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설동 벼 수매창고에서 20m 정도 올라가면 최연희(80)씨의 자택이 있다. 그녀의 집 정원에는 그녀가 9년 동안 자식처럼 돌보며 키운 300여종의 야생화가 있다. 이곳에서 다음 달 11일부터 5일간 그녀의 야생화 작품들을 세상에 선보이는 야생화 개인전을 연다. 관람료는 무료이고 야생화도 판매하지 않는다. 80세 생일을 기념하며 사람들과 함께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자리다.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야생화들을 돌보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야생화를 돌보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식사시간도 잊어버릴 정도다. 아침은 거르기 일쑤고 12시 넘어서야 시장기를 느끼고 식사를 시작한다.
“화가 났을 때도 야생화를 들여다보면 화가 사라지는 것을 느껴요.”
그녀는 호젓한 곳에서 살고 있지만, 스트레스는 물론 우울증 따위는 느낄 새도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생활의 활력이 샘솟는다며 야생화를 키워보라고 권유했다.
자연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관엽식물을 항상 키웠고 결혼 후에도 취미는 이어졌다. 하지만 관엽식물이 커져 움직이기 어려워지자 70세 이후부터는 딸인 서양화가 양현숙 씨의 권유로 야생화를 키우기 시작했다.
야생화는 관엽식물보다 세심하게 키워야 하고 시간과 정성은 물론 사랑을 주어야 잘 자란다고 믿는 최연희 씨. 말하는 도중에도 끊임없이 야생화를 돌보며 대화를 나눈다. 그녀와 야생화는 서로에게 활력이 되는 ‘가족’이다.
임유리 리포터 vivian8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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