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안정이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

지역내일 2013-05-05

전화기 넘어 현우(가명, 14세/남/중 2학년) 어머니에게서 현우의 중학교 성적에 대한 걱정이 가득 묻어났다. 책상에 앉기 무섭게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10분 만에 목마르다며 냉장고 문을 연신 여닫는 현우가 미덥지 못한 것은 당연했을 터. 이에 최면 중 집중력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아시고 내원약속을 하셨다. 그리고 현우도 공부를 잘 하고 싶으니 흔쾌히 오겠단다.


대면 첫 날 심리검사 결과에서 집중이 잘 안되는 이유가 나왔다.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이 있었던 것이다. 현우는 모든 일에서 짜증을 느끼고 있었으며, 교우관계도 좋지 않았다. 심지어 밤에 잠을 편안히 자지 못하고 있었으니 집중력이 좋을 리 없었다.


현우의 상담결과를 토대로 다시 어머니와 상담하였다. 현우가 어릴 적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로 성장했음을 이야기 해 주시며, 대인관계가 좋지 않음은 약간 눈치를 채고 있었다. 그리고 짜증을 많이 내는 현우에 대하여 걱정은 하고 있었지만 엄마에게는 이 모든 것이 성적보다는 덜 중요했던 것. 성적이 과연 현우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엄마의 마음을 치유하는 수단인 건지 물어보자 눈물이 핑 도신다. 어머니에게 성적과 집중력을 방해하는 정서적 불안을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음을 말씀드렸다. 


어머니와 현우의 동의아래 불안감을 없애고 정서적 안정을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현우가 불안 극복과 성적향상에 의지가 있어서 최면반응이 상당히 좋았으며, 계속해서 어릴 적 아팠던 상처를 치료하여 불안한 정서를 완화시키고 있다. 프로그램 후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고 하며, 수업시간 중 집중력이 좋아져서 시간이 아주 잘 간다고 현우가 좋아하니 내 마음도 기쁘다.


현우의 정서에 가장 큰 영향은 잦은 싸움을 하는 부모님들의 행동이었다. 다투는 와중에 또는 후에라도 아이에게 좋은 억양, 말투가 나갈 리가 있겠는가? 현우 입장에서 자기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욕을 먹으니 짜증이 나면서 불안이 일상화 되었던 것이다. 극도의 불안한 상태에서는 공부 뿐 아니라 학교생활 교우관계 등 다방면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니 이에 대한 치유가 성적보다 먼저이다. 하지만 그전에 우리 엄마들이 아이의 성적을 자기 힐링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자.


 
김은수 원장
미래행복최면심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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