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부터 식습관과 생활습관 바꿔야 치료 가능하다

성인비만으로 이어지는 어린이비만

지역내일 2013-07-26

예전에 모 개그프로그램에 개그우먼 김현숙이 출연해 ‘출산드라’라는 뚱뚱한 캐릭터로 인기를 모은 적이 있었다. 출산드라는 끊임없이 뚱뚱한 사람을 옹호하면서 ‘마른 것들은 가라’를 외쳐댔다. ‘마른 것들이 간’ 자리에 비만한 사람만 남았다. 예전에는 부의 상징이었던 비만이 안타깝지만 지금은 게으름과 자기관리 실패의 상징이 됐다. 미국에서는 의사협회가 비만 자체도 질병이라고 정의했다. 삼성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성인비만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비용은 한 해에 3조 4000억 원 가량이 들어간다고 한다. 게다가 요즘은 성인비만도 문제지만 어린이비만이 더 큰 문제로 떠오르며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한 어린이비만
요즘 뚱뚱한 남자아이들 중에는 가슴살이 축 늘어져 마치 여성의 가슴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비만비율은 30%이상이고 학교에서 조사해 본 결과 비만인 어린이는 남자어린이가 17%, 여자어린이가 10% 이상이나 되었다. 몇 년 전에 비하면 급격한 증가이다. 하이키한의원의 박승만 원장은 “다 키로 간다는 속설 탓에 어린이비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부모들이 아직도 많은 편”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비만은 아이들의 성장에도 절대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비만한 아이들은 성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해져 사춘기가 빨리 오고 성장도 빠르기 때문에 당장은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크지만 결과적으로는 성장판이 빨리 닫혀 결국에는 오히려 키가 작다는 통계도 있다. 즉, 비만은 성호르몬의 분비는 촉진시키지만 성장호르몬의 분비는 억제한다. 이런 문제점 외에도 어린이비만이 성인비만보다 더 큰 문제인 이유는 성인비만처럼 지방세포만 커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방세포는 몸 안에 들어온 지방을 축적하기 때문에 몸으로 들어온 지방이 많을수록 세포가 3~5배까지 커지면서 비만이 된다. 성인이나 어린이나 지방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은 같다. 하지만 성인은 지방세포의 수가 사춘기를 지나면서 더 이상 늘어나지 않지만 어린이는 사춘기까지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3~5배로 늘어난 지방세포에다 개수까지 늘어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겠는가. 너무나 자명한 일 아닌가. 때문에 더 이상 늦기 전에 어린이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이다.
또, 한 번 생긴 지방세포는 지방흡입술 등 의학적인 수술로 제거하기 전에는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무서운 특징도 있다. 즉, 성인비만의 경우 다이어트로 지방세포의 크기를 줄일 수는 있지만 개수는 줄일 수가 없다. 결국 어린 시절 늘어난 지방세포의 개수는 성인이 돼서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말이다. 때문에 어린이비만은 80%이상이 성인비만으로 연결된다. 이것이 바로 어린이비만을 막아야 하는 또 하나의 절대적인 이유이다.


어린이비만은 성인비만으로 이어져 성인병 유발
박 원장은 “어린이비만 역시 성인비만처럼 고혈압, 고지혈증, 뇌졸중과 심장병, 동맥경화 등 성인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고 우울증을 비롯해 과잉행동, 돌발행동, 자신감 결여, 무기력증 등 심리적인 면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다 두뇌성장까지 방해해 지능을 떨어뜨릴 위험성까지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이런 어린이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져 엄청난 사회적 비용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다면 최근 몇 년 사이에 부쩍 늘어난 어린이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져 많이 먹게 됐지만 생활이 편리해지면서 움직임은 예전보다 현격히 적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소비되지 못한 열량이 고스란히 몸에 축적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몸 안에 쌓이는 지방이 많아져 살이 찌고 비만이 된다. 그렇다면 그 과도한 열량들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박 원장은 “바로 패스트푸드와 운동부족”이 그 원흉이라고 지적했다. 
성인비만이야 잦은 회식으로 인한 고기와 탄수화물, 음주 등이 주된 원인이지만 아이들은 청량음료가 포함된 패스트푸드가 그 원인이다. 하루 한 끼를 패스트푸드로 먹는다 치더라도  햄버거나 치킨, 청량음료의 대표 격인 콜라의 열량이 하루 섭취 열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거기다 간식으로 먹는 인스턴트식품인 라면이나 과자 등은 열량도 높고 과도한 당분에다 염분, 게다가 흡수까지 빨라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그러니 소화와 인슐린 등을 분비하는 췌장을 피곤하게 만들어 당뇨까지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어린이비만이 소아당뇨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이 어린이비만의 원인
또 이런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에는 비타민이나 미네랄, 무기질 같은 미량 영양소가 부족하다. 이런 미량 영양소는 인체 내에서 노폐물을 순조롭게 배설시키는 등 긴요하게 이용되기 때문에 몸에 찌꺼기를 남기지 않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의 잦은 섭취는 이러한 미량 영양소를 보급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몸에 노폐물이 남아 이것이 다 살로 가면서 살이 찌고 병까지 생기게 된다. 적은 양이 필요한 영양소라도 꼭 필요하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만 하는데 패스트푸드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더구나 요즘 아이들은 학원이니 뭐니 해서 운동량이 너무나 부족하다. 그나마 시간이 난다하더라도 TV나 컴퓨터 게임 등으로 시간을 보낼 뿐 뛰어논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오히려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가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이다. 더구나 TV시청을 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아 얼마나 먹었는지 알지 못하고 뇌에서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과도하게 많이 먹게 되는 것도 한 이유이다. 
이런 어린이비만을 부르는 생활습관에 대해 태강한의원 류규혁 원장은 “사흘에 한 번꼴로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식을 하며 아버지가 퇴근할 때 과자나 피자, 케이크 등을 자주 사오는 경우 어린이비만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또한 “식사시간이 일정하지 않거나 식사할 때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고 휴일에는 주로 아이들과 함께 TV시청을 할 경우 자녀가 비만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즉, 어린이비만은 분별력이 부족한 아이의 책임보다는 상당부분 부모의 게으름 탓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입으로만 “운동해라”, “TV보지 마라”, “컴퓨터 게임 그만해라”고 해서는 어린이비만을 해결은커녕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모가 함께 실천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결코 스스로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린이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족의 식단이 바뀌어야 한다. 갑작스러운 다이어트는 오히려 비만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서서히 식단을 채식위주로 과일과 생야채를 가능한 한 자주 먹고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을 단호히 끊어야 한다. 이것이 어렵다면 부모가 분명히 규칙을 정해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줄여야 한다.
또, 자녀와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정해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대부분 부모가 비만이면 자녀도 비만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부모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잘못돼 있기 때문이다. 성인병을 비롯한 여러 가지 병에서 자녀를 보호하려면 어렵더라도 부모의 생활습관과 식습관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도움말  박승만 하이키한의원 원장, 태강한의원 류규혁 원장
장시중 리포터 hahaha12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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