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주)한국도라지는 2007년 지역주민 53농가가 결성한 농업회사법인이다. 전국 최대 도라지생산단체인 ‘홍성군 도라지연구회’에서 생산하는 도라지를 이용해 액상차와 잼 장아찌 피클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생산한다.
(주)한국도라지가 우리 도라지의 우수성을 인식하고 다년간 연구를 통한 제품개발로 도라지의 대중화를 실현하기까지 마케팅과 판로 개척에 어려움이 많았다. 2009년 이전까지 연매출 3000만원 고용인원 2명에 불과했다.
2009년 (재)충청남도경제진흥원(이하 충남경제진흥원)의 지원을 받기 시작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연매출 2억원 고용인원 9명으로 매출 및 규모가 매년 약 100%씩 성장했다. 현재는 롯데백화점 및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상태로, 최근에는 자동화설비도입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사업체(2010년 현재)는 312만2322개로 전체 사업체의 99.9%를 차지한다. 종사자수는 1226만2535명으로 86.8%다. 우리나라 경제는 물론 삶의 근간이다. 충남경제진흥원은 이들 입장에서 지역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충남경제진흥원 고경호 원장을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충남경제진흥원의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
충남경제진흥원은 중소기업육성자금, 국내외 판로개척, 창업 및 일자리, FTA활용(충남FTA활용지원센터), 도내 외국인투자기업(충남외국인투자기업지원센터) 등에 대한 지원은 물론, 충남BIZ-콜센터를 통한 경영전략, 재무관리, 법률, 인사노무관리, 생산합리화, 마케팅, 기술개발, 지식재산권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욕구인 정책자금 지원의 경우, 올해는 창업자금과 경쟁력강화자금, 혁신형자금 등 모두 2150억 원의 시설 및 운전자금을 간접대출방식으로 최대 15억원까지 지원한다. 창업 붐 조성과 청년창업지원(청년CEO500프로젝트), 1인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 및 충남신기술창업보육센터 운영 등을 통한 창업지원사업과 함께 구인-구직간의 미스매칭 해소를 위한 일자리종합지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 지난해 10월 원장으로 취임했다. 역점 사업을 든다면
크게 중소기업 지원역량 강화와 자립경영기반 구축으로 나눌 수 있다. 올해 ‘소통’ ‘창조’ ‘열정’이라는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소통과 협업을 통한 중소기업지원 강화, 지역경제선순환시스템 구축, 자립경영기반구축을 위해 3개 부문 11개 전략 30개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지원역량 강화를 위해 산업진흥기관간 협력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강화하는 한편, 판로개척지원 사업 등 기존의 다양한 지원수단들을 더욱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실례로, 도내에서 생산된 우수 제품(완제품 소비재)을 지역 내에서 우선 소비하는 지역 내 생산-소비 선순환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려고 한다. 수출, 통상지원 역량도 크게 강화해 나가고 있다.
충남경제진흥원의 자립경영기반 구축도 중요하다. 자립경영기반이 구축돼야 중소기업지원 업무를 안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 오랜 기자생활을 했다. 언론인 출신이 경제진흥원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일부 우려도 있었는데…
2003년 17대 총선 출마를 위해 언론사를 사직했던 2년을 제외하고 대학 졸업 후 평생 언론에 몸담았다. 그런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원장에 응모했다니 의아해하거나 궁금해 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지역경제 분야는 나에게 절대 낯선 영역이 아니다. 언론에 몸담으면서 지난 십 수 년 간 제조업 기반의 도내 산업경제 영역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충남 서북부권은 충남 전략산업 중심 기업들이 모인 곳이고, 지역 내 총생산(GRDP)의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요충지다. 당연히 언론인으로서 관심을 갖고 다가서야 될 영역이라고 생각해 오랫동안 산업현장을 밀도 있게 취재했고, CEO들과 지식 정보 교류에 적극적으로 힘을 쏟았다. 단순한 만남, 관계를 넘어 지역경제를 함께 고민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대학원 석·박사과정 때 지역경제 지역개발을 전공한 것도 지역경제에 대한 식견과 전문성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 진흥원장에 공모했을 때 나를 잘 아는 분들이나 기업인들은 ‘당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이라고 말했다.
-. 천안과 아산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크다.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기업인들은 제일 먼저 지리적 이점을 꼽는다. 수도권과 가끼워서 얻는 이점이 많고, 특히 전국 곳곳을 잇는 교통망이 좋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일자리도 풍부하다. 천안과 아산은 삼성전자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들어서 있고 관련기업들이 집적해 다른 지역에 비해 일자리가 많다. 세계적인 디스플레이산업의 메카이기도 하다.
연세대 도시공학과 김갑성 교수의 ‘복합산업단지의 고용 및 지역경제 파급효과’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4개사가 입주를 시작한 2004년부터 2012년까지의 아산복합산업단지 고용인원은 1만8000명에서 3만6000명으로 100% 증가했다. 연구개발과 경영지원 직군은 4000여명에서 1만2000으로 3.5배 늘었다.
하지만 이에 걸맞는 교육과 문화시설 등 도시 인프라 구축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수출중심형 산업 집적지여서 세계경제의 영향에 크게 민감하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 구직자는 일자리의 부족을, 중소기업에서는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구인과 구직의 미스매칭 문제는 청년층의 고학력 추세와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사회적 평가로부터 시작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 노력과 함께 지역인재 선순환구조 구축을 위한 산학관 협력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산학연계과정의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특성화고교 및 대학 전문학과 등과 연계를 통해 조기에 우수인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지역 특화 일자리에 맞춘 교육도 필요하다. 산학연계의 경우 지금은 중견기업 이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중소기업의 경우 대학 또는 기관 협조를 통해 인력확보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우수인력에 대한 중소기업의 보상 등 복리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대기업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연봉 아닌가. 그러나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면 조직의 안정성과 복리후생이 어느 정도 뒷받침 된다면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감수하겠다는 결과가 있다. 우수 인력을 초빙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나 역시 충남경제진흥원장으로 있는 동안 행복한 충남경제 구현을 위하여 지역사회의 지혜와 힘을 모으는데 적극 힘쓸 것이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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