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퍼커션동호회

원주를 신명나는 음악의 도시로

지역내일 2013-07-19



대표적인 우리나라 악기인 장구나 북 꽹가리 등은 가락 없이 리듬만 가지고서 사람들의 흥을 돋우고 어깨춤이 절로 나오게 하는 힘이 있다. 장구나 북처럼 가락 없이 두드려 소리 내는 악기를 통틀어 ‘퍼커션’이라고 말한다. 

2008년에 처음 동아리를 만들어 봉고 콩가 젬베 등의 악기를 함께 연주하고 봉사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원주퍼커션동호회(회장 정명재)를 찾았다.


●약방의 감초, 퍼커션

밋밋한 음악에 드럼이나 템버린 마라카스 등 타악기 소리를 조금만 가미해도 아주 색다른 음악으로의 변신이 가능하고 음악에 맛을 더할 수 있다. 정 회장도 살사 댄스를 배우던 중 동작의 시작 시점과 변화 시점을 정확히 맞추려고 음악을 주의 깊게 듣다가 중간 중간 음악의 맛을 더해주는 타악기 소리에 매료되어 젬베를 배우게 됐다고 한다. 

“젬베에서 좀더 세분화 되어 갈라진 것이 봉고나 콩가이기 때문에 좀 더 정교한 소리를 낼 수 있다”고 귀띔하는 정 회장은 지난 봄 연락을 했을 때 악기를 배우기 위해 쿠바로 떠난다고 했었다. “처음 젬베를 배울 때도 한 달에 몇 번 씩 서울을 오르내리며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들였다”는 정 회장의 열정은 머나먼 쿠바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우러질 때 더욱 빛나는 악기

매주 수요일마다 만나 악기를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을 하는 퍼커션 동호회 회원들은 그 이력이 독특하다. 길거리에서 기타 공연을 혼자 하다가 정 회장을 만나 퍼커션 동호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무명 가수를 비롯해 같은 해에 졸업한 친구들끼리 만든 밴드에서 활동하다가 만난 주부 등 다른 악기와 어우러질 때 더욱 빛나는 악기인 퍼커션처럼 동호회 회원들도 각자의 넘치는 개성을 자랑한다. 

실제로 퍼커션 동호회 안에는 기타와 함께 퍼커션 연주를 하며 거리 공연이나 각종 불우이웃 돕기 자선 공연을 하는 팀명 ‘초코라떼’와 다양한 악기와 싱어로 구성된 ‘레인보우밴드’ 두 팀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퍼커션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회원들의 바램으로 원주축협 문화센터에 강좌를 개설해 관심이 있는 일반 시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전국구 퍼커션 동호회

원주 퍼커션 동호회 카페에 가입해 활동하는 회원 수는 200여명이 넘는다. 퍼커션의 기본 상식과 연주방법 등을 올려놓아 초보자도 영상을 보고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한 배려 덕분이다. 오프라인으로 원주에서 활동 중인 회원은 약 60여명이지만 각자의 생활이 바쁘다보니 정기적인 모임에는 참여 인원이 저조한 편이다. 

직장인 밴드 공연을 하다가 정 회장의 제안을 받고 퍼커션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을 하고 있는 안은영(55) 씨는 “동호회에 가입하기 전 특별히 배우지 않고 혼자 연주할 때는 잘 되지 않을 때마다 좌절하기도 했다. 퍼커션 동호회에서 함께 배우며 연주를 하다보면 힘을 얻는다. 나이 들면서 악기 한 가지 정도는 다룰 줄 아는 것이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정 회장과 함께 ‘초코라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홍귀숙(47) 씨는 “전에는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쳤다. 하던 일을 접고 용기를 내서 거리공연을 시작했고 원하는 곳은 어디든 달려가 공연을 한다. 정말 연예인보다 더 바쁘게 산다”며 “자신의 끼를 발산하고 싶은데 혼자서는 자신이 없거나 자신이 연주하는 악기에 퍼커션을 곁들여 연주하고 싶은 이들이 함께 모이면 금상첨화”라며 함께 활동할 회원들을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말했다.

퍼커션 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할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 정 회장은 “내 꿈은 원주를 쿠바처럼 음악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얼마나 음악이 생활화 됐으면 고양이도 춤추는 나라라고 했겠는가. 아직은 쿠바와 국교가 맺어지지 않아 쿠바의 음악인들을 초청할 수 없지만 쿠바와 국교를 맺을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해서 쿠바인들을 초청해 쿠바 문화를 원주에 알리고 싶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옆에 있던 회원들이 “원주의 음악 발전을 위해 일하는 숨은 일꾼이다. 정말 존경스럽다”고 말하자 쑥스러운 듯 손을 내젓는 정 회장의 모습에서 나이를 잊은 천진함이 드러났다.

원주퍼커션 동호회는 늘 새로운 회원들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놓고 기다린다. 동호회는 한 달에 만원의 회비만 내면 원하는 퍼커션을 무료로 배울 수 있고 함께 활동도 가능하다.

문의 010-6425-856

최선미 리포터 ysbw@hanmail.neysb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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