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도 하고~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파주맘들의 사랑방 ‘하늘선 퀼트모임’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1시까지 파주 금촌동 중앙하이츠에서는 퀼트를 배우는 파주맘들의 모임이 있다. 모임이라고 하지만 여느 모임처럼 회원이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때그때 시간이 맞는 주부들이 모여 자유롭게 바느질을 즐긴다.
이 모임에서 퀼트를 지도하고 있는 이영임 씨는 “처음부터 모임을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요. 파주 하인교회 하늘선 교육문화원에서 같이 퀼트를 배우던 엄마들이 집에서 모여 퀼트도 하고 수다도 떨다가 화요일마다 모이기 시작한 것이 벌써 3년째네요. 하늘선 문화교육원에서 시작한 모임이라 ‘하늘선 퀼트모임’이라고 이름도 만들고 카페도 만들었어요. 카페를 통해서 작품사진도 올리고 또 같은 것을 만들고 싶은 이들끼리 카페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천을 공동구매해 알뜰하게 퀼트를 즐기고 있어요”라고 한다.
태교로 퀼트를 배웠다가 그 매력에 푹 빠져 산 지 15년이나 됐다는 이영임 씨는 “요즘 재능기부 재능기부 말들 하시잖아요. 저도 다른 분들보다 오래 퀼트를 했으니 제가 조금 더 알고 있는 것을 나누자는 뜻에서 시작한 일이라 정해진 교육커리큘럼 같은 것은 없어요. 만들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바느질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모임의 장점이지요”라고 한다. 퀼트를 배우는데 수강료는 없고 재료비 기본이 5천원부터, 이는 손지갑과 필통을 만드는 비용이며 그보다 큰 작품을 만들고 싶으면 추가 비용을 내고 만들면 된다. 또 퀼트를 배우기 위한 가위, 자 등의 모든 재료들도 전부 제공이 된다.
처음 시작할 때는 동전지갑이나 가방 등 간단한 것을 만들다가 실력이 쌓이면 조끼 등 옷이나 이불까지 만들 수 있도록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주기 때문에 초보자도 어려움이 없다. 특히 예비맘들은 태교를 위해 오는 이들이 많은데 겉싸개 속싸개부터 아기이불까지 직접 만들기도 한단다.
-수업 후 함께 해먹는 비빔밥에 정이 쏠쏠~
퀼트모임을 위해 기꺼이 장소를 제공하고 있는 전은덕 씨는 “수업이 끝난 후에는 점심도 무료”라고 웃는다. 1시간 30분 동안의 퀼트 수업이 끝나면 점심으로 비빔밥이 무료로 제공되는데, 이는 하인교회에서 후원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전은덕 씨는 "밥만 새로 짓고 그날그날 모인 엄마들이 자유롭게 집에서 먹는 반찬 한 가지씩 가지고 오면 그 반찬들로 비빔밥을 만들어서 함께 먹어요. 그렇게 먹는 점심이 정말 꿀맛이죠. 매번 오는 엄마들이 바뀌다보니 반찬도 그때그때 다르고요. 우리 모임에 퀼트보다 점심 먹는 재미에 온다는 이들도 있어요.(웃음) 아무튼 함께 밥을 먹다보면 정도 더 쌓이는 것 같아요“라고 한다.
이은희 씨는 “지인들에게 선물을 주려고 시작했는데 정성이 담긴 것이라 받는 분들이 너무 좋아하세요.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한 땀 한 땀 바느질 하다보면 무아지경, 잡념이 없어져서 정말 좋아요”라고 한다.
하늘선 퀼트모임에 나온 지 두 달 됐다는 신근영 씨는 “여기 오기 전에 퀼트 샵에서 배우기도 했어요. 그런데 패키지대로 해야 하니까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려면 오래 다녀야 하고 경제적으로 부담도 되더라고요. 하늘선에서는 만들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정하고, 또 재료비도 절약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천은 조금만 필요해도 한 마를 사야하는데 같이 천을 사서 나누어 쓰니까 부담이 줄어들게 되지요”라고 말한다.
김민정 씨는 “낯선 파주로 시집와서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요. 둘째를 임신했을 때 하늘선을 알게 됐는데 태교에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무엇보다 뭘 하고 싶어도 어린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이 없는데 이곳에 오면 아이를 봐주는 분들도 많고 저는 바느질도 안하고 수다만 떨다 가는대도 언제나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라고 고마워한다.
김인희 씨는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것이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무릎맞대고 앉아 하나하나 물어가면서 배울 수 있는 곳 아마 없을거예요. 바느질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내가 모르는 정보들도 알게 되고요. 요즘 아파트 앞집에 사는 이도 잘 모른다는데 여기서 많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고 친해지기도 하고 너무 좋아요”라고 한다.
“제가 청소를 하면 우리 딸이 오늘 퀼트모임이 있구나 해요.(웃음) 다른 분들이 집을 공개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저는 평소 게으름피우다가도 화요일이 되면 부지런히 집안도 청소하게 되고 좋아요.” 파주에는 LCD단지가 있어 지방에서 올라온 LG가족이 많다는 전은덕 씨는 남편 따라 대구에서 올라와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하늘선 덕분에 좋은 이웃들을 만나게 됐다고 한다.
지미영 씨도 남편직장을 따라 파주에 이사와 아는 이가 없었다고. “아기를 데리고 와도 부담스럽지 않아 너무 좋지요. 아기도 여기서 많은 사람들 속에 있다 보니 낯을 가리지 않아요.(웃음) 저도 퀼트샵에 다녀보기도 했는데 한 작품 하는데 돈이 많이 들었어요. 하늘선 선생님은 수강료도 받지 않으시지만 재료도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남은 자투리천도 하나 버리지 않고 그것을 응용해 핸드폰고리 등을 만드는 방법도 일려주세요”라고 자랑한다.
퀼트가 목적이 아니어도 엄마들과 수다를 떨고 싶거나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은 주부, 또 어딘가 가고 싶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을 때 편하게 놀러올 수 있는 곳. 하늘선 퀼트모임은 파주맘들의 사랑방이다.
http://cafe.naver.com/haneulsunquilt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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