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노사교섭이 난항에 빠지면서 “사실상 폐업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경남도의회 임시회가 열리면 또 다시 의료원 폐지조례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여야간 회기 마지막 날인 23일까지 조례를 강행처리 하지 않는다는 정치적 합의가 있었지만 상황에 따라 기습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노사간 교섭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런 저런 정상화방안을 제시했지만 경남도는 여전히 “획기적인 경영개선 방안을 내놓아라”고만 되풀이 하고 있다.
노조는 우수 의료진 확보와 환자 접근성 강화, 경영개선 권고사항 검토, 전문가 간담회 추진 등 58개 항목의 정상화 방안을 제출했지만 경남도는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노조는 “노조 측에게만 경영 개선 대책을 내놓으라고 하지 말고, 경남도에서 준비한 경영 개선방안을 제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관련 경남도에서 파견한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은 사견임을 전제로 “노조 개선안은 개선안이 아니다. 폐업도 경영개선의 한 방안이다”고 말해 노조 반발을 사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 핵심측근 인사 역시 “지금 있는 (노조)사람들과 어떻게 일하냐”며 “문 닫고 새로 시작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해 홍 지사가 정상화 보다 폐업을 염두에 두고 노사대화는 사전 여론정지 작업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윤성혜 보건복지국장은 “홍 지사가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 명시적으로 얘기한 적이 없다”며 “15일경 종합적인 의견을 내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6일 교섭에서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3대 원칙, 3대 방안, 3단계 절차’를 제안했다.
3대 원칙과 방안에는 ‘폐업, 해산하지 않고 지역거점공공병원으로 정상화한다’, ‘진주의료원 정상화와 발전을 위한 노사정 협약’, ‘노, 사, 정부, 도의회,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특별위원회 구성’ 등이 담겨 있다.
교섭을 둘러싼 주변 환경도 원만치 않다.
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원들은 7일 임시국회에서 진주의료원법 처리가 불발로 돌아가자 일제히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난하고 나섰다.
국회 복지위원장인 민주당 오제세 의원 등은 “진주의료원법을 개정하지 않으려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보이콧하고 있다”며 “진주의료원법이 통과되더라도 크게 변하는 건 없다. 문 닫을 때 중앙정부와 상의하라는 조항이 들어갔을 뿐인데 왜 피하려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공의료원을 폐업할 때 중앙정부와 협의하도록 한 개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지만 법사위에는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홍 지사가 검찰에 고발된 데 대해서도 경남도는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이 포함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성 강화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진주의료원 휴업 강행 및 환자 강제퇴원 종용 등과 관련해 홍준표 경남지사 등 3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6일 창원지검에 고발했다. 홍 지사는 7일 이에 대해 “가족들이 사인해서 데려가고, 옮긴 병원에서는 심장소생술, 헤모글로빈 수혈도 거부하는 사인을 했다. 옮겨갈 때 구급차 대절해줘서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고 갔다”며 “무고”라고 반박했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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