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소아과학회에 팔과 다리가 짧은 물개의 외형을 가진 기형아에 대한 보고를 시작으로 미국을 제외한 유럽에서 약 3000명 이상의 기형아에 대한 임상예가 보고되었습니다. 역학조사 결과, 임신 구토를 진정시키기 위해 임신 기간 중에 복용한 탈리도마이드가 그 원인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를 방문한 프랑스의 구족화가 엘리슨 레퍼가 바로 전형적인 탈리도마이드에 의한 기형입니다.
1970년대에는 보통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나타나던 질상피내암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에서 발병하고 이와 비슷한 나이의 젊은 여성에서 불임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이들 젊은 여성에 대한 검사 결과 자궁의 형태 이상과 같은 생식기관의 기형이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역학조사 결과 임신 중에 유산방지 목적으로 디에칠스틸베스테롤이라는 약물을 투여 받은 산모에게서 태어나 사춘기에 이른 여아에서 나타난 부작용 사례로 확인되었습니다.
기형은 그 원인이 밝혀진 경우도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신생아의 약 3%가 선천성 이상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 65%는 원인을 알 수 없고 유전적인 원인이 4%, 모체의 기형에 의한 것이 7%이며 약물로 인한 기형은 약 1% 정도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약물에 의한 기형 발현을 실험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동물 실험으로 간접적으로 추론할 수 있고 이것을 바탕으로 약물에 의한 기형은 예방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초기에 기형연구자들은 모체에 노출된 약물이 태아에 이행되는 것을 저지할 수 있는 중요한 신의 선물이 태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은 거의 무너졌으며, 일반적으로 임부가 복용한 약물이 태아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고 더구나 분자량이 600 이하인 약물은 자유롭게 태반을 통과합니다. 물론 태반에서의 대사 기능으로 소량에 노출됩니다. 하지만 기형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진 약물은 극소량이라도 복용을 피해야 합니다.
특히 수정 후 3~8주까지는 중요 장기가 형성되는 배아형성기로 이 시기 약물 노출은 중요 장기의 기형이 유발 될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입니다. 사람에서 기형을 유발하는 약물로 밝혀진 약물로는 탈리도마이드, 항경련제, 성호르몬제, 항응고제인 와파린,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된 고엽제, 다이옥신과 알콜 등입니다. 방사선 노출과 풍진 바이러스도 태아 기형을 유발합니다.
임부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임부에의 투약에 관한 부작용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임부의 신약 복용에 따르는 위험성은 매우 큽니다, 따라서 임신 중에는 약물 복용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치료를 꼭 해야 되는 경우라면 치료에 따른 유익성과 위험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어떤 약물을 어느 시기에 투여하는 것이 최선인가?” 하는 견지에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임부의 약물복용과 관련해서는 전문가인 의사의 조언이나 판단 뿐 아니라, 환자 자신의 판단도 매우 중요합니다.
우성애산부인과의원 우성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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