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적이면서도 꾸미지 않은 듯 은은하고 순수한 그림이 민화예요. 작품에 들이는 정성에 따라 그림의 가치가 달라지고 그래야만 우리 민화의 가치가 빛을 발하게 되지요”
예로부터 우리는 생활공간을 장식하거나 잡귀와 병, 도깨비 따위를 물리치는데 민화를 이용했다. 그래서 민화는 민중 속에서 태어나고 민중에 의해, 민중에 유통되는 그림으로 알려졌다. 주로 산수, 화조 등의 정통 회화를 모방해 소박하고 파격적이고 익살스러운 특징을 지닌 민화가 최근 가장 한국적인 그림으로 평가받으며, 작가들에 의해 재조명되고 있다. 집안 곳곳을 장식하는 회화작품으로도 활용되지만 음식을 멋스럽게 담아낼 수 있는 식기, 다과상, 의상, 벽지, 커튼 등 실생활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고 애용되고 있다. 광주 광산구 산월동에 위치한 최희숙 작가의 작업실을 내일이 만나봤다.
- 민화를 그리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렸고 대학 때는 도예를 전공했다. 이후 동양화를 접하게 되면서 우리 고유의 색채를 담은 순수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민화에 빠지게 됐다. 멋과 해학을 즐기는 우리의 정서가 짙게 담겨있는 민화를 커튼, 침구류, 식기, 벽지 등 실생활에 활용해 새로운 세계로 승화하는 작업이 가장 행복한 작업 같다.
- 민화만의 독특한 매력은.
민화는 순수회화가 아니라 ‘뜻 그림’이다. 제목도 ‘화조도’면 꽃과 새를 그리는 것으로 부부금술이나 부귀영화를 상징하고, 목단(牧丹)은 부귀영화를, 석류열매는 다산을 기원한다. 호랑이, 연꽃, 바위 등 민화는 그 속에 다 뜻이 담겨있어 사람과 동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한국적인 따뜻함이 전해진다. 볼수록 매력 있고, 정답고, 스토리가 있다. 서정적이면서도 풍자와 해학이 넘치니 그림 속에서 조상들의 생활철학이나 미의식도 볼 수 있다.
- 후학 양성에도 열성을 가지고 계시다던데.
최근엔 곳곳에서 민화 강좌가 열리고, 민화 작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금이 민화가 유행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민화를 가르치는 곳이 광주지역에는 거의 없어 평소 민화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가진 분들이 수소문 끝에 찾아오신다. 그분들이 열성을 갖고 오셨기에 가르치는 기쁨이 남다르다. 고된 작업이지만 아낌없이 가르쳐 주고 싶은 게 제 마음이다. 최근에는 동구 문화원이 주최한 ‘전통채색화전’에서 저희 반 제자 6명이 상을 타게 됐다. 오랜 노력과 열정으로 우수한 성적의 ‘결실’을 맺게 돼서 기뻤고, 이럴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는 다양한 분야의 강의와 작품 준비로 어느 때보다 바쁜 한해가 될 것 같다. 제자를 양성하는 일에 온 힘을 쏟으면서 창작활동도 도울 예정이다. 2014년에 있을 개인전도 구상하고 준비할 생각이다.
최희숙 작가는 지난 2005년 도자기 전시회를 무등 예술관에서 가졌으며, 2009년, 2010년 광주시 북구청 갤러리에서 2회의 개인 전시회를 가진바 있다. 한국미술협회분과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의 문화예술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광주 산수도서관, 광주 디자인센터에 출강하고 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