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고 쪼개고… 수익형 전원주택으로 변신 중

“고작 방 한 칸 빌려준다고? 난 집 한 채 빌려 준다!”

지역내일 2013-03-28 (수정 2013-03-28 오후 10:49:46)

 큰 집 하나 지어 방을 임대하는 것보다 작은 집 여러 개를 지어 집을 임대하면 수익률이 높다. 사진은 펜션, 게스트하우스, 캠핑장 등 임대주택으로 인기를 끄는 아치하우스 모습.


제주도가 고향인 김태흥씨는 원주 치악산 상원사 계곡에서 살고 있다. 서울과 원주를 오가며 사업을 하다 정리하고 이곳에 터를 잡은 지 벌써 10년이 다 돼 간다. 처음에는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편안히 여생을 보낼 생각이었지만 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굳이 돈벌이가 아니라도 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살고 있는 집을 이용해 펜션업을 시작했다.
살림집을 펜션용으로 이용하려니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손님이 오면 거실을 내주어야하고 안방만 사용해야 하는 불편부터, 한 공간에서 주인과 손님간의 프라이버시도 문제가 됐다. 그래서 본채 내부 평면을 변경해 손님이 왔을 때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게 일부 수정하고 뒷마당에 별채로 황토집을 또 하나 지었다. 평소에는 황토집만 임대해 주지만 여름 휴가철이나 손님이 많을 때는 아예 본채와 별채 모두 펜션으로 이용한다.
김씨처럼 전원주택을 지어 살다 펜션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관광지를 끼고 있는 지역에서는 살림집이 자연스럽게 펜션이 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전원주택을 지을 때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언젠가는 펜션이 된다’는 생각으로 평면계획을 하는 것이 좋다. 아파트처럼 살림집만 생각하고 공간계획을 하면 손님이 왔을 때나, 펜션처럼 활용해야 할 경우 불편한 것들이 많다. 그 때 바꾸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구조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




큰 집 하나보다 작은 집 여러 개


1층은 살림집으로 하고 2층은 언젠가 임대할 수 있게 하든가, 본채와 별채를 분리해 본채는 살림집, 별채는 펜션처럼 임대할 수 있게 계획하면 내가 사는 집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전원주택에 살면서 할 수 있는 일도 생기고 생활비도 벌 수 있는 수익형 전원주택이 된다.
요즘 전원생활을 하면서 수익을 챙기려는 실속파들이 늘고 있다. 살던 집을 고쳐 수익형으로 변경하거나, 아예 집을 지을 때부터 수익형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다. 투자비는 낮추고 수익률은 높이기 위해 집을 잘게 쪼개 짓는 경우도 많다.
횡성 갑천에 살고 있는 박결천씨는 단지형태로 개발한 곳의 전원주택을 한 채 분양받아 7년 째 살고 있다. 최근에는 근처에 다른 토지를 매입하고 살고 있는 집은 매각할 계획을 세웠다. 전원생활을 하다보니 소득을 낼 수 있는 일이 필요했고 게스트하우스 운영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재의 집으로는 불가능해 할 수 없이 매각하고 다시 집을 짓기로 했다. 큰 집 하나를 지어 방을 빌려주는 것보다 작은 집 여러 개를 지어 집을 빌려주는 것이 유리할 것 같아 우선 소형 아치하우스를 두 채 구입해 설치했다.
‘아치하우스’(www.archhouse.co.kr)는 공장에서 주문 제작해 트럭 등으로 옮겨 현장에 설치하는 철골조 미니주택이다.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 캠핑장 등 수익형 전원주택 수요자를 겨냥해 개발된 집이다. 주방 화장실 등 풀옵션 기준으로 1채당 가격은 1,000만~1,500만원 선이라 가격이 우선 만만하다. 한꺼번에 목돈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예산과 필요에 따라 추가로 집을 구입할 수도 있다. 짓고 난 후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곳에 옮길 수도 있고 중고로 매매를 할 수 있는 집이라 조금 실수를 해도 땅은 버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집으로 겨울을 낫는데 단열성도 좋고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는 설치만 하기 때문에 신경 쓸 일도 없다. 큰 집에서 방을 빌려 주는 것이 아니라 개별동으로 임대할 수 있어 수익률도 높고 관리도 편하다. 박씨는 봄 나면서 몇 채 더 갖다놓고 본격적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1박2일에서 장기 임대로 변화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와 같이 1박2일 여행객을 상대로 하는 임대형태도 있지만 아예 월 단위나 연단위로 임대하는 주택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안양 평촌에 살던 안정선씨는 작년 말 안흥에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아예 부분 임대가 가능하도록 계획했다. 집의 공간을 둘로 나누어 한쪽은 살림집으로 하고 한쪽은 월세로 임대할 생각이다. 우선 100㎡ 크기로 한 채만 지었는데 운영하면서 추가로 2채 더 지어 전원주택 임대사업을 본격적으로 할 계획이다. 장기 요양을 하는 사람들이나 휠링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전월세 전원주택을 많이 찾는다.
홍천에서 ‘알지카사’란 장기 휴양형 민박을 운영하고 있는 이동형씨도 1박2일 임대룰을 깨고 한 달 단위로 집을 빌려준다. 20∼30㎡ 크기의 집을 여러 동 지어 집 하나씩 임대하는 형태라 조용히 쉬고 싶어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김경래 리포터 oksigol@oksig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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