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판도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특히 대입전형은 종류가 너무 많고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다양성을 추구하여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대학의 취지가 일선학교와 수험생들에게는 역으로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취지에서 최근 구미시는 2억 5천만여원을 들여 ‘지역인재 교육을 위한 특성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고 나름 합당한 이유를 갖고 있다.
그런데 시행 초기부터 다시 원론으로 들어가 명분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 아쉽다. 우선 이러한 지자체 지원 교육사업이 필요한지 현실을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경제 역량에서 구미시는 여전히 상당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그에 비해 지역에서 우수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과 교육인프라는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경제와 교육이 도시평가에 있어 균형을 이루고 있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효율성 있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학생들의 진학 내공을 북돋아주는 일은 당연히 지지되어야 할 일이다. 사실 이러한 지역교육 활성화 지원프로그램은 이미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시행된 지 오래다.
교육부는 지난 2007년 방과후 학교 지원 사업 대상지역을 89개 시.군으로 지정하고 총 497억을 지원했으며, 다음해는 140개 시.군으로 확대돼 720억이 지원된 바 있다.
경북도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지역 활성화 우수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시행되는 것은 이미 시대적인 흐름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지원 사업을 할지 말지를 논하는 자체가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며, 말도 안되는 일일 수 있다.
그렇다면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특성프로그램에서 고려되어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어떤 사회적 이슈에서 효율성과 형평성의 한 축만을 주장할 수는 없다. 특히 시 당국과 교육관계자 및 학부모의 이해관계가 다양하게 얽혀있는 교육지원 사업에서는 자기 입장만 고수하기보다는 현실의 필요조건을 살펴보아야 한다.
구미 고등교육에서 가장 주목하여 다루어야할 입시의 효율성은 바로 ‘논술수시대비’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입시의 2/3(2014학년도 기준 대입정원의 64%)를 차지하는 수시전형은 크게 논술, 학생부, 적성, 입학사정관, 특기자(수학, 과학, 영어)로 분류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상위권 대학에서 절대적으로 많이 뽑는 전형이 바로 논술중심전형이다.
일부 교사들은 수시확대가 마치 내신(학생부)과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학생들의 인생을 좌우하는 대입에는 책임질 수 없는 말이다.
구미는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이나 기회균등전형(농어촌 전형 등)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여타 도시에 비해 제반 여건이 급격히 떨어지는 논술을 중심으로 한 입시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일에는 커다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타 지역에 비해 뒤쳐진 외부교육 지원사업을 실시하되 타 시도에 비해 논술교육에 집중한다면 이는 효율성의 측면에서 추월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상위권 학생들의 수시논술 대비 프로그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위권이나 성적이 더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해서 타 과목 프로그램 추가가 가능하다.
그러한 프로그램을 머리를 맞대고 상의한다면, 지원교육이 특정 학생에게만 ‘과외식’으로 편중된다는 인식은 사라질 것이다.
평등교육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도시안의 평등, 입시현실에 동떨어진 평등교육이되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며, 또한 ‘구미’라는 도시의 주인인 시민의 바람이 무엇인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영식(50,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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