도 얻은 정보를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주로 합니다. 우리 안양외고 반크 동아리는 외고라는 특성상 외국어를 최대한 활용해 펜팔이나 외국인 설문조사 활동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또 지난 7월에는 동아리 멤버들을 데리고 인솔 교사 없이 자체적으로 국립외교원을 다녀왔어요. 이 행사는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약 6개월간 외교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정을 조율한 결과, 7월에 외교부 국립외교원 주최 독도강좌에 참가하게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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