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전용이냐 한자병용이냐로 싸우는게 우리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되는가?
서울시 교육청에서 가을학기부터 초·중학교 국어·수학·과학·사회 등의 교과서 속 어휘를 중심으로 하는 한자교육을 희망 학생들에게 가르친다고 한다. 이에 한글학회는 어려운 한자를 초·중 교육에 넣어 학생을 괴롭히느냐고 야단이다.
필자는 한자혼용이든 한글전용이든 간에 학생들이 어떤 방법으로 공부할 때 편하고 효율적으로 느끼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교육의 목적은 사물이나 일의 이치나·이유·뜻을 아는데 있다. 한글전용자들은 한자 교육 없이도 어려운 어휘를 하나하나 잘 이해 시키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글어휘가 지도하기도, 이해시키기도 쉬울까? 한글전용자들의 말대로라면 한글전용인 지금 학생들이 교과서를 읽기만 해도 충분히 그 뜻을 알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한자는 사물의 모양을 그대로 글자로 만들었기 때문에 부수 214자 정도만 사물의 모양에 따라 공부하고 나면, 오히려 한자가 그림처럼 보여 공부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무(木)를 보고 나무라 여기고 물고기(魚)를 보고 물고기를 생각하면 된다. 다만 한문·한자 학회는 한자 사전에 있는 한자훈음을 시대에 맞게 다시 재정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架(시렁 가)에서 ‘시렁’, ''안석 궤''에서 ‘안석’을 모르면 그 한자를 알아도 활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어 60만 어휘중 40만자가 한자어
한국어(韓國語)는 고유어·한자어·혼합어·외래어로 구성되어 있고, 한국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말은 한자어이다. 한국어를 표기하는 방법이 한글과 한자이다. 한글만이 한국어가 아닌 것이다.
우리가 쓰든 잘 쓰지 않던 우리말 중에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다. 예를 들어 수학의 마름모에서 ‘마름’, ‘부모는 자식의 벼리가 된다’ 에서 ‘벼리’, 부유하게 자란 아이들만 모르는 ‘거지동냥’ 에서 ‘동냥’ 등은 우리말이지만 그 뜻을 잘 모른다. 국어사전에 등록된 60만 어휘 중에 40만 어휘는 한자이다. 나머지도 한자 어휘의 음이 변한 것이거나 한 글자만 한자인 경우 등이 있다. 순수한 우리말로 이루어진 어휘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40만 어휘의 한자를 다 공부해야 할까? 아니다, 2000자에서 3000자 정도의 한자들로 조합된 어휘가 40만 어휘에 이른다. 그래서 2000자 정도의 한자를 알면 40만 어휘까지 지식을 확장할 수 있다.
60만 어휘를 공부할까? 2000자 정도의 한자를 공부할까? 쉽고, 빠른 공부와 사물의 이해법이 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강태립 웅산서당 원장
현 한자급수검정회 이사
외부 대학강의 등 27년간 한문연구와 교육활동
주요저서 : 한자백신/그려보는부수박사/한자능력검정시험/
한자 창(窓)/설문(說文) 한자 창(窓)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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