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상이나 잡지, 기타 홍보물에서 유명 인사들을 소개하는 프로필을 보면 끝부분에 자녀가 몇이고 취미가 무엇이란 것을 밝히는 경우를 흔히 본다. 특히 지역신문에는 지역 유지들의 동정이 유난히 많이 실린다. 도지사, 시장에서부터 방범대장, 마을 부녀회장까지 새로운 사람이 임명되면 그 사람의 프로필을 소개한다.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좀 그럴듯한 직책의 사람들의 취미가 골프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등산을 하거나 여행, 독서, 음악감상, 영화감상 등이 취미인 경우도 있긴 하지만 골프가 유난히 많다. 우리 사회에서 ‘취미의 다양성’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골프를 취미로 내세우면서 ‘우월감’이나 ‘성취감’ 아니면 ‘동료애’ ‘소속감’ 등과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너무 ‘천편일률적 취미’란 생각도 든다.
사진촬영이나 자전거타기, 그림그리기, 문화유산답사, 시쓰기와 같은 취미도 소개가 될 만한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이런 사실을 놓고 현대인들의 ‘삶의 수준’과 ‘삶의 질’을 이야기 한다면 비약인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삶은 너무 윤기가 없고 무미건조한 듯해 안타깝다. 아직도 아줌마 아저씨들이 단체로 관광버스를 타고 유명 관광지로 몰려다니며 춤판을 벌리며 노는 수준을 맴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겨지기도 한다.
바삐 사는 사람들 중에는 골프를 취미로 하는 것이 이런 저런 이유로 힘들고 혹은 체질적으로 힘들어 다른 취미생활을 하고 싶어도 자신에게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몰라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원 가꾸기, 텃밭 가꾸기 등의 취미는 어떨까? 야생화 기르기나 화초 가꾸기, 소나무 기르기, 집 꾸미기, 된장 담그기와 같은 것도 좋은 취미가 될 것이다. 삶의 질을 높여 사는 취미로 아주 괜찮을 것 같아 추천한다. 아니면 아예 전원생활을 취미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실제 전원생활을 취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취미처럼 전원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그런 이유로 큰 집보다 작은 전원주택이 늘고 주말주택, 세컨드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두 집 살림을 하는 ‘멀티해비테이션’ 인구가 느는 것도 결국은 취미로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골프가 취미라고 말하는 것보다 ‘전원생활’이 취미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보고 싶다.
김경래 리포터(oksigol@oksig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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