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황석영
펴낸곳 문학동네
값 10,000원
“그가 손가락으로 저물어버린 서쪽 하늘을 가리켰다. 저기…… 개밥바라기 보이지? 비어 있는 서쪽 하늘에 지고 있는 초승달 옆에 밝은 별 하나가 떠 있었다. 그가 덧붙였다. 잘 나갈 때는 샛별, 저렇게 우리처럼 쏠리고 몰릴 때면 개밥바라기.”
“베트남으로 떠나는 여정에서 문득 이제야말로 어쩌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출발점에 서 있음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불확실한 세계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으며 살아 돌아올 수 있을지 따위의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젊은 날의 긴 방황 그린 자전적 성장소설
2008년에 출간된 이 책은 저자가 네이버에 연재해 수많은 네티즌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던 성장소설이다. 저자는 “나는 이 소설에서 사춘기 때부터 스물한 살 무렵까지의 길고 긴 방황에 대하여 썼다.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면서 다만 자기가 작정해둔 귀한 가치들을 끝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너의 모든 것을 긍정하라고 말해줄 것이다. 물론 삶에는 실망과 환멸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작가의 분신인 주인공 준이는 고교를 자퇴한 뒤 전국을 돌며 무전여행을 하고 일용직 노동자와 선원으로 일하는 등 긴 방황을 한다. 또한 출가를 결심하기도 했으며 결국 힘든 방황을 마감하려고 음독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나는 오랫동안 세상의 색깔이 변해가는 모양을 내다보았다. 그것은 초등학교 때 여름방학 전에 학교에서 학질 예방약이라고 나누어주던 키니네를 먹은 뒤와 같았는데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군에 입대해 베트남전에 차출된 준이는 떠나기 전에 특박증을 받아 집을 찾는다. “내가 떠나기 전에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건 파충류의 허물과도 같은 것이고 나는 그 허물을 다시 뒤집어쓰고 싶어서 돌아온 건 아닌가.”
장은진 리포터 jkume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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