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문시장 안에 이런 곳이? 도드라지지 않은 평범한 간판과는 달리 수라상 ‘꽃담’의 내부는 결코 예사롭지 않다. 꽃담의 주재료는 연(蓮), 일단 1만2천원의 가격이 아깝지 않은 연잎보쌈정식을 주문한다.
화학조미료는 No, 연근효소로 맛을 낸 착한가게
호박죽, 바삭 고소한 호박전, 키위소스샐러드 등 전채 요리로 기대감을 한층 높여준 연잎보쌈정식은 역시 수라상이 부럽지 않았다. 찐 연잎과 검은깨가 고명처럼 얹어진 보쌈은 먹기 직전 뿌린 연근효소와 소스로 찍어먹는 새우젓, 연근가루가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만들어낸다. 12가지 잡곡이 들어간 연잎 밥, 신선하고 새콤달콤한 참나물겉절이 등 호화로운 한상을 물린 후, 후식으로 나온 수제 요플레로 상큼하게 마무리. 수제 요플레는 별도의 메뉴로 판매해도 손색이 없겠다.
모든 요리에 화학조미료는 No, 연근효소로 맛을 낸다. 이를 증명하듯 연근효소, 연근식초,연근장아찌 등이 선반에 가지런히 진열돼있었다. 판매도 한다. 팔달문시장협동조합 신동호 기획실장은 “꽃담은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 건강한 음식을 추구한다. 재료나 소스 역시 도농교류의 개념으로 좋은 곳을 발굴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연잎보쌈’은 수원 전국요리경연대회 음식점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메뉴로 벌써 입소문이 자자하다.
단체예약도 가능, 시장 속 여유로운 만남의 장소
꽃담은 팔달문시장협동조합이 만든 음식점. 수익은 상인회 및 시장 운영에 필요한 자금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애초에 큰 수익을 생각했다면 좋은 재료, 핸드메이드 집기류, 한땀한땀 공들인 인테리어는 꿈도 못 꿨을 것. 우선은 팔달문시장의 좋은 이미지와 상품을 널리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왕이 만든 시장 ‘팔달문시장’에 맞게 정조를 비롯해 혜경궁홍씨 진찬연의 궁중무희를 본뜬 도자기인형 ‘여령’ 등 통일감 있는 인테리어나 소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넓은 실내에 여유 있는 테이블은 최대 70명까지 단체예약도 가능하다. 창가 쪽 바 의자에 앉아서 내다보는 동남각루, 수원제일교회의 고풍스런 어울림은 꽃담에서만 볼 수 있는 한 폭의 풍경화다. 신 실장은 “손님들이 가격 대비 잘 대접받았다는 얘기를 많이 해 주신다”고 들려줬다.
시끌벅적한 시장의 일상 속에서 시원한 연잎차를 마주하고 앉아 오랜 시간 편안하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건강한 공간, 수원주부가 수라상 ‘꽃담’을 찜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위치-팔달구 팔달로2가 144번지 2층(팔달문시장 남수문 앞 2층)
메뉴-연잎보쌈정식, 연잎황태정식, 녹두삼계탕, 연근콩국수 등
영업시간-오전10시~오후10시(일요일 휴무)
주차-지동시장, 수원화성박물관 주차장 이용
문의 031-252-5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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