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느리게 가는 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슬로우푸드도 생기고, 슬로우시티라는 것도 있다. 명상이나 요가의 인기가도높아지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라고 강요하던 세상이 이제는 좀 천천히 가라고 또 강요를 하고 있다. 개개인의 목표를 향해 가다보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때가 있고, 가끔은 반대쪽으로 한 번 쯤 가보는 게 균형 잡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으니, 좀 느리게 살아보려고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요가든 명상이든, 일상적인 스트레스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스트레스는 그대로 두고 마음을 벗어나게 하는 게 핵심이다. 점심을 너무 많이 먹어서 속이 불편할 때, 소화제를 먹기 보다는 저녁을 굶는 선택을 한다면 명상을 생활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직장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에잇! 그냥 술이나 마시자!’ 맞다. 그냥 술이나 마시는 것도 문제와 싸우기 보다는 벗어나는 것에 초점이 있다. 그러나 술은 몸을 해친다. 그래서 운동을 하기도 하는데, 뛰기보다는 걷기, 아령을 들기보다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유행에 맞춰 느림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느림을 실천하면서 명상도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아주 쉽고 간단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편안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서 벽시계를 보고 5분 정도만 초바늘이 지나가는 것에 집중해보자. 적어도 5분 동안은 세상의 시름을 잊을 수 있고, 이게 바로 명상이다. 전문가들은 벽시계 없이도 할 수 있을 뿐이다.
더 나아가서 명상을 하면서 아이들까지 즐겁게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은 만들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아이가 어릴수록 자기가 만들 수 없는 것을 가지고 만들겠다고 하고는 얼마 하지도 않고 엄한 아빠에게 당장 만들어놓으라고 땡깡을 부린다. 아빠는 그런 거 못한다고 손사레를 치지만, 사실 아빠는 귀찮다. 내 몸 움직이기도 싫어서 소파에 누워있는데, 종이비행기가 웬말인가.
그러나 생각을 조금만 바꿔도 종이비행기를 명상과 힐링의 순간으로 만들 수 있다. 완벽한 비행기를 선사하겠다는 생각만 버리면 된다. 그냥 종이를 반 접는 것에 집중하자. 또 반을 접는 것에 집중하고, 그다음은 사선으로 접는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이렇게 한 단계씩 하는 것에만 집중하다보면 어느 순간 비행기가 완성된다. 아빠는 세상의 시름을 잊을 수 있고, 아이는 아빠표 비행기를 얻을 수 있다.
지우심리상담센터 성태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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