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병은 여름에 치료하자 - 동병하치(冬病夏治)
일찍 더위가 시작된 지난 토요일, 3살 민채가 부모님과 함께 한의원에 왔습니다.
“선생님, 다른 아이들은 여름에 감기에 잘 안 걸리는 것 같은데, 우리 민채는 이상하게 감기에 자주 걸려요. 면역력이 약해서 그런 건가요?”
민채 어머님이 호소하신 것처럼 여름에도 소아 감기 환자를 드물지 않게 만날 수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이런 경우를 중서(中暑 여름감기)라고 합니다. 실제로 겨울 감기의 연장선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나 지나친 한기에 의한 감염으로 ‘냉방병’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중서(中暑)는 깊은 곳과 큰집에 피서하다가 얻는 수도 있는데, 그 증상으로는 반드시 머리가 아프고 오한이 나며 몸이 오그라들고 팔다리의 뼈마디가 쑤시고 아프며, 가슴이 답답하고 몹시 열이 나기도 한다’라고 써져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집안에서 생긴 찬 기운 때문에 온몸에 양기가 퍼지지 못해서 생긴 것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체온 조절 능력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봄부터 이어져 온 감기가 완전히 치료되기도 전에 계절이 바뀌면서 감기가 다시 발생할 수 있으며, 외부 환경은 더운데 내부 환경의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 또는 장마로 인한 습기 등으로 인해 감기에 걸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일교차가 큰 날이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의 경우 온도 차이에 몸이 적응하기 더 어렵습니다. 이럴 때마다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환기를 자주 해 주시고, 온도 차가 5 ℃ 이상 되는 실내ㆍ외를 오갈 때에는 특별히 체온 유지에 신경을 써 주십시오. 여름이라고 너무 찬 음식만 먹이는 것 보다는 따뜻한 음식으로 몸 안을 보할 필요가 있음을 명심해 주세요. 쇼핑을 하거나, 비교적 냉방이 잘 되는 곳에 오래 있을 경우엔 긴 옷을 준비해 체온 손실을 막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쉬는 시간마다 가벼운 체조나 마사지를 해 주면 혈액 순환이 촉진되어 아이들의 여름 감기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더위를 이기는 방법이라곤 부채와 선풍기가 고작이었으니 여름철에 추위로 몸이 상할 일은 없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건강한 아이라면 땀만으로도 체온을 낮추는 조절효과가 있어 여름감기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지나친 냉방이나 인위적인 바람은 오히려 병을 더 키울 수 있습니다. 여름철 실내온도를 28도로 유지하는 경제적이고 건강한 여름 나기 어떠신가요?
모아한의원 장경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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