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자락에 위치한 한국천연염색학교. 얼핏 보기에도 독특한 외관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염색학교 학생들의 작품과 천연염색 재료들이 보관되어 있는 통나무 건물 내부로 들어서니 마치 영화 촬영 현장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이 들만큼 독특하고 아름다웠다.
전통조각보 명인인 천연염색학교 김문정 교장이 남편 이성만 교수와 함께 운영하는 한국천연염색학교. 천연염색의 전통을 이을 전문가를 양성하고 텃밭에 염료가 될 식물과 채소를 키우며 살아가는 부부의 생활터전이기도 하다.
계절이 지나면 사라져버릴 작은 풀꽃의 빛깔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 옷감에 그 빛깔을 오롯이 담는 천연염색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천연염색의 맥을 잇다
천연염색은 자연의 색을 그대로 살려 물을 들이기 때문에 인공적인 어떤 색깔보다 자연스럽다. 하지만 염료의 상태가 매번 다르기 때문에 과학적인 배합으로 만들어진 인공 염료처럼 늘 같은 색을 내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성만 교수는 “천연염색 방법은 도제식으로 전수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다보니 개인적인 지식에 그치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염료의 비율이나 물들이는 방식, 염료를 끓이는 시간 등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것이 현재 천연염색의 한계지만 일정한 색을 낼 수 있게 염료의 비율이나 배합 정도를 수치화해 사용할 수 있도록 색상표를 만드는 중입니다”라고 말해 20년 가까운 세월을 천연염색에 몰두해 지내는 삶의 깊이를 느끼게 했다.
●지식에 실용성 더해
천연 염색학교 김문정 교장은 “학교로 올라오는 길이 언덕처럼 가파르잖아요. 학생들이 과제를 해오지 않으면 아예 저 언덕을 올라오지 말라고 말합니다. 과제를 해오지 않으면 그 다음 수업을 진행할 수 없으니까요. 한 학기 과정을 마치면 완제품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됩니다. 실제로 판매되기도 해요. 현재 공방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제자도 있답니다”라며 녹녹치 않은 수업 일정에 대해 귀띔했다.
천연염색학교에 배우러 오는 이들 중에는 염색에 대해 문외한인 이들은 별로 없다. 도제식 교육을 받았거나 이미 어디에선가 기초 과정을 마친 이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다.
이성만 교수는 “원주 지역보다는 오히려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번 오려면 4시간 이상이 걸리는 곳에서도 기꺼이 찾아오는 이들의 열정이 대단합니다”라며 앞으로 천연염색이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국천연염색학교는 졸업생들의 작품과 천연염색 의류와 침구류 완제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과 수업을 하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누구든지 작품 관람과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
온갖 풀과 꽃이 아름다운 색으로 옷감에 물들어 오랜 시간 생을 이어가듯 한국염색학교가 오래도록 천연염색의 맥을 잇는 교육의 장이 될 것을 기대한다.
기초부터 심화까지 천연염색의 모든 것
한국천연염색학교는 2학기 6개월 과정으로 매월 둘째주 넷째주 주말에 1박2일로 진행된다.
천연염색 기본과정부터 작품 완성에 이르기까지 관련 이론과 실습에 동일한 시간을 안배해 수업을 진행한다.
현재 대학에 출강중인 디자인, 염색, 생활자수, 섬유미술 관련 교수들이 직접 지도하며 모집 인원은 7명으로 철저하게 소수정예로 진행한다.
현재 2학기 수강생을 모집 중인 천연염색학교는 전화로 문의한 후 면접을 거쳐야만 입학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학기별 정규과정 뿐 아리라 단기 전문가 과정과 계절별 워크숍도 개최한다.
퇴직 후 전원생활을 준비하는 이들이나 천연염색 전문직업인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문을 두드려 볼 것을 권한다.
문의 732-6562, 네이버카페 풀물꽃물
최선미 리포터 ysbw@hanmail.net
Tip >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천연염색
양파껍질로 가을빛깔 만들기
1. 양파껍질 한 주먹을 3리터(페트병 약 2병 분량)의 물에 넣고 20분간 끓인다.
2. 1에서 끓인 물을 잘 걸러 염색액을 준비한다.
3. 2의 염색액에 약국에서 구입한 명반을 잘게 부숴 한 스푼(밥숟가락) 넣고 저어준다.
4. 흰색의 실크 스카프나 면 손수건을 염색액에 넣고 15분~20분간 주무른다.
5. 4를 건져 맑은 물에 3~4회 헹군 후 건조시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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