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간다 | 군포 산본도서관, 한옥 어린이 자료실

“한옥의 매력에 한번 빠지고, 독서삼매경에 두 번 빠지고”

지역내일 2013-08-29

군포시 산본동에 위치한 산본도서관 1층에는 이색적인 공간이 있다. 바로 한옥으로 만들어진 ‘어린이 자료실’이다. 자료실 입구는 한옥의 큰 대문을 본떠 만들었고, 대문을 열 듯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자료실 내부는 온통 한옥 분위기다. 우리의 전통 가옥인 한옥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나무 기둥과 툇마루, 창호지 바른 격자창에 글공부하면 좋을 것 같은 방 등 도서관과 묘하게 어울리는 한옥의 매력에 눈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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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한옥으로 만들 생각, 어떻게 했을까?
고즈넉한 한옥을 서가(書家) 속으로 들여온 시도는 매우 이색적이다. 더욱이 어르신들도 아닌 어린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을 한옥으로 만든다는 발상이 쉬운 것도 아닌데 말이다.
산본도서관 윤주헌 사서팀장은 “처음엔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밀까도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이미 한옥에 대해 접해보고 잘 알고 있는 어르신들 보다는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 한옥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우리의 전통 가옥을 알리고 그 속에 담긴 우리 문화도 알게 하면 좋겠다 싶어 어린이 자료실을 한옥으로 꾸미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본도서관의 한옥 어린이 자료실은 지난 2008년 문화관광부에서 실시한 ‘한국 공간 활성화 사업’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만들어졌다. 문광부와 군포시청의 지원으로 그 해 리모델링을 시작해 2010년에 지금의 한옥 자료실로 재탄생했다.
공간도 500㎡가 넘을 정도로 넓고, 영어원서 등을 포함한 6만 3천여 권의 어린이 관련 도서들과 자료들이 소장돼 있다. 산본도서관 전체 보유 도서 수가 20만권이니 3분의 1정도가 어린이 도서인 셈.
한옥 자료실 내 보이는 큰 기둥들은 3~40년 된 소나무인 적송과 90년 넘은 소나무를 가져다 만들었다. 그 결과 소나무 기둥들 마다 피톤치드가 다량 뿜어져 나온다.
그래서일까? 다른 도서관들에서 나는 특유의 책 냄새가 이곳에는 없다. 대신 자연 숲에 온 것 같은 신선한 공기가 가득하다. 한 방문객은 “삼림욕장에 온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영유아들이 주로 머무는 공간인 유아방은 한옥의 툇마루를 본떠 만들었고, 수유실도 한옥에서 볼 수 있는 창호지 바른 문과 벽으로 꾸몄다.
자료실의 일부는 팔만대장경이 있는 합천 해인사의 보관소를 그대로 재현해 자연이 맞추는 온도와 습도로 책을 보관하고 있고, 천장에 달린 표지판들도 한옥에서 쓰는 우리의 전통 문양을 새겨 만들었다.
이곳에 자주 온다는 둔전초등학교 강예나(5학년) 어린이는 “한옥자료실이 신기하고 좋아서 책 보러 자주 온다”고 말했고, 옆에 있던 김승연(5학년) 어린이는 “창이 넓어서 환하고, 분위기도 다른 데보다 차분하고 조용한 것 같아서 여기 오면 집중이 잘 된다”고 말했다.

여름방학엔 1박 2일 한옥 체험도 해
한옥 자료실은 여름방학이 되면 더 특별해진다. 바로 어린이들을 위한 ‘1박2일 한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관내 초등학교 3,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은 뒤, 30명을 뽑아 어린이 자료실에서 1박 2일을 보내며 한옥과 책을 흥미롭게 경험하는 행사다.
윤 팀장은 “자료실 문 닫을 시간에 맞춰 저녁을 먹은 초등생들이 이곳에 모여 각종 게임과 전래놀이, 독서 프로그램 등을 즐기며 한옥의 정취를 경험해 본다”며 “저녁에 먹는 간식도 과자나 인스턴트가 아닌 우리 한옥에 어울리는 감자나 옥수수 등을 쪄서 먹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옥 자료실이 문을 열던 2010년부터 매년 여름방학에 운영하고 있는데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애정과 호응이 매우 높아 도서관 직원들이 뿌듯하게 준비하는 행사”라고 자랑했다.
한옥 체험 프로그램은 추위 때문에 겨울방학에는 열고 있지 않지만 자주 진행해 달라는 시민들의 요청이 많아 겨울 중 도서관 휴관일을 이용해 하루정도 체험하는 행사를 가져볼까 검토하는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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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대출에, 경기도민 대상 책 대여까지
이곳은 또 전집 대출을 해주는 곳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몇 십 만원에서 백만 원이 훌쩍 넘어 개인이 사기에 부담스러운 유명 전집들을 보유해 원하는 사람에게 대출해 주고 있는 것. 단, 도서관 연체기록이 없고, 책을 많이 빌려 읽은 다독자들에게만 대출이 이뤄진다. 전집 대출자로 선정된 다독자는 원하는 유명 전집을 통째로 한 달간 빌릴 수 있다.
또한 이곳은 군포시민 뿐 아니라 경기도민 모두에게 책을 대출해 주고 있다. 회원가입만 하면 1인당 7권까지 빌릴 수 있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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