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릴 때는 친구들과 산을 돌아다니며 솔방울 줍고, 산딸기 따먹고,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 들으며 개구리 알 찾아보는 게 이색적인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파트와 유치원, 학교 등 콘크리트 건물에서 대부분 생활하는 요즘 아이들에겐 이는 이색적이다 못해 낯설다.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자연과의 교감임을 알지만 도시생활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이런 체험을 매일같이 누릴 수 있는 곳이 우리 지역에도 있다. 의왕시 계원예대 후문, 모락산 앞에 위치한 숲 체험 자연학습장 ‘자연한나키즈’가 그곳이다.
매일 가는 숲, 자연의 공부방이자 아이들 놀이터!
자연한나키즈는 자연주의 기독교 대안 유치원이다. 30년 동안 유아교육에 몸담은 손미희 원장이 평촌에서 오랫동안 유치원과 미술학원 등을 운영하다 이곳에 숲 체험 자연학습장인 자연한나키즈를 열었다. 그린벨트 지역이라 유치원 허가를 받지 못해 대안유치원으로 운영 중인 이곳은 4세부터 7세까지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누리과정 교육이 진행된다.
자연한나키즈의 가장 큰 특징은 ‘숲 체험 프로그램’. 모든 수업이 숲과 관련돼 있고, 매일 숲으로 체험활동을 떠난다.
손 원장은 “매일 오전, 교사와 아이들이 숲으로 올라간다”며 “원에서 3분 거리에 있는 개인 소유의 산을 숲 체험장으로 이용하고 있어 낯선 외부인의 출입이 없고, 안전하게 우리만의 숲 체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숲으로 간 아이들은 숲 교사의 지도하에 나무와 꽃, 새와 곤충, 개구리 등 숲에 있는 모든 것을 느끼고 체험하며 배운다. 계절 별로 달라지는 나무나 꽃의 생장을 보며 생명의 신비를 느끼고, 숲에 비치는 햇살 하나, 귀 기울여 들어본 적 없는 각종 새와 풀벌레 소리에서 감성과 창의성이 자란다. 숲 교사는 숲의 다양한 생명과 변화들을 설명하고, 학습 주제와 맞는 물건들을 아이들과 수집해 와 오후 수업에 활용한다.
손 원장은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숲 체험을 하는 데 아이들이 매우 좋아하고 집중을 잘 한다”며 “평소 산만한 아이들도 숲 체험을 통해 정서가 안정되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 이곳의 특징은 아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관리하는 텃밭이다. 작물 한두 가지로 흉내만 낸 여타 시설의 텃밭과는 차원이 다르다. 건물 뒤편의 구릉이 모두 텃밭으로 조성돼, 이곳 원생들 모두가 자신만의 공간을 분양받아 작물을 키우고 있다. 텃밭에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부터 토마토, 가지, 오이, 깻잎, 상추, 부추, 참외, 수박, 땅콩까지 매우 다양한 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아이들이 먹는 식재료도 텃밭에서 갖다 쓴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주지 않는 유기농이라 아이들 먹거리로는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에는 구릉의 텃밭이 근사한 눈썰매장으로 변신,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다고.
숲과 자연의 힐링 에너지, 아이의 몸과 마음을 살리다
숲 체험이 주는 효과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고 건강하게 지켜준다는 것이다. 숲에서는 나무와 풀을 통해 신체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물질들이 다량 나오고, 식물들이 내뿜는 풍부한 산소는 호흡기를 건강하게 해준다. 또한 매일같이 뛰놀고 산을 오르내리면서 아이들의 신체는 튼튼해지고 성장판을 자극해 키가 자라는 효과도 있다.
손 원장은 “이곳에 온 아이들 중 아토피를 앓던 아이들이 숲과 자연체험을 통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며 “감기 등 전염성 호흡기 질환의 발생 빈도도 현저히 낮아 일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감기를 달고 살던 아이들이 이곳에서는 건강하게 생활해 부모님들이 신기해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숲 체험, 아무나 할 수 있도록 자연학습장도 운영 중
자연한나키즈는 대안유치원을 통한 누리과정 교육 뿐 아니라, 보다 많은 아이들이 숲 체험과 자연체험을 할 수 있도록 자연학습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화요 숲 체험’과 ‘토요 숲 체험’으로 이름 붙여진 이들 프로그램은 개인이나 단체들의 신청을 받아 진행한다. 숲으로 떠나는 숲 체험 활동과 텃밭 가꾸기를 통한 자연체험, 미술 전문 교사의 지도로 이뤄지는 미술체험 활동으로 이뤄져 있다.
‘화요 숲 체험’은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이고, ‘토요 숲 체험’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 20분과 오후 2시부터 4시 20분까지 2회로 나눠 진행한다.
1회 체험료는 2만원이며 3개월씩 분기단위로 등록하면 좀 더 저렴하게 참여할 수 있다. 5세부터 초등학생까지 이용할 수 있어 예약이 밀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