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흙을 밟을 기회가 좀처럼 없다.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뒤덮힌 땅을 주로 딛고, 아파트라는 성냥갑 같은 공간 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살다보니 흙냄새조차 잘 알지 못한다. 아이들의 인성은 과거에 비해 많이 메말랐고 자연을 통해 배우는 다양한 삶의 지혜들을 배우지 못하는 폐해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아이들이 직접 흙을 밟고 자연을 경험하며, 그 속에서 생명의 신비를 체험하는 일이 많이 부족해 진 것도 원인이리라.
그래서일까? 요즘 각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도시 농업을 추진하며 아이들에게도 텃밭이나 자연체험 공간을 제공하자는 다양한 녹색 시도들을 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의왕시와 안양시 등이 상자텃밭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의 신비를 배우고 수확의 기쁨을 누리도록 돕고 있다
의왕시, 아이들을 위한 상자텃밭 보급
의왕시는 지난 6월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지역 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상자텃밭 200세트를 보급했다. 이번 사업은 의왕시가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도시농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세운 가운데 그 시발점으로 이뤄지게 됐다.
관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텃밭 신청을 받았고, 이에 15개 시설들이 신청하자 이들에게 적게는 10개에서 많게는 20개까지 총 200세트의 상자텃밭을 보급했다.
상자텃밭을 지원 받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는 아이들에게 이를 다시 나눠주고 아이들 스스로 옥상이나 베란다 등에서 직접 채소를 가꾸고 재배하도록 도와준다.
상자텃밭 사업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의왕시청 농업산림과 허운행 주무관은 “이번 상자텃밭 보급은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시농업 사업의 일환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텃밭을 통해 식물과의 교감과 생명의 신비 등을 가르치고 아울러 안정되고 풍부한 정서를 함양시키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상자텃밭에 심겨진 채소는 봄에 주로 파종하는 고추와 방울토마토, 상추, 오크 등 네 종류이다. 이들은 여름을 지나며 수확을 기쁨을 누리고 있다. 또한 무우나 배추 등 김장 채소를 심도록 지도해 가을에 여기서 수확된 것들로 이웃돕기에 활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허 주무관은 “상자텃밭 보급사업은 올해 처음 시작한 것으로, 소규모로 진행했다”며 “상자텃밭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 검토와 보완을 통해 앞으로 보급 수도 늘리고 시설 뿐 아니라 아이를 둔 일반 개인 가정에도 신청을 받아 상자텃밭을 보급하는 쪽으로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왕시는 상자텃밭 보급에 이어 지난주에는 지역민 150명을 대상으로 도시농업 원예체험 교육을 실시했다. 가정에서 효과적으로 식물을 기를 수 있는 방법과 PET병을 재활용한 화분 만들기 교육을 통해, 도시민의 생활원예 체험활동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안양시 만안구청 옥상이 근사한 텃밭으로 변신
안양시 만안구청 옥상은 올 봄, 아이들을 위한 옥상텃밭으로 근사하게 변신했다. 이름도 ‘만안 구름농원’으로 정했다. 만안 구름농원은 230㎡의 공간에 텃밭상자 60개가 설치된 어린이 농장 체험장으로 오는 10월까지 개방될 예정이다.
현재, 만안구청 주변 어린이집이 이곳에 체험을 신청해 원생들이 상자텃밭에 자기 이름을 걸고 모종을 심고 키우고 있다. 고추, 토마토, 가지, 상추, 쑥갓 등이 상자 속에서 자라고 있으며 일부는 수확을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고. 가을에는 김장 채소도 수확할 예정이다.
또한 텃밭 주변으로는 3미터 정도의 터널을 설치해 넝쿨 식물인 오이, 수세미, 가지 등을 심어 놓았고, 파라솔과 테이블도 갖춰 외부 민원인들의 휴게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옥상텃밭을 관리하는 만안구청 행정지원과 김영호 주무관은 “좀처럼 농촌생활을 접할 수 없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체험장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며 “아이를 둔 일반 가정들도 언제나 찾아와 텃밭을 구경하거나 물을 주는 것 등의 간단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건물 구조 상 면적을 넓히기는 힘들지만,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옥상의 상자텃밭을 보다 많은 아이들과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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