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무당이 사람 잡는 건강 상식

“잘못 아는 건강 상식, 모르는 게 더 낫다”

지역내일 2013-06-17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정보에 노출돼 있다. 무엇이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이용해 정보를 얻기도 하고 이런저런 매체를 통해 습득하기도 한다. 그렇게 얻은 수많은 정보는 다 옳을까. 유감스럽게도 많은 경우 잘못된 정보이다. 그저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은 정보라면 상관없겠지만 건강과 관련된 의학정보는 자칫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생활 속에서 잘못 알고 있는 의학상식,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흔히 비타민C는 누구에게나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의학자는 암도 예방한다고 주장해 한때 비타민C 신드롬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흡연자가 비타민C를 많이 섭취할 경우에는 담배 연기에 함유된 카드뮴의 발암 능력이 무려 100배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난리가 나기도 했다. 이처럼 잘못 알려진 건강 상식은 무척이나 많다.

술 마시다 자는 경우, 그대로 두는 게 최고?
우리 생활에서 꼭 필요한 몇 가지 잘못 알려진 건강 상식. 우선 술에 대한 상식 중에 ‘과음해서 쓰러지거나 잠들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술도 빨리 깨고 좋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자칫 그대로 영원히 깨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왜냐하면 과음을 하면 심장박동과 호흡이 느려지고 혈압이 떨어져 급격히 졸음이 쏟아진다. 이럴 경우 자면서 토한다면 토사물이 기도를 막아 호흡곤란으로 큰일이 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대학 신입생환영회에서 이런 일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대학생이 됐다고 갑작스럽게 많은 음주를 할 경우 뇌에서 토하라는 명령을 내리기 전에 쓰러져 잠이 들기 때문에 잠결에 토해서 사망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또 맥주를 마시면 다 뱃살로 간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불룩 나온 배를 ‘맥주 배’라고 하기도 하고 서양에서도 ‘beer belly''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과연 맥주를 많이 마시면 배가 나올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양주나 소주, 보드카 같은 독한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 배가 더 많이 나온다. 독한 술이 칼로리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1인당 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인 체코의 경우 맥주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체코 여성 1,09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안 마시는 여성들보다 체중이 오히려 덜 나가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술은 남녀를 불문하고 많이 마실수록 체중은 확실히 늘어난다.
또 임산부가 간혹 술을 한 잔씩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한 잔 정도야 어때”라며 권하기도 하고 실제로 잔을 들기도 하지만 임산부는 절대적으로 술을 마시면 안 된다. 여성이 남성보다 알코올 분해기능이 70~80%가량 떨어지기도 하지만 임산부가 술을 마시면 그 술이 탯줄을 타고 바로 태아에게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와 태아의 혈중알코올농도가 같아진다. 엄마는 1시간이면 술 한 잔을 분해해 발산해 버리지만 태아는 간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에 간이 기능을 못해 알코올을 발산하지 못한 채 태아의 몸속에 남아있게 된다.

담배는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아예 끊어야 금연효과 나타나
더 치명적인 것은 태아의 뇌에 미치는 알코올의 영향이다. 임신 첫 3개월 동안 술을 마시면 태아 뇌세포의 성장이 정지돼 태아는 평생토록 피해를 입는다. 두뇌에 4시간 이상 알코올이 닿으면 뇌세포가 수백만 개씩 죽는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술을 마신 임산부가 낳은 아기의 머리가 작은 것은 술의 영향 때문에 뇌가 발달하지 못해서이다. 이런 아이들은 IQ가 떨어지고 발달장애나 학습장애를 겪기도 한다. 때문에 “한 잔 쯤이야”라는 안이한 생각은 금물이다.
또 잘못 알려진 상식 중 대표적인 것 하나는 ‘담배를 줄이면 건강이 좋아진다?’는 말. 하루에 두 갑씩 피우던 골초 23명에게 9주 동안 열개피로 줄이고 3주후에 검사하는 실험을 했다. 총 12주 동안 1/4로 줄인 셈이다. 과연 얼마나 건강해졌을까. 몸속에 든 발암물질 2가지와 일산화탄소, 시안화물 등 4가지 독소의 양을 측정했다. 결과는 예상과는 달리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담배를 줄인다고 해서 갑자기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담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끊은 사람은 빠른 경우 수주 만에 담배로 인한 몸속 독소가 완전히 사라졌다. 이런 실험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금연은 줄이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끊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발에 잡힌 물집은 일부러 터트리지 말고 놔둬야
요즘 등산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갑작스러운 등산으로 발에 물집이 잡히는 경우가 흔하다. 이럴 때 대부분은 일부러 터트리는 경우가 많다. 어디선가 귀동냥을 한 사람은 물집을 바늘로 터트린 후 실을 늘어뜨려 물집 속 액체가 실을 타고 흘러나오게끔 하기도 한다. 하지만 캐나다의 발의학자협회 회장을 역임한 스타 보펄러스 박사는 터트리지 말라고 충고한다. 이유는 물집 속 액체는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 몸이 자연적으로 만들어낸 장치이기 때문이라는 것.
만일 일부러 터트린다면 낫는 속도도 늦어지고 세균 감염의 위험도 크다고 한다. 또 소독을 한다고 라이터 불로 바늘을 달궈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시커먼 탄소 분자를 피부 속에 일부러 집어넣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경고한다. 만일 저절로 터진다면 일회용 밴드를 붙여 세균 감염을 막으면 된다.
이런 물집 외에 등산을 하다보면 넘어지거나 바위에서 미끄러져 상처가 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럴 때는 보통 “딱지 생길 때까지 그냥 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딱지가 생기면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이럴 때는 항생연고를 발라 딱지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흉터가 남지 않는다고 컬럼비아 대학의 블루스 카츠 박사는 말한다. 하지만 딱지가 생겼다면 억지로 떼어내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딱지 밑에 새로 생기는 피부조직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흉터가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소독을 한다고 과산화수소를 바르기도 하는데 언뜻 보기에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아 금방이라도 나을 것 같지만 예일대학의 데이비드 러펠 박사는 상처에 새로 생기는 피부 재생 세포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 흉터를 햇볕에 노출시키면 흉터의 색소 생성 세포를 자극해 흉터가 검게 변하기 때문에 햇볕노출도 삼가야 한다.


이처럼 생활 속에서 잘못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부지기수다. 임신을 했을 때 약을 먹으면 안 된다거나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으면 눈이 나빠진다거나 과일껍질을 두껍게 깎으면 농약을 제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또 찬물로 머리를 감으면 탈모가 예방된다고 믿기도 한다. 하지만 다 잘못된 상식이다.
임신하고도 6주가 지나고는 웬만한 약은 먹어도 별 영향이 없고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으면 눈은 피곤하지만 나빠지지는 않는다. 과일의 껍질 역시도 과일 표면의 미세한 구멍으로 이미 농약은 다 침투했기 때문에 껍질을 두껍게 깎아내는 것보다는 차라리 몇 번 더 씻는 게 낫다고 한다. 찬물로 머리는 감는 것 역시 두피만 피곤하게 만들 뿐이라고 한다.
이렇듯 우리는 잘못된 상식을 정답인 양 철석같이 믿고 있다. 대부분의 상식은 귀동냥으로 생긴 것이다. 때문에 건강에 관련된 상식만큼은 확인하고 다시 확인하는 습관이 생겨야 할 것이다.


장시중 리포터 hahaha1216@naver.com


참고도서 『내 몸을 망가뜨리는 건강상식사전』(김상운 저, 이지북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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