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남자 친구”라는 영화가 있을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혈액형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대한민국과 일본은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ABO 혈액형과 성격의 연관성을 믿지 않는다. 그 기원을 살펴보면, 1910년대 제국주의가 팽배했던 시절, 독일의 밀 폰 둥게른 박사가 인종 우열이론을 뒷받침하기위해 《혈액형의 인류학》이라는 논문을 발표했고, 이것을 바탕으로 일본인 의사 키마타 하라가 혈액형을 성격과 연결한 논문을 발표했다. 그래서 1930년대에, 이력서에 혈액형 칸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 설은 많은 반대에 부딪히다가, 일본 작가 노오미의 책 《혈액형 인간학》(1971년)이 인기를 얻으면서 유행을 일으켰다. (위키피디아 참고)
혈액형의 분포도는 나라별로 차이가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A형이 34%로 가장 많고, O형(30%), B형(26%), AB(10%)형 순이다. 가까운 중국은 O형이 41%로 가장 많고, 미국도 45%가 O형이며, 러시아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A형(36%)이 가장 많다.
지금까지 암과 관련한 혈액형 연구에서 A형은 위암에 잘 걸리고 O형은 췌장암에 오히려 덜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혈액형 항원이 전신적 염증 반응에 영향을 주어 암세포의 면역회피에 관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A형 혈액형은 종양이 발생했을 때 좀 더 나쁜 예후를 보이고 공격적 성향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메커니즘은 모르는 상태이다. 그리고 Rh 형은 암의 발생과 큰 관련이 없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그러면 유방암에 대해서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체적인 연구들이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유방조직에서도 혈액형 항원을 찾을 수 있는데, 정상의 유방조직에서는 혈액형과 같은 항원을 나타내지만 양성 유방질환에서는 항원의 형태가 변하고, 유방암에서는 A항원과 B항원이 사라진다. 최근 14개의 논문을 바탕으로 메타분석(여러 문헌을 고찰하여 분석하는 방법)한 논문에 의하면 백인종은 A형에서 유방암이 약간 높았고 중국인에서는 그렇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혈액형과 유방암의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저자도 아산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12000명의 유방암환자의 혈액형을 조사해 본 결과 우리나라 일반인의 혈액형 분포와 차이가 없었다. 최근 다른 혈액형에서 조금 높은 유방암 환자가 발생한다는 일부 보고들이 있긴 하지만 큰 차이를 내지도 않고 확정적인 결론도 아니다.
이레미즈외과
권수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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