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앙코르 공연 중인 연극 <짬뽕>은 대한민국의 가장 아픈 상처인 5.18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는 조금은 황당한 설정을 통해 아픈 과거사를 웃기면서도 코끝 찡한 감동으로 가슴에 남겨주는 블랙코미디 형식의 작품이다.
초연 당시만 해도 항상 엄숙하게, 그리고 진중하게 다뤄져온 5.18을 코미디로 접근한다는 것은 시도조차 꺼려지던 일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2004년 초연된 <짬뽕>은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학로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한바탕 깔깔대며 웃다가도 가슴 한 켠에 툭 던져지는 슬픔과 아픔을 코끝 찡함으로 느낄 수 있는 연극 <짬뽕>. 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는 가해자, 피해자 모두에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건이자 통한이다. 그 후 30여 년이 흘러 지나온 세월만큼 아픈 상처가 아물 만도 하건만 아직도 그 아픔을 치유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 작품은 결코 가벼운 웃음으로 광주항쟁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짬뽕>의 기획자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지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던 평범한 우리네 이웃의 눈으로 바라본 5.18의 모습을 통해 치유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그날의 아픔을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웃음으로 치료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연극 <짬뽕>은 80년대 동네 중국집을 옮겨다 놓은 듯 정감 있는 무대와 갖가지 소품들이 마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거기에 실제로 관객과 함께 무대에서 자장면과 짬뽕을 먹음으로써 사실성을 더했다. 함께 부대끼는 사람들과의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 마음속에 소박한 꿈을 키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에게 일어난 비극적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다. ~ 9월 8일까지, 대학로 달빛극장, 일반 25,000원 / 학생 12,000원 / 월요일 10,000원, 문의(02) 6414-7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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