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나들이

ITX 청춘열차 타고 떠난 호반의 도시

지역내일 2013-05-13

두 아이의 주말 스케줄이 제각각이 되면서 맘먹고 떠나던 1박2일 여행도 쉽지 않은 요즘. 교통체증 걱정 없이 봄나들이 다녀올 만한 곳 어디 없을까 생각하다가 ‘ITX 청춘열차’를 찾게 되었다. 기차타고 한 시간이면 닿는 곳 춘천. 모처럼 서울을 벗어나 향긋한 봄바람을 쐬고 올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떠날 수 있었다. 그리고 무르익은 춘천의 봄에 한껏 취한 시간이었다.


청량리에서 춘천까지 63분, ITX
2012년 2월 28일 개통된 ITX 청춘열차는 최고속도 180Km로 운행하는 준고속열차로 청량리에서 춘천까지 63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2층 객차를 만나볼 수 있는 열차이다. 그런데 전체 열차 가운데 4, 5호 차량만 2층 객차가 있기 때문에 2층 객차를 예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네이버에 ‘ITX’를 치면 연관 검색어로 ‘ITX 2층 예매’라는 검색어가 뜰까. 2층 좌석을 원한다면 미리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겠다.
ITX 청춘열차를 이용하면서 인상적인 점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열차에 오르는 순간 느낀 첫인상이 굉장히 깨끗하다는 점. 화장실은 물론 수유실과 음료수 자판기도 있다. 그 다음은 나들이 떠나기엔 좀 애매한 시간이었는데도 좌석이 거의 다 차있다는 점. 개통된 지 일 년이 조금 넘었는데 4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용했다고 하더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차창 밖 북한강변의 풍경을 감상하다보니 어느덧 춘천이다. 용산을 출발해 청량리, 평내, 호평, 가평을 거쳐 춘천에 도착했다. 춘천역에 서서 어디로 갈까 잠깐 망설였다. 계획은 춘천 명동거리에서 닭갈비 먹고 공지천에서 벚꽃 구경 실컷 하려고 했는데, 막상 춘천에 도착하고 보니 여기까지 와서 소양강댐 안가기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소양강댐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대학생 때 한 번 가본 게 다인 소양강댐.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풋풋했던 옛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소양강댐 정상 길, 물 위를 가르는 산책길
소양강댐 진입로에 다다르면 ‘춘천통나무닭갈비’라는 맛 집이 있다. 식사 한 번 하려면 한 시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라고 할 만큼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부터 소양강댐까지 이어지는 ‘소양강댐 벚꽃 길’. 마치 꽃눈이 흩뿌리는 듯 소리 없이 떨어지는 꽃잎을 맞으며 들어서는 길이 무척 아름다웠다. 삼삼오오 모여 찰칵찰칵! 뒤늦게, 힘들게 찾아온 봄을 느끼느라 다들 분주한 모습이다.
이십 여 년 만에 다시 찾은 소양강댐은 무척 생소한 모습이었다. 소양강댐 정상 입구부터 댐 안쪽 팔각정까지의 이어진 ‘소양강 댐 정상 길’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작년부터 개방되었다는 이 길은 댐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소양강의 전경을 바라보며 산책도 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강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걷다보니 소양강댐에 대한 설명과 안내가 친절히 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읽어보기에 좋았다.
한 바퀴 둘러보고 화장실을 찾다가 들르게 된 ‘소양강댐 물문화관’. 작은 규모이지만 물을 테마로 댐과 수자원에 대해 알려주고 소양강댐이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하는지 소개하는 ‘주제과학관’, 물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과학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체험과학관’, 그리고 소양호 지역의 역사, 문화, 생태를 소개하는 ‘지역문화관’ 등 아이들이 가볍게 둘러볼 만하게 꾸며져 있다.
때마침 소양호를 유유히 떠가는 배를 보더니 타고 싶다고 성화다. 하는 수 없이 소양호선착장으로 내려가니 청평사로 들어가는 배와 소양호를 한 바퀴 둘러보는 유람선을 탈 수 있었다. 청평사에도 들러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허락지 않아 소양호유람선에 올랐다. 푸르른 산과 호수에 둘러싸여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느낌, 참 시원했다.
이제는 서둘러 춘천 시내로 들어가야 할 시간. 버스타고 천천히 드라이브하듯 가기엔 마음이 급하다.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춘천의 명물, 닭갈비 거리로 향했다. 소양강댐에서 춘천 시내까지 택시비는 대략 15,000원 정도.


춘천의 명물, 매콤달콤 닭갈비
춘천 명동 닭갈비 골목 입구에 들어서니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아하! 드디어 제대로 된 닭갈비를 맛볼 수 있겠구나 싶은 마음에 발걸음도 가볍다. 닭갈비 맛있다는 곳을 미리 알아봤기에 그 곳을 찾아 슬슬 걸어 올라가다 보니 유난히 식사하는 사람이 많은 곳 두 군데가 눈에 들어온다. 소문난 맛 집도 좋지만 이렇게 현지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도 좋을 것 같아 그 중 한 곳으로 들어갔다. 주문과 테이블 세팅도 착착, 맛깔스럽게 닭갈비를 익혀내는 손놀림을 보고 있자니 어느새 커다란 철판 가득 맛있게 닭갈비가 볶아졌다. 보슬보슬한 닭고기와 함께 살짝 숨은 고구마와 떡 사리를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아이가 있으니 덜 맵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그런지 아이들도 맛있다고 잘 먹는다. 철판볶음으로 마무리를 하고 나니 배가 터질 듯하다.
소화도 시킬 겸 닭갈비 골목도 더 구경하고, 그 길로 죽 이어진 춘천의 명동 거리도 구경하다보니 슬슬 공지천 공원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의암호를 끼고 조성된 공지천 공원은 가족들과 함께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자전거 타는 어린이, 축구하는 학생들, 손 꼭 잡은 연인들…. 한강공원 풍경이 저절로 연상되는 듯 비슷한 분위기였다.
여기까지 온 김에 배경이 멋지기로 소문난 춘천MBC까지 가 보았다. 마침 살며시 떨어지는 해와 의암호가 빚어내는 일몰 풍경에 한참을 서서 바라보았다. 의암호를 따라 조성된 자전거 길도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자전거를 싣고 ITX열차에 오르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아이들과 의암호 경관을 즐기며 자전거로 달려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춘천 여행의 마무리로 의암호가 내려다보이는 카페 ‘R. Mute 1719’에 들렀다. 의암호를 한눈에 담아볼 수 있는 넓은 테라스가 있고 그림과 조형물이 곳곳에 자리 잡은 갤러리 카페이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따스하고 짙은 커피 한 잔을 마시니 어느 덧 어둑한 기운이 감돈다.


<춘천 여행 팁>
* ITX 청춘열차
-용산~춘천 대인 6,900원 소인 3,400원 가족석
-예약: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 글로리 어플(스마트폰) 등
*소양호선착장
소양호유람선 대인 10,000원 소인 5,000원
*명물닭갈비
춘천시 조양동 50-7
(033)257-2961
*R. MUTT 1917 GALLERY CAFE
춘천시 삼천동 238-3
(033)254-1917


박혜준 리포터 jenna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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