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야구단 ‘안양산타즈’

9전9패면 어때? 야구 사랑은 우리가 ‘천.하.무.적’인데!

야구가 좋아 치고, 뛰고, 던지는 그녀들, 1승이 없어도 야구대회 우승을 꿈꾸며 즐겨

지역내일 2013-04-24 (수정 2013-04-24 오후 5:35:17)

700만 관중 돌파의 신기록을 세운 프로야구. 직접 야구를 즐기는 사회인 야구인 20만. 이제 야구는 명실공이 우리 생활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거기다 ‘남자들만의 스포츠’라는 수식어도 옛말이 됐다. 요즘은 야구장이나 주변에서 해박한 지식으로 야구를 즐기는 여성들을 자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보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야구를 하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우리지역에서도 보는 야구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며 야구를 즐기는 여성들이 있다. 나이와 직업은 다르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똑같다는 그녀들, 여성야구단 ‘안양산타즈’가 그들이다.




10대부터 50대, 고등학생부터 주부까지 다양
지난 2010년 11월 창단한 여성야구단 얀양산타즈. 야구라는 스포츠를 매개로 여성들의 스포츠 참여 폭을 넓혀주고 싶다는 취지로 탄생한 이 구단은 지난 3년 동안 어엿한 사회인 야구팀으로 성장했다.
안양산타즈는 현재 여자야구연맹에 정식 등록된 선수회원 19명과 명예회원 2명을 포함해 총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연령도 19세 고3 여학생부터 53세 여성까지 10대에서 50대를 아우른다. 직업도 일반 회사원에서 대학생, 주부, 여성 CEO, 사회복지사, 보안요원 등 다양하고, 미혼과 기혼의 비율도 반반 정도이다.
이 팀의 주순희(46세) 주장은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고, 성격이나 상황도 모두 다르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같다”며 “같은 야구팀에 소속된 동료로 매주 모여 야구를 하는 자체가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연습도 실전처럼! 세대를 뛰어넘는 야구가 좋아
안양산타즈는 공식연습 1회와 자율연습 1회 등 일주일에 두 번 연습과 훈련을 갖는다. 런닝과 스트레칭을 포함한 기초체력운동부터 캐치볼, 내야 외야 수비 연습, 수비 포메이션, 타격연습까지 야구를 위한 모든 훈련이 실전처럼 행해진다. 훈련과 함께 YB대 OB로 팀을 나눠 연습게임도 즐긴다.
이들을 지도하는 박원준 감독은 대학 때까지 야구선수 활동을 하고, 공군사관학교 야구반 강사, SK행복나눔야구교실 코치 등의 지도경력을 가진 현 한국리틀야구연맹 홍보이사다. 또한 엘리트육상선수로 6년을 지냈고 야구 경력 3년차인 강선희씨가 코치를 맡고 있으며,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야구 경험이 풍부한 남자 코치도 섭외 중이다.
주순희 주장은 “야구 훈련 외에도 술이 생각나거나 영화가 보고 싶을 때 선수들끼리 편한 친구처럼 연락해 만난다”며 “20대 어린 대학생과 40대 후반 아줌마는 띠동갑을 넘어 띠띠동갑이지만 야구라는 매개체가 세대차를 뛰어넘게 해 준다”고 말했다.




야구는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여자야구대회는 전국대회 규모로 총 5개가 열린다. CMS배, 계룡시장기, KBO총재배, 익산시장기 등 4개의 토너먼트 식 전국대회와 리그전으로 운영되는 LG배 전국여성야구대회가 그것이다. 안양산타즈는 이들 대회에 출전해 전국의 손꼽히는 여자야구팀들과 경기를 펼친다.
성적은 어떨까? 현재까지 안양산타즈의 성적은 9전 9패. 아직 1승이 없다.
강선희 코치는 “야구 경험이 전혀 없이 열정 하나로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야구를 몸으로 배우고 느끼는 시간까지 오래 걸렸다”며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과 위탁교육 등으로 실력이 늘고 있어 조만간 여자야구의 강팀으로 부상할 거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산타즈 선수들은 경기에서 매번 지긴 했지만, 경기를 할수록 야구에 대한 감각과 경기운영능력이 향상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강 코치는 “올해부터는 대한리그에 가입해 나인빅스, 블랙펄스, 비밀리에 등 여자야구의 강팀들과 함께하는 리그도 뛸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구뿐 아니라 이웃 사랑도 홈런감
안양산타즈는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랑의 나눔에도 동참하고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안양시 빚진 자들의 집’에서 실시하는 ‘몰래산타 출동’ 행사에 참여해 저소득 가정과 다문화가정, 장애인 가정 등에 사랑과 격려의 선물을 전달하는 봉사를 행하고 있다.
이런 산타즈 팀에 들어가기 위해 특별한 조건은 없다. 야구를 못해도 운동을 못해도 야구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언제든 환영이다. 가입비도 없고, 월 3만원의 회비 이외엔 연습에 필요한 장비나 레슨을 위한 비용도 따로 들지 않는다.




안양산타즈는 라이벌팀으로 구리시의 여성야구팀인 나인빅스를 꼽았다. 올해 처음 열린 CMS배 우승을 한 강팀이고 전국야구팀들 중 가장 많은 소속 선수와 인프라를 가진 배울 점 많은 팀이기 때문. 또한 우승을 위해서는 꼭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나인빅스를 넘어 우승할 날을 꿈꾸며 오늘도 운동장에선 야구 방망이에 공 맞는 소리가 땅땅 울려 퍼진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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