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가족여행

천년고도의 역사 속을 걷다

지역내일 2013-05-27

벌써부터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것일까. 가파르게 더워진 날씨지만 그림 같은 하늘과 한층 진해진 초록색이 여행가기에 너무 좋은 날들이다. 황금 같은 연휴에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배워주고 싶은 부모 욕심에, 나 역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아쉬움에 여행지는 경주로 정했다. 역사책에서 보았던 유적과 유물을 눈으로 확인해 보는 지적 충만감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즐거울 수 있는 재밋거리가 많은 여행이었다.


생각보다 조금은 초라했던 다보탑
경주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찾은 곳은 바로 불국사. 석가탑과 다보탑을 직접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불국사를 찾았다. 마침 그날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서 색색의 연등 장식으로 불국사는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따로 입장료를 받지만 이날만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했다. 그만큼 사람이 많아서 움직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은 바로 대웅전. 석가탑에서 나온 사리를 대웅전에 전시하고 있어 사람들이 많이 북적였다. 그 앞에 다보탑이 조금은 초라한 노구를 간신히 지탱하듯 서있었다.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몇 개의 긴 봉으로 울타리를 만들어 놓았지만 왠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 듯싶어 초라하게 느껴졌다. 석가탑은 수리 중이라 제대로 볼 수 없어서 못내 안타까웠다. 대웅전 옆에는 탁본 체험실이 마련되어 있어 부모들과 함께 온 아이들로 북적거렸다. 5천 원을 내면 한지에 석가탑과 다보탑 문양, 불전을 장식한 연꽃무늬 등을 직접 탁본해 볼 수 있다.


소박하지만 친근한, 국립경주박물관
불국사에서 차로 10여분 떨어진 곳에 있는 국립경주박물관. 서울에 있는 국립박물관의 웅장함에 비하면 소박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신라 고고품 전시관, 미술관, 월지관(안압지관), 어린이박물관으로 테마를 나누어 관람객이 친숙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게 구성해 놓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보이는 성덕대왕 신종. 종을 만들 때 소리를 좋게 하기 위해 아기를 넣었다는 전설을 설명해주니 아이들 눈이 휘둥그레진다. 종을 치면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거냐며 호기심이 가득해 물어보았다. 어린이박물관에서는 미니 성덕대왕 신종이 있어 아이들이 직접 쳐보고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며 신기해했다. 박물관 가운데에 석가탑과 다보탑 모형을 세워 놓아서 불국사에서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야경이 빼어난 안압지와 첨성대
경주는 그리 넓지 않아서 한 나절이면 관광지를 둘러보기에 충분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안압지와 첨성대, 경주 세계문화유적지 공원도 자리하고 있다. 연휴라서 그런지 차가 예상외로 많아서 5분 거리임에도 30분은 족히 걸린 듯 했다. 첨성대는 그야 말로 역사책에서 그대로 툭 튀어나온 듯했다. 첨성대 앞에는 천마총을 비롯해 세계문화유적지 공원이 넓게 자리하고 있어 아이들에게는 역사적인 유적지라기보다는 넓은 잔디 운동장인양 맘껏 뛰어 다녔다.
넓은 잔디밭에 왕릉이 마치 동산처럼 있고, 연못에서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연신 들려와 아이들이 더욱 재미있어 했다. 첨성대 건너편에 위치한 안압지는 그야말로 야경이 일품이었다. 물을 따라 바닥에 알록달록한 조명을 설치해 조명 빛깔이 바뀌면서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밤에도 물에 비친 경치를 환하게 볼 수 있도록 신경 써서 만든 조명장치도 박수를 보낼 만했다. 맑은 물에 오랜 시간을 인내한 기품 있는 나무들이 마치 거울을 비추듯 물가에 내려앉은 모습은 오히려 밤에 더 빛나 보였다. 그래서인지 안압지에는 밤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아이들이 맘껏 즐긴 엑스포 공원과 열기구 체험
경주 보문단지에는 숙박시설들이 모여 있어 관광객이라면 이곳 보문단지에서 머물게 된다. 대부분의 호텔은 지은 지 40여년의 시간이 지나서인지 무궁화 5개짜리 호텔도 내부시설은 많이 낡아 있었다. 마치 ‘엄마 아빠 어렸을 적’ 전시에서는 볼 수 있을 법한 TV나 냉장고, 욕실, 조금은 실망스러웠지만 한 가지 위안은 천연 온천수가 나온다는 것. 아이들은 씻고 나서 물이 미끌미끌하다며 신기해했다. 또 숙박시설을 둘러싸고 있는 보문호수도 산책하기 좋고 아이들은 다행히 유람선과 오리보트를 타면서 만족스러워 했다.
보문 관광단지 앞에는 숙박시설들과는 다른 최신 놀거리들이 있었다. 경주 월드 놀이동산과 물놀이장, 테디 베어 박물관 등 최근에 만들어진 놀이시설들이 바로 인접해 있어 도보로도 이동이 가능했다. 그 중에 아이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것은 바로 열기구 체험. 눈앞에 거대한 풍선기구를 타고 지상에서 200미터 정도 올라가 경주의 경관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처음 올라가는 동안은 다리가 약간 후들거렸지만 하늘에서 내려다 본 경주의 경관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 했다.
열기구 체험장 바로 옆에는 경주 세계문화 엑스포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전망대가 있는 경주타워는 빌딩 가운데를 석탑모양으로 투각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경주타워 외에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키즈 캐릭터 존, 신라문화 역사관, 3D 애니메이션 월드 등 볼거리가 많고 중간 중간 숲과 시간의 정원, 아사달 조각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아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경주 여행 tip
국립경주 박물관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토요일, 공휴일은 1시간 연장)
매년 1월 1일, 매주 월요일은 휴무(옥외전시장은 휴관일에도 무료개방)
입장료는 무료
문의처: 054)740-7500 http://gyeongju.museum.go.kr


세계문화 엑스포공원
관람시간: 연중무휴
입장료: 성인 7천 원, 청소년 5천 원, 어린이 4천 원
내용: 경주타워, 신라문화 역사관, 3D 애니메이션 월드, 키즈 캐릭터 존, 세계 화석박물관
문의: 054)748-3011 www.cultureexpo.or.kr


경주빵
경주의 특산물인 경주빵, 첨성대가 있는 세계문화유적지 공원 앞에는 경주빵 가게들이 군락은 이루고 있다. 거의 모든 가게들이 자신들이 원조라고 간판에 큼직하게 써놓고 있지만 맛은 거의 비슷하고 가격도 일률적이었다. 팥이 많이 들어가 있지만 달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 경주빵 20개 14,000원 선.
신현영 리포터 syhy0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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