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명물을 찾아 - 가덕도 정거마을 벽화골목

지역내일 2013-04-19 (수정 2013-04-19 오후 4:26:43)

부산의 명물을 찾아 - 가덕도 정거마을 벽화골목
바다가 있어 더 아름다운 벽화 
어촌마을 특색을 잘 담은 벽화와 자연이 조화


바다가 보고 싶은 날이면 가덕도에 가보자. 해운대, 광안리에서 보았던 바다와 사뭇 다르다. 부산의 또 다른 바다를 간직한 어촌 마을. 골목마다 따뜻한 햇살을 담뿍 안은 벽화들. 바로 가덕도 정거마을이다.
해운대에서 출발해 광안대교를 지나 황령산터널, 동서고가를 지나 가락IC에서 거가대교 방향으로 달렸다. 길만 막히지 않으면 어렵지 않은 코스다. 일단 거가대교로 이어지는 가덕대교로 올라 제일 먼저 우측으로 빠지는 길로 진입해 좌회전 해 들어가면 곧바로 눌차도로 진입할 수 있다. 눌차도 북동쪽 해안선을 따라서 향원마을을 지나면 곧 벽화마을이다.   


볼거리 풍부한 벽화마을



40여년을 부산에서 살면서 가덕도에 한 번 가보지 않았다. 거가대교를 타면서 창밖으로 무심코 봤지만 한번 가볼 생각을 못했다. 부산을 다 안다고 생각했건만 가덕도를 몰랐으니 지금껏 부산을 몰랐던 셈이다.
부산 속에 또 다른 부산이 있었다. 마을이 바다를 품었다고 해야 할지 바다가 마을을 품었다고 해야 할지···. 어쨌든 온전한 어촌마을이다.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가동 눌차도에 있는 네 개의 마을 중 무인섬 진우도를 마주하고 있는 60여 세대의 전형적인 어촌마을 골목마다 벽화다. 2012년 부산시 커뮤니티 뉴딜 시범지역 사업장으로 선정되어 어촌의 벽화마을로 변신했다.
벽화 몇 점, 그리고 답답한 골목 탓에 급히 발길을 돌리게 하는 그런 벽화마을과는 다르다. 천천히 골목을 돌면 또 새로운 벽화가 나오고 문득 골목 끝에 바다가 나온다. 아름답다는 말이 그저 딱 맞다.


자연의 소재로 만들어진 벽화




하지만 벽화마을에 와서 처음 보는 것은 벽화가 아니다. 부산을 향한 바다를 본다. 멀리 다대포가 보이고 아무도 살지 않는 진우도가 더 가까이 서 있다. 그래서일까? 호수 같이 바다가 고요해 보인다. 날씨 덕도 있었겠지만 참 따뜻한 어촌마을이다.
정거마을 바다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바위처럼 여기저기 쌓인 가리비 묶음. 껍질에 구멍을 내어 종균을 시켜 거제도 통영 양식장으로 보낸다고 한다. 벽화 속에 유독 가리비 소재가 많은 이유를 알만도 하다.
정거마을은 눌차도 북동쪽에 위치했다. 마을 동편 터질목은 파도가 심해 일기가 고르지 못하면 배가 잘 터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이 지역으로 나갈 배들이 파도가 잔잔할 때까지 닻을 매어 놓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닻거리라 불렸다고 한다. 한자로 지명을 변경하면서 정거마을이 되었다.
마을 주민들이 대부분 어업에 종사한다. 이런 곳이 부산이라니 그것도 새삼 신기하다.


벽화마을, 부산 명소로 예감




어촌마을 벽화라 시시하게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작품 하나하나 개성 그 이상의 예술성을 담았다. 자연에서 얻은 소재를 그대로 이용한 벽화들이 재미있다. 햇살을 받은 골목의 다채로운 벽화들 보는 재미가 정말 독특하다.
골목에 벽화만 그린 것이 아니라 예쁘게 단장을 해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주말 나들이로 강추다.
아쉽다면 고즈넉한 어촌마을이라 따뜻한 차 한 잔 마실 곳이 없다는 것. 그래서 아직 자연을 더 많이 닮은 수수한 어촌마을이다.
벽화를 따라 골목을 돌고 돌다 바다를 만나고, 다시 돌아 벽화에 홀리다 또 바다를 만난다. 이런 묘미가 어디 그리 흔할까?
정거 마을, 부산의 명소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한가로운 어촌의 멋을 그대로 품고 오래오래 빛나길 바란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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