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에는 대표명소 16곳이 있다. 백운호수와 왕송호수, 모락산 등의 자연경관 8경과 문화예술길, 성 라자로 마을, 철도 박물관, 도깨비 도로 등 도시경관 8경이다. 따뜻한 봄날, 가족이 함께 나들이 떠나기 좋은 의왕의 명소를 소개한다.
여의도 벚꽃 축제가 21일로 막을 내렸다. ‘올해는 꼭! 한 번 가봐야지’ 결심했던 것이 벌써 몇 년째. 하지만 장난꾸러기 아이들을 데리고 사람과 차에 치일 여의도까지 가자니 ‘그깟 벚꽃 안 보고 만다’는 남편의 의견도 한몫했다. 다행인 건 아직 인근 벚꽃은 한창이라는 점. 가까운 거리면서 벚꽃도 구경하고 혈기 왕성한 두 아이도 신이 날 장소를 고민하던 차에 ‘왕송호수’ 가 눈에 쏙 들어왔다. 의왕 왕송호수는 안양과 군포 인근에 있으면서도 자연학습공원과 의왕조류생태과학관, 철도 박물관까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곳이다.
봄기운이 물씬, 벚꽃 따라 왕송호수로
왕송호수는 호수의 규모가 크고 붕어와 잉어 등의 물고기가 많은 곳이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수도권 최대의 철새도래지라는 점이다. 새들이 호수 위를 한가로이 헤엄치거나 갈대숲 사이로 ‘후드득’ 떼를 지어 날아가는 장관은 흔한 일이다. 계절을 잘 맞추어 찾는다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원앙은 물론 이름 모를 다양한 새들을 만나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봄에는 또 하나의 묘미가 있다. 바로 왕송호수 앞 2차선 도로부터 시작되는 벚꽃길이다. 의왕 자연학습공원이나 철도박물관을 지나가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길이다. 나무마다 활짝 핀 벚꽃에 아이도 ‘우아’ 탄성을 지른다. 하양 몽우리가 눈꽃송이보다 곱다. 운 좋으면 휘날리는 벚꽃비도 맞을 수 있겠다.
네 가족이 호수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산책이었다. 호수를 바라보며 걷고 싶다는 남편의 작은 바람 때문이었다. 호숫가를 바로 옆에 두고 한 사람이 겨우 거닐만한 좁은 샛길의 이름은 ‘누리길.’ 사실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아이와 몇 분밖에 걸을 수 없었지만 따뜻한 봄빛을 머금은 나무 아래에서 아이와 손에 잡고 있던 순간은 짧아도 흐뭇했다.
누리길을 돌아 나오니 운 좋게 벤치가 비었다. 방금 전까지 연인들이 이어폰 하나 나누어 끼고 앉아있던 영화 같던 그 장소에서 장난꾸러기들은 어느새 작은 돌멩이 하나씩 주워서 물수제비뜨기 흉내를 낸다.
자연학습공원과 조류생태과학관도 함께 즐겨요
왕송호수의 미덕이라면 다름 아닌 바로 옆의 다양한 즐길거리이다. 넓고 잔잔한 물살은 어른들의 지친 일상을 힐링해주기에 만족스러운 곳이지만 거침없이 뛰놀고 싶은 아이들에게는 2% 부족한 공간이다. 이런 아이들의 혈기를 다스리기에는 자연학습공원이 제격이다.
자연학습공원은 습지식물과 수생식물이 자연스럽게 자생할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과 넓은 잔디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스한 봄빛은 반갑고 준비해온 돗자리 위에서 봄 소풍을 즐기는 가족들은 여유롭다. 초록빛 풀잎 위에 노란색, 빨간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아기자기한 야생 꽃들도 찾아볼 수 있다. 큰아이도 준비해온 공을 가지고 거침없이 잔디밭에 뛰어든다.
조류생태과학관도 유치부부터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체험하기에는 알찬 장소. 왕송저수지에 서식하는 다양한 조류와 어류에 대한 설명부터 조류가상체험까지,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이 즐거워했던 곳은 왕송호수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마치 선장이 된 듯, 망원경을 이리저리 흔들어 보며 작은 아이도 폼을 한껏 재었다. 조류박물관까지 보고 나니 어느새 시간이 늦었다. 집 근처라 오후 늦게 출발한 탓에 바로 옆의 철도박물관도 다음을 기약해야 했지만 그래도 편안하면서 즐거운 하루였다.
아쉬웠던 건 ‘누리길’이 운치 있는 이름만큼 잘 정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호수 옆의 샛길은 너무 호수와 가깝고 좁아 어린아이와 걷기에는 어려웠다. 좁은 주차 공간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하지만 인근에서 이처럼 넓은 호수와 봄볕을 함께 즐기기에는 이만한 곳도 없다. 아울러 바로 옆의 조류생태과학관, 철도박물관 등은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기에 만족스러운 공간이다.
주윤미 리포터 sinn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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